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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수급정책 긴급진단 <상>
전문의 수급정책 긴급진단 <상>
  • 정재로 기자
  • 승인 2006.10.27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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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기과 지원율 낮고 중도포기도 속출

의사인력의 수급 대 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의사수 증가율은 OECD국가 중 최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역적, 질적 불균형 역시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특히 향후 5년 안에 과목별로 많게는 50%의 수급편차가 나는 등 전공의 수급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본지는 의사수급의 심각성을 각인시키고 올바른 수급정책을 이끌고자 2회(△전문의 수급대란 곧 닥친다 △의사수급 전체가 흔들린다)에 걸쳐 의사수급 정책의 문제점을 짚어 본다.

#재활의학·피부·신경과 넘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산부인과 전문과목을 개원하다 일반의로 전환한 의원수가 2002년 116곳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304곳에 이른다. 4년 새 무려 260% 증가했다. 이처럼 전문과목을 밝히지 않고 개업한 일반의원은 2만5573곳의 17.8%인 4569곳으로 2003년 15.3%와 비교해 2.5% 포인트 증가했다. 사회변화에 따른 전문의 수급불균형은 이미 예고된 부분이다. 올해 후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현황만을 보더라도 내과, 정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의 인기과목은 100% 지원율을 보였다. 하지만, 산부인과의 경우 6.2%를 비롯해 마취통증의학과 66.7%, 진단방사선과 57.1%, 소아과 52.2%, 외과 23.3%, 응급의학과 18.8%, 진단검사의학과 17.6%, 병리과 11.1% 등 전문과목 지원편차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기준 종합병원 이상 전문과목수 충족현황을 보더라도 전체 258개 병원 중 54병원이 미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문과목에 대한 지원 불균형 그리고, 과목별 사회요구 충족 수와 배출 전문의 수와의 불균형 등의 차이로 인해 현재 추세라면 향후 5년 안에 전문의 수급 대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요임상 전문과목 및 진료지원전문과목'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의 수요와 공급을 추계한 결과, 내과 19%을 비롯해 신경과 22%, 피부과 22%, 재활의학과 54%가 과잉공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과(-13%), 산부인과(-12%), 이비인후과(-17%) 등의 전문과는 오히려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 큰 문제는 임상과목과 진료지원전문과목간의 수요와 공급 차가 확연히 드러난 부분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진료지원과목 대부분이 5년 안에 46∼12% 부족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10년 기준 핵의학과의 경우 전문의가 -46%, 병리학과와 진단검사의학과는 -20%, 마취통증의학과는 -15%, 방사선종약학과와 진단방사선과는 각각 -12%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문과목 수급불균형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나 전문과목 수급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표 참고〉

#ENT·산부인·외과 수요 못미쳐

대한병리학회 김한겸 차기 이사장(고려의대)은 “고대병원 병리과만 해도 정원을 제대로 채우기 힘들 뿐 아니라 최근 중도포기 수련의도 속출해 6∼7년 동안 정원수대로 전문의를 배출한 적이 없을 정도로 현재 비인기과 기피현상은 도를 넘은 상태”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역시 이러한 전문의 수급불균형에 대한 문제를 충분히 인식했다. 복지부 의료자원팀 박용욱 사무관은 “최근 전공의 지원 불균형 등으로 향후 전문의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현재 의사수급과 관련해 구체적인 연구작업을 실시할 계획으로 향후 해결책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료지원과 부족현상 더 심각

고려의대 흉부외과 선경 교수는 “현재로서는 비인기과에 대한 드라이브 요인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며 “무엇보다 비 전문과목에 대한 풀(Pull)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경 교수는 “아직까지 고대안암병원 흉부외과 정원을 충원할 수 있는 이유는 세계적 수준의 `인공장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연구비 지원을 통해 전문과목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사회연구원 오영호 책임연구원은 “이러한 수급불균형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의 하나는 국민의 전문의 수요가 아닌 병원의 전공의 수요에 맞춰 전문의 인력의 수가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비 지원등 비전 제시해야

대한전공의협의회 이학승 회장 역시 “문제는 현재 병원의 운영시스템은 전공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데 있다”며 “전공의를 저임금 의료인력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전문의 불균형이 더욱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병원측도 전문의의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현재의 수가체계의 불만을 토로하며 정부의 장기적인 장기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정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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