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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활용' 모락모락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활용' 모락모락
  • 정재로 기자
  • 승인 2006.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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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 신설로 의료이원화 고착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직접 나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활용'을 부추기고 있어 의료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7일 국회 도서관에서 김태홍·홍미영 국회의원 주최, 보건산업진흥원 주관으로 개최된 `한의약 R&D 중장기 발전 공청회'에서는 한방임상실험 활성화 및 한방 진단·치료기기 기술 개발 등을 골자로 한 `한의약연구개발사업' 논의가 이뤄졌다. 의료계 인사가 단 한 명도 초청되지 않은 가운데 `그들만의 잔치'로 끝난 이번 공청회에서는 `현대의료기기 한의학적 활용' 과제 부분이 포함되어 있어 또다시 의료계와의 갈등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결국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활용에 대한 당위성이 인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날 경희한의대 이종수 교수가 발표한 `한의약 R&D 중장기발전계획 주요내용'을 보면 한방의료분야 주요 R&D주요 사업으로 △치료기술의 객관성, 효율성, 안정성 향상을 위한 지침개발 △10종의 세계일류 한방의료기기 개발 △양·한방 협진 진단·치료기기 기술개발 및 판독기술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현대의료기기 한의학적 활용에 대한 연구개발' 분야를 과제로 설정하고 △영상진단 검사 활용 △혈액분석기 및 소변분석기 활용 △피부저항 측정기 활용 등의 구체적인 과제까지 정해 놓고 있다. 무엇보다 한의학적 특성에 맞는 진단 및 검사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한의학적 특성'의 기준이 애매한 상태. 따라서 향후 의료와 유사한 진단 및 치료 기기와 중복 가능성이 있어 한의사들에게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명분이 부여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지정토론자로 나선 대한한의사협회 정경진 기획이사도 “의료기사지도권 확보 및 현대적 의료기기 사용은 한방치료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필수 요소”며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당위성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문제는 이번 사업계획이 의료계가 배제된 채 국회·복지부·한의계가 이미 내부적으로 합의한 내용으로 한의계 의도대로 사업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는 한방의 과학화를 위해서는 당연히 의료계와의 연계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으로 의료계가 배제된 것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한의약의 R&D사업의 당위성이 자칫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정당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 신설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추진되고 있는 한의사 중심의 `한의약 R&D사업'으로 의료이원화 고착이 더욱 우려되고 있다. 한의약의 R&D사업에 내년에는 85억이 투입된다.

정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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