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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병원의 미래를 말한다<제2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을 꿈꾸며>
어린이병원의 미래를 말한다<제2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을 꿈꾸며>
  • 승인 2006.11.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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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동<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과>
어린이병원의 미래를 말한다

제2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을 꿈꾸며 김흥동<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과>



진료 차별화/국제경쟁력 확보위해 혼신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은 미국에서 최초로 건립된 소아 중심 병원으로 현대의 소아 관련 의학에서 지금까지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통적으로 최고의 명성을 가지고 있는 하버드대학교 부속 병원인 보스턴 소아병원을 제치고 2004년부터 3년 연속으로 미국내 평가에서 최고 순위를 차지할 만큼, 앞서가는 의료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은 약 150년 전인 1855년에 소아전문병원으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 그리고 미국에서 처음으로 개원한 병원이다. 현재는 역시 미국 최초로 의과대학을 설립하였던 펜실바니아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부속 병원으로 대학 캠퍼스에 위치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은 전체적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중에서도 태아 진단 및 치료 부문, 진단 영상학, 집중 치료 분야, 소아 심장 질환, 안면 복원 성형, 소아 종양학, 통증 치료 분야, 소아 신경 외과학 및 소아 염증성 장 질환 분야는 미국내 최고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민간병원으로 소아 질환 진료라는 특성에 따른 수익 창출의 한계를 기부를 통해 극복하고 있으며, 최근 70억달러에 이르는 기금을 확보하여 전체 병원의 재건축과 새로운 연구 복합 건물을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연세의료원이 지향하고 있는 글로벌 세브란스 프로젝트는 연세대학교 창립 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04년 당시 기획조정실장이던 이 철 교수와 강진경 의료원장의 계획에 따라, MD 앤더슨 암센터, 존스홉킨스병원, 메이요클리닉 심장혈관센터 및 펜실바니아대학과의 관계 확립 및 교류 증진이라는 방향으로 계획되었고 지훈상 의료원장의 계속적인 지원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서양 의학을 도입한 의료 기관이자 최초의 의과대학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연세대의료원과 펜실바니아대학과의 상호 교류는 세브란스어린이병원과 필라델피아 소아병원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계획되고 진행되고 있다.

세브란스어린이병원은 개원 기념 행사의 하나로 6월 30일에 필라델피아 소아병원과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이 심포지엄에는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의 원장 Steven Altschuler 교수, 소아 신경학 분야의 Robert Clancy 교수, 태아 수술 분야의 Dr. Kenneth Liechty가 참여하여 소아 병원이 지향하는 경영, 관리, 전산 시스템과 앞서가는 의료 분야에 대한 소개 등이 어린이병원의 국내 연자들 강의와 함께 진행되었다.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의 Steven Altschuler 원장의 방한은 세브란스어린이병원과의 지속적 교류 및 관계 증진에 매우 중요한 첫 걸음으로서, 세브란스어린이병원 초대 원장이신 김덕희 원장의 필라델피아 소아병원 방문과 적극적인 교류 제안에 힘입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세브란스어린이병원은 1930년대 국내 최초로 소아과 진료를 도입하여 지금까지 9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해서 개원하였다. 그간의 성과를 모두 나열할 수는 없지만,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심장학, 호흡기, 혈액-종양, 신장학, 신생아, 신경학, 소화기, 내분비, 감염, 면역학과 같은 여러 소아 아분과 분야를 개척해 왔고, 수 많은 현대 의료 기술을 국내에 소개하는 등 지금까지 우리 나라 소아과학의 토대와 발전을 이끌어 왔다.

 세브란스어린이병원의 향후 목표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는 소아전문치료기관으로,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을 모델로 삼고 있다. 특별히 정부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최고의 의료 기관으로 발전해 온 필라델피아 소아병원과 같이, 세브란스어린이병원 역시 사립 기관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고 수준의 진료와 연구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들을 가지고 있다.

 우선 진료 수준의 차별화 및 국제적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5개의 전문클리닉과 10개의 특수클리닉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전문클리닉은 3개 이상 진료과 전문의가 긴밀한 협진을 하는 것이 특징으로 소아암 전문클리닉, 간질 전문클리닉, 뇌성마비 전문클리닉, 이분척추증 전문클리닉, 발달장애 전문클리닉 등 5개 전문클리닉이 신설됐다.

이러한 5개 전문클리닉의 치료 수준은 이미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2개 진료과가 함께 협진하는 10개의 특수클리닉도 역시 최고의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특수클리닉으로는 건강 검진, 루푸스, 고위험신생아, 만성 신부전, 성장 & 비만, 소아변비, 소아황달(담도폐쇄), 배뇨장애 및 야뇨증, 모야모야병, 유전 및 대사질환 클리닉이 있다.

 연구면에서도 소아과 자체만으로도 신경 줄기 세포 연구를 비롯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임상 또는 실험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국제학술지에 연간 30편 이상, 국내 학술지를 포함하면 80∼100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의 지속적인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또 세브란스어린이병원의 인지도 상승에 따라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사회적인 지원도 개원 이전부터 이미 상당한 규모로 확보되고 있다. 특히 혈액-종양 환자들을 위한 기금이나, 난치성 간질 아동의 수술을 위해 지원되는 기금 등은 현재까지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이 최고의 소아전문진료병원으로 거듭나기까지 많은 노력이 뒷받침되었던 것처럼, 현재 세브란스어린이병원을 구성하는 의료진을 포함한 구성원들 모두의 능력과 의지는 우리나라에 제2의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이 탄생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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