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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경만호 회장, 영동세브란스 의정포럼서 특강"
"현장취재-경만호 회장, 영동세브란스 의정포럼서 특강"
  • 김기원 기자
  • 승인 2006.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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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간의 단단한 벽은 바로 `무관심과 대화 부재'였다.
 의료계가 진정 어떠한 고통을 받고 있으며 또 어떻게 헤쳐 나가야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의사소통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더이상의 무관심과 대화 부재는 없다. 서울시의사회가 그 벽을 허무는 구체적인 작업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직역간 벽허물기 본격화

 서울특별시의사회 경만호 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5시 영동세브란스병원 주최로 열린 `제18회 21세기 의정포럼'에 초청연자로 참석, `서울시의사회와 우리나라 의료현황'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실시하고 의료현안에 대한 평소의 신념과 정책철학을 가감없이 들려주었다.
 김광문 원장을 비롯 남용택 부원장, 이병석 기획실 차장, 정형외과 박희완 교수, 흉부외과 이두연 교수 등 100여명의 교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특강에서 경만호 회장은 서울시의사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전직 의사회장 면허취소건, 과징금 부과건, 성분명 처방 움직임 등 긴급 현안에 대해 집중 소개했다. 이와 함께 기관지인 의사신문의 현황 및 새로운 비전에 대해서 소상히 설명하는 것은 물론 실패한 의약분업의 이유에 대해서 되짚어보고 참석자 모두에게 새로운 성찰을 유도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특별강연을 듣고 `자신이 서울시의사회에 속해 있으며 또 구성원이라는 정체성 확립'과 함께 “의사회가 무엇을 하는지 또 의료계 현안은 무엇인지 새삼 되짚어 보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밝혔다.

#과징금이 회원단합 촉발

 경만호 회장은 이날 특강에서 먼저 서울시의사회가 걸어온 길에 대해 브리핑하고 이어 면허취소관련 대책의 추진성과를 소개했다. 경 회장은 “기각결정 후 거의 포기상태에 있던 면허취소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새로 신청, 다행히도 받아들여져서 현재 전직회장들의 의사면허가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과징금 부과건 대응'에 대한 보고의 경우, 경만호 회장은 “현재 과징금 분할납부와 함께 이의신청 중인 상태로 오는 8월 2일 결과 확인 후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 회장은 “그러나 이번 과징금 부과건을 통해 오히려 회원단합과 공감대가 폭넓게 이뤄지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고 강조,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경 회장은 “이를 반영하듯 25개 구의사회장들이 일주일만에 3억원의 회비를 선납했으며 특별분회 회원과 미납회원들도 지로를 통해 자진납부, 모두 300여명이 8000여만원을 송금하는 쾌거를 이루었다”고 밝혔다.

#전공의/의학회 지원 모색

 이어 경만호 회장은 `2006 서울시의사회의 비전'을 통해 취임이후 40개 병원장과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의료계현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8월 중에는 법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 전공의 관련 프로그램의 준비, 의학회에 대한 추가지원 등 다양한 사업추진을 구상하고 있음도 밝혔다.
 최근의 의료계 상황과 관련, 경만호 회장은 “현 의료계 상황은 매우 안좋다”며 “우리나라는 5.6%인데 반해 미국은 GDP의 15.3%를 의료비로 지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의 목을 조르는 정책이 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 회장은 “결국 수가인상은 병의원의 도산증가 현상이 급증하거나 혹은 사회변화 특별한 필요성에 의한 경우에 한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경 회장은 “현재의 보건복지 동시 추진이 아닌 차라리 보건과 복지를 갈라놓는 것이 그리고 현재의 공단을 하나 더 만들어 경쟁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케 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다양한 목소리 수용해야

 이와 함께 경만호 회장은 의사단체 조직 변화와 관련, “의협은 개원의협의회 수준이 아닌 병협과 의학회를 아우르는 즉, 전체를 관리할 수 있는 의사단체 총연합회 개념이 되어야 하며 의협 회장 역시 역할의 비중에 맞게 국무총리를 역임하는 등의 지명도 높은 인물이 맡고 현재의 회장은 상근부회장 정도의 역할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의협과 개원의협의회 등 여러 조직의 활동과 관련, “어찌보면 일치단결을 요구하는 것은 미성숙한 사회에서나 통용되는 이야기일 수 있다”며 “분열을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를 유기적으로 묶어내는 그런 역할의 회장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회원 징계권에 의한 강제신고 등과 관련, 경만호 회장은 “쉽게 관리하기 위해 이를 요구하고 있으나 징계권을 가졌다고 모든 것이 쉽게 관리되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미국처럼 자유스럽게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경 회장은 “이는 변호사같은 경우 징계로 인해 직접적인 불이익으로 통할지 몰라도 의사들에는 통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라며 “면허를 자율시스템으로 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의사의 사회적 위치와 관련, 경만호 회장은 “현재 어느 나라나 의사의 사회적 지위는 내리막 길”이라며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의사가 택시기사로 나서는가 하면 어느 국가에서는 티오제에 의해 순서를 기다리는 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의사단체의 역할과 관련, 경 회장은 “의사가 아닌 국민건강을 위한 일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 성명서도 내고 토론회에 적극 참가해야 할 것”이라고 바람을 피력했다.

#읽히는 의사신문 만들터

 이어 `의사신문의 오늘과 발전 방향'과 관련, 경만호 회장은 “현재 기관지인 의사신문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으나 전 임직원이 오는 9월초 제2창간과 10월초 인터넷 신문 창간을 목표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하고 “회원들이 안보면 보게끔 읽히는 신문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경 회장은 “6개월내에 획기적인 신문으로 바꾸기 위해 머리 싸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의사회를 대변하고 있는 기관지인 의사신문에 대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특강을 마무리하기 전, 경만호 회장은 실패한 의약분업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의약분업 5년 돌아보기를 통해 조제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 없다”며 남은 문제와 보완책으로 임의조제 근절을 비롯 약국의 재고약 문제, 의료기관과 약국의 담합문제, 일반약의 소량포장 허용, 일반의약품의 수퍼판매 허용 등 9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경만호 회장은 최근의 성분명 처방 움직임과 관련, “가장 중요한 문제로 만약에 의료대란이 또다시 일어난다면 성분명 처방건으로 인해 발생할 것”이라며 “최근 들어 기정사실화 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가지고 정말 신경을 많이 써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덧붙여 경 회장은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공공의료 30%라는 말이 성분명 처방 의도라는 것을 최근 알게 되었다”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포지티브 리스트 역시 성분명 처방으로 가는 단계”라고 잘라 말했다.

#성분명 처방, 의료대란 불씨

 한편, 특별강연 후 참석자 질의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신증수 교수는 경만호 회장에게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해달라” “너무 의료계가 투쟁일변도로 가는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성분명 처방에 대한 언급만 없으면 절대 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계 지도자가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경 회장은 “파이를 늘리는 것에 대해 늘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임기를 마친 후에도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날 특별강연을 끝까지 경청한 남용택 부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은 “특강을 듣기 전에는 의사신문이 서울시의사회 기관지라는 사실은 물론 포지티브제 등 제반 의료계 현안에 대해 잘 몰랐다”고 솔직히 밝히고 “의료계의 심각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것과 미래 의료계를 위해 현재를 곰곰 생각해봐야 한다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오늘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와 함께 “오늘 같은 특별강연을 통해 개원의와 봉직의 간의 상호 관심사의 공유와 지속적인 대화로 새로운 의료계 건설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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