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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의사회 창립 91주년 기념특집
2007 대선 캠프에 바란다 <건보수가 개편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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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신문
  • 승인 2006.12.0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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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저수가 정책 시정···진료여건 정상화 시급

 상대가치점수 개정  심평원이 3년여간 작업한 신 상대가치점수 개정안이 발표됐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특징은 의사비용과 진료비용의 분리, 치료재료 비용 분리, 진료 위험도 반영 등 3가지 사항을 중점으로 전면개정을 시도하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연구결과에 재정중립 원칙을 적용하여 현행 상대가치 총점을 고정하고 전문과목간 총점도 고정하여 점수를 산출하여, 위험도 상대가치 부분을 제외하고는 동일한 점수를 진료과목별로 나누는 상태가 됐다. 그래서 이번에 실시한 상대가치 재조정 연구는 진료행위간에 왜곡과 진료과목 간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만들어진 만큼 상대가치 점수의 총점에 관해서도 연구했어야 했으며, 재정중립, 점수총량 고정을 전제로 한 한계 때문에 상대가치 전면 개편 연구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못한 임시방편의 땜질식 연구에 그쳤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또한 의료계는 “재정투입이 되지 않으면, 전면 개정에 대한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에는 이러한 잘못된 점들이 개선되어서 더욱 현실성 있는 상대가치점수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또한 공단 등 관리부처에서는 이번에 새로 산정된 위험도 점수를 재정중립과 별개로 계산하는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공단은 현재의 상대가치에는 구분이 안되어 있을 뿐이지 진료비용에 포함되어 보상된 것이라며 따라서 별도 보상을 거론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험도 상대가치점수의 도입은 고난도 의료행위에 따른 큰 위험을 감수하고 저수가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최소한의 진료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수가 산정에 분명히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의료비 구조 개선  앞선 내용에서도 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의료비로 지출하는 비용은 매우 적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진료수준은 OECD국가 중 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싱크탱크 기관인 컨퍼런스보드의 캐나다본부(The Conference Board of Canada)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OECD국가의 건강수준 및 진료결과를 평가한 결과 1위는 일본이 차지했고 다음으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한국 순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렇듯 한국의 의료제도가 적은 투입으로도 선진국 수준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만큼 비용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강력한 통제와 의사들의 희생에 따른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예방접종비 2만원은 아까워하면서 보약 몇십만원은 저렴하게 보이는 국민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한해 약 4조원의 한약비용과 3조원가량의 건강보조식품을 사용하는 나라에서 4.5%정도의 보험료를 내면서 보험료인상에 대해 너무나 인색하고 무조건 반대만 하는 행태는 고쳐져야 만 할 것이다.

 국민은 세계적 수준의 의료혜택을 편하게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우리나라 의료환경에 감사하며 적절한 보험료를 지불하여야 하고, 검증되지 않은 요법 등에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 현명한 의료비 지출형태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국민의료비 중 국가가 부담하는 공공지출 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늘려 국민의 부담을 줄이고 국가로서의 의무를 다하여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의사의 희생과, 국민이 낸 보험료 그리고 과다한 의료비 본인부담금 등으로만 해결 할 수 있겠는가?

 너무나 왜곡된 저수가 정책은 이제 자리를 바로 잡을 때이다. 정부는 정치논리가 아닌 합리적 판단으로 수가를 현실화 시켜야 할 것이다. 정부가 우리나라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다면 적정부담-적정수가에 대한 국민적 방안을 마련하고 국민을 이해 시켜야 한다. 이제 의사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기에는 의사도 더 이상 `가진자'가 아니다.

 왜곡된 국민의료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이제 의료관리방식도 전환할 때가 되었다. 획일적인 통제는 모든 의료기관을 하향 평준화 시키는 결과만 초래한다. 의료관리에 중요한 요소는 그 주축인 의료공급자인 의사의 진료여건을 정상화 시키는 일이다. 진료여건의 정상화를 통하여 의료의 질이 더욱 개선될 때 소비자인 국민들도 더욱 좋은 의료환경에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종률 <서울특별시의사회 보험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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