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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맛있는 보양식 '추어탕' <8>
가을의 맛있는 보양식 '추어탕' <8>
  • 의사신문
  • 승인 2006.11.0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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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영양에 소화 잘돼 '금상첨화'

가을을 대표하는 음식 중에서, 보양식으로 꼽히는 것이 `추어탕'일 것이다. 추어탕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부터 맛이 나는데, 우수한 단백질과 칼슘, 무기질이 풍부하여 더위로 지친 몸을 회복시켜 준다. 뼈와 내장을 버리지 않고 통째로 삶아 내므로 영양 손실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추어탕의 재료는 미꾸라지 또는 미꾸리인데 둘 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미꾸리의 단면이 좀 더 둥글고, 미꾸라지의 단면이 좀 더 납작하다.

미꾸라지는 강이나 논에 흔히 서식하므로 예부터 서민들이 즐기는 보양식이었다. 농촌에서는 추분이 지나고 찬바람이 돌면 논에서 물을 빼주고 논 둘레에 도랑을 파는데, 이 때 겨울잠을 자려고 논바닥으로 파고 들어간 살찐 미꾸라지를 진흙 속에서 쉽게 잡을 수 있다. 이것으로 국을 끓여 동네 잔치를 열고, 마을 어른들을 대접했는데 이를 `갚은 턱' 또는 `상치마당'이라고 했다.

미꾸라지가 보양식 또는 강장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이유는 양질의 단백질과 풍부한 무기질, 비타민 때문이다. 단백질 중 필수 아미노산이 반 정도 되고,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에게 필요한 라이신이 풍부하다. 또 미꾸라지에 들어있는 지방은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서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뼈째 먹는 경우가 많으므로 칼슘의 섭취도 많아지며, 비타민 A가 풍부해서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하고, 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

또한 성장을 촉진하고 구강염 등의 점막 질환을 막는 비타민 D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소화력이 약한 사람이나 노인도 먹을 수 있고, 회복기의 환자에게도 좋은 영양식이 된다. 추어탕은 지방에 따라 끓이는 방법이 조금 다른데, 경상도식은 미꾸라지를 삶아 으깨어 데친 풋배추, 고사리, 토란대, 숙주나물, 파, 마늘을 넣고 끓이다가 고추와 산초를 넣는다. 전라도식은 경상도식처럼 미꾸라지를 삶아 끓이지만 된장과 들깨즙을 넣어 걸쭉하게 끓이다가 산초를 넣어 매운 맛을 낸다. 서울식 추어탕은 곱창이나 사골을 삶아 낸 국물에 두부, 버섯, 호박, 파, 마늘 등을 넣어 끓이다가 고춧가루를 풀고 미리 통째로 삶아 놓은 미꾸라지를 넣어 끓인다.

원주식은 서울식과 마찬가지로 통미꾸라지를 쓰는데 요즘은 미꾸라지를 갈아서 쓰는 경우가 더 많다. 묵은 고추장으로 육수를 내고, 버섯이나 시래기와 함께 미나리, 부추 등을 넣고 끓여 얼큰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동에 위치한 `원주 추어탕'은 `원주식 추어탕'으로 유명한 곳이다. 강원도에서 담근 고추장을 3∼4년 숙성시켜 육수를 내는 것이 이 집 추어탕 맛의 비결인데,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혹은 갈아서 끓이는 것을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고, 고추장 육수에 감자, 미나리, 부추와 표고버섯, 대파를 넣고 잘게 썬 청양고추를 기호에 따라 추가해 즉석에서 끓여가며 먹는다.

갈아서 만든 추어탕은 국물이 진하면서도 얼큰하고 개운하며, 추어탕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먹을 수 있다. 갈아낸 작은 뼈가 입안에서 오독오독 씹히는 맛도 별미다. 솥 안에서 펄펄 끓는 추어탕을 한 그릇 떠서 먹으면, 심한 음주 후 해장에도 딱이고, 든든한 한끼 식사로도 좋아 근처 직장인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곳이다.

점심 때면 줄 서서 기다릴 각오를 하고 가야 한다. 고추 안에 미꾸라지를 넣고 소를 채운 후 튀겨 낸 `고추미꾸라지 튀김'도 바삭하고 고소하다. 곁들여 나오는 파김치도 유명한데, 아삭하고 새콤한 맛이 추어탕의 맛을 한층 더 돋구워 준다. 원주추어탕은 삼성동 코엑스 사거리에서 종합운동장 방면으로 가다가 오른쪽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전화 02-556-9879. 영업시간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고, 연중무휴이며 대리주차를 해 준다. 추어탕 7000원, 미꾸라지 튀김 1만원, 추어전골 2만5000원, 양념숙회 2만5000원.  

한송이〈강남 유비여성클리닉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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