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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맛과 향기의 '카레' <15>
독특한 맛과 향기의 '카레' <15>
  • 의사신문
  • 승인 2007.01.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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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큐민' 항암 · 치매예방 효능 각광

지금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 급식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전에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필자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도시락을 가지고 다녔는데, 이보다 어린 저학년들은 오전, 오후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던 동생이 오후반인 경우에는 엄마가 동생 편에 정성스럽게 만든 따끈따끈한 도시락을 들려 보내주시곤 했는데, 그 중 제일 좋아하던 메뉴 중의 하나가 `카레'였다.

요즘에 볼 수 있는 좀 더 정통적인 인도음식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훨씬 전이니, 감자와 당근, 양파를 깍둑 썰기해서 넣고 볶다가 당시 유명했던 OOO카레가루를 물에 풀어 끓인 우리나라 식의 카레였다. 그 독특한 향기 때문에 카레를 도시락으로 싸온 날은 온 교실이 맛있는 냄새로 진동했었고, 아이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내 도시락을 보며 무척이나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가끔 집에서 카레를 만들 때마다 그 때의 향수가 카레냄새에 섞여 진하게 떠오르곤 한다.

`카레(커리)'라는 말은 본래 국물 또는 반찬이라는 뜻의 인도 말에서 유래했다. 카레는 여러 가지의 향신료를 섞어서 맛을 낸 조합향신료이고, 그 재료의 배합 방법과 맛은 우리나라의 `장맛'처럼 지방마다, 또 집집마다 다르다고 한다. 흔히 `카레'하면 노란색을 떠올리는데 이는 주성분인 강황(터메릭)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울금이라고도 불리우는 강황은 인도가 원산지인 생강과 식물이다.

원료 중 빛깔을 주로 내는 것에 울금·사프란·진피 등이 있고, 매운 맛을 내는 것에 후추·고추·생강·겨자가 있으며, 향미를 내는 것에 마근·회향·정향·육계·계피·너트메그·코리앤더(coriander : 미나리과의 고수) 등이 있다. 카레의 효능은 요즘 더욱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데, 강황 속에 함유된 커큐민이 항암작용이 뛰어나고, 치매를 예방하며,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다고 속속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커큐민은 발열작용을 일으켜 에너지소비를 촉진하므로 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소금을 넣지 않아도 향신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맛과 향으로 입맛을 돋우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신장병 환자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카레는 그 안에 들어가는 고기류, 채소류, 해물류 등의 부재료에 따라 더욱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며, 기호에 따라 순한 맛부터 매운 맛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분당 서현역 근처에 위치한 `탈리'는 한결 같은 맛과 서비스, 가격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오는 인도음식점이다. 잦은 동남아 출장으로 인도음식의 매력에 푹 빠진 사장이 본인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율동공원 근처에 인도음식점을 시작한 것은 2001년. 최근에 서현역으로 위치를 옮겼다. 주방과 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모두 인도출신인데, 2개의 전통적인 탄두리(우리나라의 화덕과 비슷한 것)에 숯불을 피우고 고기와 난(인도식 빵, 카레에 곁들인다)을 굽는다.

감자에 카레 양념을 해서 만두처럼 튀겨낸 `사모사'나 케밥은 전채요리로 입맛을 돋구기에 충분하다. 커리는 11가지가 있는데, 인도에서 직접 공수한 향신료들을 베이스로 여러 가지 부재료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진한 카레 향의 `치킨 마살라'나 수제치즈와 시금치가 들어간 `팔락 파니르', 양고기가 들어간 `머튼 마살라' 등이 카레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메뉴다.

이 곳은 북인도음식을 표방하는데, 남인도 음식은 들어가는 향신료의 종류도 다르고 더 맵지만 북인도음식은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카레에 곁들이는 빵은 우유와 계란으로 반죽한 `난', 여기에 마늘을 더한 `갈릭난', 버터가 들어간 `파로타'와 통밀로 반죽한 `로티' 등이 있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갓 구운 뜨거운 난에 카레를 찍어먹는 것도 일품이지만, 찰기가 없어 풀풀 날리는 인도쌀로 지은 밥에 카레를 얹어먹는 것도 색다른 맛이다. 식사 후엔 인도전통음료인 라씨나 차이(밀크티)를 마셔보자.

다양한 요리를 고루 맛볼 수 있는 정식이 인기인데 평일 점심정식은 1만1000원, 주말 및 저녁 정식은 1만6000원이다. 전화 031-707-3192. 

한송이〈강남 유비여성클리닉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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