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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위기 닥치면 떠오르는 '감염관리'···"정부의 투자와 지원 필요"
감염병 위기 닥치면 떠오르는 '감염관리'···"정부의 투자와 지원 필요"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2.01.18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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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석 서울의대 교수, "정부 주축으로 제도적·행정적 틀 잡아야"
의료기관 감염 관리 보상 체계 및 추가 인센티브 도입 주장

메르스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국내 의료기관들이 감염 관리에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반복되자 ‘정부의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의석 서울의대 감염내과학 교수는 최근 대한의학회가 발행한 뉴스레터 기고를 통해 “향후 의료기관 감염 관리는 정부가 주축이 돼 제도적·행정적 틀을 잡아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먼저 “지금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며 “평소 잊고 지내다 감염병 위기가 닥치면 그 때서야 미봉책으로 대처해왔던 시행착오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선 현재의 어둡고 어려운 현실을 미래를 대비하는 교훈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다가올 미래에는 감염 예방을 위한 의료기관과 의료종사자의 법적 의무와 책임이 더 강조될 수밖에 없는 만큼, 이에 따른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중요성도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보다 노인 인구와 면역저하 환자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침습적 처치나 치료, 인체 내 삽입기구 사용과 관련한 의료관련 감염도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각 의료기관에 감염관리와 관련한 책임을 부여하되, 취약한 부분을 개선하고 감염관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획기적인 투자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의료시스템의 전통적인 취약점인 다인실 중심의 병상 구조와 간병시스템의 개선, 쏠림과 밀집 해소를 위한 건전한 의료전달체계의 구축 등은 개별 병원이 해결할 수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감염에 취약한 의료체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중환자 진료인력, 감염관리인력, 항생제 적정사용(스튜어드십)을 위한 전문가를 국가 차원에서 양성하고 의료기관이 이들을 적극 고용해 지속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감염관리 보상체계는 물론, 추가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그는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활동에 대해 감염예방관리료에 국한된 현재의 단순한 체계보다 세분화된 보상체계를 개발해 감염관리에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유지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대해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감염관리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중소 의료기관과 요양병원의 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그는 “장기적인 정책 마련과 함께 지자체, 지역의료기관, 상급의료기관 간의 유기적인 감염관리 네트워크 구축과 유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독자적으로 감염관리 인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기관의 감염관리와 항생제관리를 실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의 중심의료기관에 추가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신종감염병을 대비한 개인보호구의 비축과 효율적 순환 방안을 마련하고 감염병과 관련한 인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의료기관, 의료종사자, 국민 사이에 공신력과 상호신뢰에 근거한 위기상황 의사소통 전략수립과 체계구축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의료기관에도 “병원 신축이나 개보수 단계에서부터 감염관리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고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환기시스템과 감염환자의 선별이 가능한 시설을 처음부터 갖추고 트리아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즉, 외래, 입원실, 중환자실, 주요 검사실, 수술실에 감염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시설을 충분히 구축해 두고 평상시에 일반 환자진료를 위해 사용하다가 팬데믹 상황이 되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유연한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역사를 돌아보면 신종감염병은 반드시 다시 출현하게 돼 있다. 다음 팬데믹도 언젠가 또 올 것이고 어쩌면 가까운 시일 내에 닥칠 지 모른다”며 “팬데믹의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현 시점이 국내 의료기관 감염관리의 취약한 부분을 철저히 점검하고 다음 팬데믹에 대해 고민해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이룰 가장 적절한 때”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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