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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노조시대' 활짝<하>-향후 과제와 전망
`의사노조시대' 활짝<하>-향후 과제와 전망
  • 정재로 기자
  • 승인 2006.07.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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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노조설립 승인이 떨어진 7월 3일을 공식 `전공의의 날'로 지정하고 앞으로 전공의노조가 전공의 수련환경 및 근로조건 개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밝혔다.

#철저 준비불구 순항 장담못해

 전공의협의회가 지난 3년간의 철저한 준비기간을 거쳐 출범하긴 했지만 사실 기대하는 모습만큼 전공의노조 항로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과연 얼마나 많은 전공의들이 노조에 가입할 것인'가의 문제다. 대전협은 2004년 노조 관련 설문조사 데이터를 근거로 당시 75%의 전공의 회원들이 전공의노조가 생긴다면 `가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는 점을 지적, 많은 전공의들이 전공의노조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다며 가입률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노조설립 논의를 위한 임시총회 참석인원이 40여명에 그쳤고 토론회 참석 회원도 20여명밖에 되질 않는 등 전공의들의 참여의식과 노조에 대한 현실적 인식은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도권 대형병원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전공의노조 자체를 부정하며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노조를 중심으로 한 결속력은 협의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존 의국 내 전공의 수련문화 상 전공의들이 노조가입문제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는 것도 일반적인 견해다.
 이처럼 전공의 내부에서도 전공의노조 설립에 대한 임팩트가 부족한 상황에서 초기부터 전공의들의 참여가 저조할 경우 전공의노조가 자칫 유명무실한 단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제1차 전공의노조포럼 당시 대구가톨릭대병원 이경원 레지던트는 “현실적으로 전공의들은 특성 상 자신들의 환자와 업무 이외에는 자신의 병원 일조차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며 “노조라는 단체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이며 적극적인 참여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고 유명무실한 단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가입시 불이익 차단 우선

 이 외에도 의협과 병협의 따가운 시선, 그리고 전공의노조 집행부가 전공의협의회 임기와 맞물려 초기 집행부들이 8∼9월에 또다시 교체될 것으로 보여 전공의노조의 허술한 조직체계 또한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공의협의회 내부 역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며 대책을 준비 중에 있다. 대전협 7기 집행부 때부터 전공의노조 설립에 관여해 온 김주경 전 대전협 사무총장은 “전공의들이 피교육생이라는 신분에 의해 병원측의 가입방해로 일선 전공의들이 노조가입을 꺼려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며 “노조측은 가입 전공의들에 대한 비밀보장 등의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 노조가입 전공의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노조 이혁 위원장(대전협 회장) 역시 “병원과 해당의국의 분위기가 노조가입에 부정적이라면 이와 같은 걱정을 하는 전공의도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수련 및 기타 근무평점 등에 불이익을 줄 수는 없으며 이는 법으로 금지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어 관련자는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쟁방법등 기존틀 깨야 발전

 마지막으로 이혁 위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의사는 전문직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모범적인 노조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투쟁방법 역시 기존 노조와는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협은 앞으로 단체행동권을 생명을 볼모로 단지 우리들의 임금을 위해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노조설립을 통해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을 이끌어 국민들에게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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