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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료와 시장경제' 새 길을 열자
의료서비스산업 미래와 전망
'한국의료와 시장경제' 새 길을 열자
의료서비스산업 미래와 전망
  • 승인 2007.01.0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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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수요 맞출 첨단 통합체계로 진화
2000년 이후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소비자 욕구가 의료분야에서도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환자의 국경간 이동이 증가하게 됐다. 한편 전 국민 대상 국민건강보험 도입 이후 국민의 건강권이 형평성 측면에서 충족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득증가 및 사회발전에 따른 다양한 의료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상존해 왔다. 국내 의료서비스 산업의 규모는 2005년 기준으로 약 45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5년 OECD Health data에서는 한국의 `GDP대비 국민의료비 지출 비율'은 1991년도와 비교하여 2003년도에 27.3%의 증가를 보여 OECD의 평균 증가율인 24.6%보다 높게 나타남으로써 향후 한국의 국민의료비 지출이 현저하게 증가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의료서비스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환자 유치, 첨단의료복합단지, 병원경영지원회사에 관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1. 정부의 해외환자 유치 배경 및 목표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 산업은 의료기술 수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일부 분야가 존재하지만,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과 정부차원의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가 발표한 `의료산업선진화전략(2006. 07)'의 해외환자 유치 목표(의료소비 목적 입국자 수) 및 전략에 따르면, `2008년도 5만명(2005년 대비 5배 수준), `2015년 40만명(2008년 대비 8배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초기에는 건강검진, 성형 등 현실적으로 시장 확보가 가능한 분야부터 시장 개척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중증질환 위주로 지속적인 시장 확대를 하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료 광고 규제완화와 해외환자의 유치를 위한 소개 및 알선 허용 그리고 치료목적 비자 신청시 제출 서류의 간소화 및 발급기간 단축 등의 방안이 제시되어 왔다. 또한 상품개발 및 환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시범사업 실시 및 전담 코디네이터의 고용을 지원하며,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2. 첨단의료복합단지 대통령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는 우리나라 의료산업을 차세대 경제성장 동력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내년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을 계획하고 있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기존 의료클러스터, 연구기관·기업·병원 등과의 연계강화를 통해 글로벌 신약개발을 촉진하고 진단·치료·요양·관광이 결합된 신개념 복합의료서비스 등을 공급하는 의료허브를 말한다. 작년 12월부터 1단계로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추진모형설정 및 기본계획 수립' 1차 연구용역이 수행됐고 연구결과로서 우리나라 의료산업은 의료서비스와 제약·의료기기 산업간 연관관계가 미약하여 R&D사업성과가 생산·판매로 연계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현재 2차 용역이 진행 중이며 관련 산업의 집적을 통해 내부 연관관계를 강화하고, 수요지향적 R&D시스템을 구축하여 의료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첨단의료복합단지로는 인천바이오메디컬허브(IFEZ), 오송생명과학단지, 원주의료기기단지,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이 국가에서 선정되기 위한 자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인천바이오메디컬허브의 경우 총 130만평 부지에 예상 기관(기업)수는 약 1000개가 형성되고 고용 인력은 약 3만6000명에 달하는 동아시아최대의 첨단의료복합단지로의 발전을 예상하고 있다. 향후 2010∼2020년간 매년 의료 R&D예산의 10%를 첨단의료복합단지에 투자(총 3조원) 할 경우, 2013∼2023년간 순 생산 증대효과가 5조8000억원, 신규 고용창출 효과가 8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서비스산업을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려면 최소 10년내지 20년 후 인구구성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부합되게 발전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성장가능성 분야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노인성 질환관리를 위한 예방의학, 항노화의학, 맞춤의학, 예측의학에 대한 분야로 볼 수 있다. 또한 생명복제 및 세포치료 등을 이용한 재생의학 분야, 노화현상에 대응하는 두뇌신경과학에 대한 분야 등이 유망하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의료산업은 전통적 보건의료기술에 IT·BT·NT 등 각종 첨단기술의 컨버전스(Convergence·융합)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보건의료기술과 첨단 지식자본이 결합되는 과정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제도로는 지식자본 축적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익환수가 불확실한 사업에 투자할 기업이 없는 만큼 투자유인을 위한 과감한 인센티브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3. 병원경영지원회사 병원경영지원회사는 다양한 병원과 의사의 통합조직을 위해서 병원운영, 재무, 인력선정 및 보험청구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병원과 회원 의사들을 위해서 보험사와 협상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영문으로는 Management Services Organization 또는 Shared Service Organization으로 통칭된다.

정부의 의료제도개선의지에 따라서 이르면 2007년 후반이나 2008년부터 도입되게 될 병원경영지원회사는 향후 의료계에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의원네트워크들이 브랜드와 마케팅을 공유하는 의사만의 조직인 것과 대조적으로 병원경영지원회사는 병원과 자본이 참여하여 명실상부한 통합의료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또한 참여 병의원들이 지분에 투자하고 배당을 받을 수 있어서 가입 병원간에 재무적으로 연계됨으로써 기존 네트워크보다 강력한 결속력을 가질 것으로 생각된다. 병원경영지원회사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병의원들에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 공동구매, 자본조달, 보험청구네트워크 구축, EMR을 포함한 병원전산시스템 등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MSO는 대개 의원이나 병원체인에 소속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현대자동차와 유사한 규모의 매출을 내고 있는 Columbia-HCA, 싱가포르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Parkway Holdings,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LCA(Laser Center of America)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존의 의원네트워크와 의료분야에 관해서 관심을 가져온 금융인들이 병원경영지원회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기택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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