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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 全厚根 재미한인의사회장
특별인터뷰 - 全厚根 재미한인의사회장
  • 강봉훈 기자
  • 승인 2006.05.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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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의 가장 큰 문제는 생명을 다루는 곳에 비과학이 횡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과학적 근거 없이 대체의학, 한의학, 건강기능식품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은 의학 발전에 장애가 될 것이며 결국 국민들의 피해를 입을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 총회 참석을 위해 내한한 재미한인의사회(KAMA) 全厚根회장을 지난달 19일 본지 단독으로 만났다. 全厚根회장은 재미한인의사회에 대해 소개한 뒤 한국 의료의 가장 큰 문제로 비과학적 한의학에 대해 우려했다.
 全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서는 비과학을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한의학의 과학화를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재미한인의사회의 활동과 영향력은?
 현재 재미한인의사회에는 1만5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1세대는 이미 40% 정도 은퇴하고 500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으며 1.5세대와 2세대가 9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재미한인의사회는 1900년대 초기 미국으로 건너가 의사생활을 한 최재창 선생을 시작으로 100년 역사를 맞고 있으며 회원을 위한 홍익사업과 재교육활동, 교민을 위한 봉사와 의료교육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KAMA는 외국의사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의사회에서 대의원 의석 1석을 얻을 만큼 영향력 있는 단체로 인정받고 있으며 대한의사협회의 초청을 받아 정기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현재 재미한인의사회의 역점 사업과 이슈는?
 최근 재미한인의사회는 1세대 중심에서 자연스럽게 2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 1세대는 이미 은퇴하기 시작했고 회원 대부분을 1.5세대와 2세대가 담당하고 있다. 1세대는 완전히 한국에 대해 이해하고 건너왔지만 1.5세대 이후는 한국에 대한 정체성은 있지만 거의 미국인이라 할 수 있다.
 이들과 세대간 차이, 문화적인 차이를 좁히고 자연스럽게 넘겨주는 것이 현 집행부의 가장 큰 과제다. 그리고 또 하나는 매년 정기총회를 겸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데 올해는 12월 27일 마이애미에서 열릴 예정이다.
 -KAMA에 1세대가 줄어드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이제는 미국으로 넘어가는 의사가 없나?
 과거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미국 내 의사의 절대 수가 부족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외국인 의사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지금은 미국 내 의사 수도 충분하기 때문에 외국인의사를 받아들이는데 장벽이 많다.
 -밖에서 보는 한국의료, 한국의사에 대한 시각은?
 이제 한국의학의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기술이나 설비 면에서는 오히려 미국보다 우수한 곳이 많다. 결과는 얼마나 효율적인 운영체계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한국 의료정책은 미국과 차이가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차이를 말하자면 미국은 `가이드라인'이고 한국은 `규정'이다. 한국에서는 규정을 어기면 그대로 삭감되지만 미국에서는 타당한 설명만 있으면 의사가 많은 융통성을 가질 수 있다. 선진기술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보다 더 자유롭다. 하지만 제도는 그 나라의 사회적 역사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더 좋고 나쁘고'를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한국 의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한국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제도보다는 의학 속에 비과학적이고 원시적인 의학이 혼동돼 있다는 것이다. 생명을 다루는 학문에 비과학이 개입한다는 것은 의사로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한의사들의 정치력을 극복해내야 한다. 허준은 당시 명의로서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지만 현재까지 신화일 만한 인물은 아니다. 동의보감도 수백년 동안 이어질만한 경전이 아니다.
 -의협에서는 의료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한의학도 의학과 똑같은 방법으로 과학적으로 연구하면 된다. 현재 한약에 대한 독성데이터가 하나도 없다. 이런 것을 약으로 환자들에게 먹일 수는 없다. 한약도 양약의 개발 과정과 같이 독성, 효능검사와 임상시험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일원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全厚根회장은 한국의학의 거목인 전종휘 선생의 외아들로 1968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내과수련을 마친 후 76년 도미, 암 전문가로 수련을 받았으며 현재 뉴욕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강봉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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