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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이야기
강북 이야기
  • 의사신문
  • 승인 2006.12.0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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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스럽다'란 말이 촌스럽다는 뜻이며, 비하의 의미로 쓰인다는 최근의 뉴스는 나를 포함한 강북 사람들을 슬프게 했다.

나는 1960년 성동구 왕십리에서 태어나 10년 살았고, 광진구 자양동에서 29년 살다가, 1998년 2월 노원구로 분가하여 8년째 계속 살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에 내 집과 직장인 이정돈내과가 있으니, 강북 토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노원구로 분가하던 1998년 2월부터 전세살이 시작해서, 내집 마련하던 2005년 1월까지 돌이켜보면 정말 파란만장한 부동산 역사의 현장을 몸소 겪으며 지나왔다는 느낌이 든다.

2003년 2월 중계동 청구 3차 32평짜리 아파트를 1억8500만원에 2년 전세 계약했었다. 그런데, 이 3억3000만원짜리 아파트가 2003년 한 해에 7000만원이 오르는데, 정말 미칠 것 같았었다. 다행히 2004년은 약간 떨어져서, 2년에 15% 정도 오르는 것은 뭐 괜찮지 하고 자위할 수 있었다.

2005년 1월, 집주인이 나가라고 했다. 또 전세로 갈 것인가, 집을 살 것인가? 집사람은 강남 문정동 훼밀리아파트로 가자고 했지만, 나는 출퇴근 죽어도 못 한다며 강남 안 가겠다고 했다. 2004년은 아파트값이 떨어졌으며 그 당시 더 떨어질 위험도 있었고, 오른다는 것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였다.

그러나 전세금도 안 되는 돈을 갖고 그냥 중계동 은행사거리 42평을 사 버렸다. 물가인상률만큼은 매년 평균적으로 오른다고 보면, 절대로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 덕분에 부동산 담보대출에 추가로 신용대출까지 없던 빚이 4억이나 생겼다. 그 후 1년 반 동안 강남은 오르는데 강북은 그대로라, 강남 타령을 하는 마누라의 눈치를 보면서 월세(매월 이자) 200만원씩 열심히 물고 있었다.

“강남을 팔고 강북을 사라.” 소로스와 퀀텀펀드를 공동 창업한 짐 로저스가 지난 11월 2일 강남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강남 아파트가 평당 3000만원을 넘는데 노원구 평균은 700만원도 안되며, 강북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 밀집지역이 강남의 절반 정도인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노원구와 같이 낙후된 강북 지역은 강남의 1/3∼1/2 수준, 중계동 은행사거리 같은 경쟁력 있는 강북 지역은 강남 수준 혹은 강남의 2/3 수준 이상이 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객원기자〉

이정돈 <노원구의사회 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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