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어린 나이에서 뚜렷···평생 걸쳐 반복 우려 커
지난 4년간 극단적 시도로 응급실에 내원한 청소년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10명 중 4명은 자의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립중앙의료원·경희대병원·서울의료원은 2016년~2019년 국립중앙의료원 국가응급진료정보망을 활용해 극단적 시도로 응급실에 내원한 14~19세를 분석한 논문을 공개했다. 연구 결과, 자살시도로 내원한 청소년은 2016년 1894건에서 2019년 3892건으로 4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청소년 인구 10만 명당 2016년 57.5건에서 2019년 135.5건으로 매년 35.61%씩 늘었다.
자살시도로 인한 내원은 여성,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서 증가세가 가팔랐다. 남성 청소년의 연간증가율은 17.95%인데 반해 여성은 46.26%였다. 또 14~16세의 연간증가율은 51.12%인데 반해 17~19세는 26.98%였다.
자살시도 청소년의 74%(8456명)는 응급실에서 바로 귀가했고, 나머지 26%(3006명)는 의료기관에 입원했다. 입원환자의 35%(1048명)는 중증 신체 손상이나 질환으로 이환돼 중환자실에 입실했다.
응급실에서 귀가한 환자의 40%(3231명)는 자의퇴원했다. 이는 추가 치료나 의학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권고를 따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자의퇴원은 2016년 447건이었고 2019년에는 1219건으로 270% 늘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성호경 예방의학과 전문의(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최근 우리나라의 전체 자살률은 감소세지만 청소년 자살시도는 증가세”라며 “청소년기 자살시도는 평생에 걸쳐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커, 자살률과 의료·사회적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높은 자의퇴원율도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대만의 한 연구에서 자의퇴원을 선택한 환자는 정상 퇴원 조치된 환자보다 40% 이상의 높은 자살사망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응급실은 자살시도자에게 의료의 첫 번째 접점 역할을 하므로, 자살시도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체계의 일부가 돼야 한다. 최근 자살시도가 급증하고 있는 여성 청소년에 초점을 둔 응급실 자살시도자 위기 개입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문은 ‘Suicide attempt-related emergency department visits among adolescents: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study in Korea, 2016–2019’ 주제로 국제학술지 BMC psychiatry에 22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