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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독성중독 의학정보 제공 센터 개소”
“국내 유일 독성중독 의학정보 제공 센터 개소”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2.01.20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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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성우 서울시 독성물질 중독관리센터장(고려대안암병원 응급의학과)
홈페이지 및 상담콜센터 본격 운영···“내년 말까지 WHO 지정 국제인증센터 목표”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라돈침대 파문 등 독성물질 노출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식약처, 농림부, 환경부, 행정안전부 등 각 부처에서 산하기관에 관련 기구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식약처는 의약품, 농촌진흥청은 농약, 화학물질안전원은 환경물질, 소방청은 위험물에 대한 ‘정보’만 제공할 뿐 독성물질을 의학적으로 어떻게 관리,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못한다. 이에 서울시가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이에 근거해 국내 유일의 관련 센터를 만들었다. 고려대안암병원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서울시 독성물질 중독관리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센터는 각 부처에서 축적했지만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서로 호환되지도 않은 독성물질 관련 데이터 베이스(Data Base)를 하나로 모아 시민과 의료인들에게 공유한다.

“독성물질 중독사고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시민의 건강수준을 높이고, 사회경제적 비용도 감소되길 바랍니다.”

이성우 서울시 독성물질 중독관리센터장(고려대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대한임상중독학회 이사장)은 지난 18일 의사신문과 만나 센터가 그간 준비해 왔던 독성물질 정보제공 홈페이지와 상담콜센터를 오픈하며 대대적인 운영을 개시함을 알렸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센터가 하는 일은 독성물질 데이터베이스 구축, 중독질환 상담콜센터 운영, 중독질환 예방활동, 서울시 중독사고 감시체계 확립 등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센터 운영 개시로 일반시민들에게 유해물질에 대한 즉각적인 정보와 상담이 가능해졌다. 그동안은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질환이 발생했을 때 부정확한 정보에 의존하거나 덮어놓고 병원부터 찾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젠 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올바른 관련 물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위급 상황 시 전담콜센터(02-1855-2221)에 연락하면, 즉시 전문상담과 응급의료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다.

정부 각 부처에 분산된 화학물질 및 제품, 의약품, 농약, 천연독 등의 DB 구축도 더욱 확대해 일원화된 데이터뱅크를 구축함으로써 급성 중독질환 발생 시 더욱 신속,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성우 센터장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는 이미 독성물질 중독관리센터가 활성화돼 이미 약 100개 국가에서 WHO 인증 중독관리센터를 운영 중”이라면서 “이젠 우리나라에도 독성물질 중독관리센터가 운영을 시작해 시민들에게 생활 속 유해물질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더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센터 설립에 앞서 진행된 위탁 운영 기관 지정 공모에서 고대안암병원이 서울시의 최종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는 “사실 의료기관 입장에서 중독환자가 수가를 더 받는 것도 아니고 중독환자 특성상 취약계층도 많지만 고대의료원이 지향하는 사회공헌에 대한 가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센터 운영에 따라 당장의 수익을 기대할 순 없지만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중독질환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대응체계를 세우고 싶다는 고대의료원의 의지를 적극 어필했다는 것이다. 

현재 중독상담콜센터는 일반인에 대해서만 유해물질 정보와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추후에는 의료인을 위한 전문정보도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물질분석기관의 정보와 해독제 보유기관의 정보부터 연계해 제공할 계획을 현재 갖고 있다.

특히 센터는 내년 말까지 국제 인증 센터로 거듭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선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 규정한 중독관리센터 가이드라인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과 WHO 회원국의 50% 가량이 물질중독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우리나라엔 전무하다. 

이성우 센터장은 “앞으로 센터의 기능을 점점 더 확대, 강화해 일반인은 물론 의료인들을 위해서도 더욱 고도화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유해 독성물질로부터 서울시민을 넘어 국민 모두가 안전해지는 그 날까지 서울시 독성물질 중독센터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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