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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임인년 띠풀이] “의료계, 黑虎의 기운으로 새 힘 받아 발전하는 한 해 되길”
[2022 임인년 띠풀이] “의료계, 黑虎의 기운으로 새 힘 받아 발전하는 한 해 되길”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2.01.04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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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전염병 유행이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각 영역의 힘이 많이 빠져있다. 그러나 이제 2022년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이 밝아옴에 따라 다시 한번 떨쳐 일어날 기운이 몰려오길 여러 사람들이 희망하고 있다.

호랑이는 우리 민족과 본래 친숙한 동물이다. 과거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호랑이는 서울 근교 야산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한반도에 많이 서식하고 있었다. 국토의 70%가 산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호랑이는 도처에서 발견되곤 하였다. 이 때문에 호랑이는 민간에 큰 피해를 입히는 존재였지만, 익숙한 만큼이나 애정도 많이 받았다.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완성하고 나서 한반도의 모양을 호랑이 형상에 이입한 것도 그러한 애착이 있어서다. 한반도 동쪽의 백두대간은 호랑이 등줄기마냥 남북으로 힘차게 뻗어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새해에는 호랑이와 같은 기운을 받기 위해 해맞이를 하러 설악산을 오르곤 한다.

한국인들이 대한민국과 우리 민족을 동물에 이입할 때 곧장 떠올리는 것은 호랑이다. 호랑이는 민화나 민담, 또 속담에도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든가 민화 '호랑이와 까치' 등을 보면 호랑이의 무서움과 해학스러움 등 양면성을 나타낸다. 이처럼 많은 호랑이에 관한 이야기와 문헌이 있기 때문에 중국도 우리나라를 가리켜 '호담지국(虎談之國)'이라고 불렀다. 아이들이 다니는 태권도장의 캐릭터에서도 호랑이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88서울올림픽 공식 마스코트도 '호돌이'였으니 한국인들의 호랑이 사랑은 검증이 된 셈이다.

중국문헌 후한서 동이전에는 우리나라를 '호랑이를 신으로 받들어 제사지내는 나라'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호랑이는 신령한 존재로도 인식돼 산군자(山君子)·산왕(山王)·산신(山神)으로도 불리며 과거에는 민속신앙의 대상이었고, 잡귀와 액을 쫓아내는 영물로도 여겨졌다. 현대시대에는 이러한 미신이 통용되지 않지만 호랑이가 가지고 있는 대범한 이미지 탓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호랑이 족자를 사무실이나 응접실에 걸어놓곤 한다.

한국 사람들의 대범한 성격도 호랑이와 닮았다. 한국인들은 풍파가 닥쳐도 태연함을 잃지 않으려는 호랑이와 같은 풍모나 기개가 있기 때문에 여러 역사의 굴곡을 비롯해 개인적인 위기도 담대히 헤쳐나간다. 호랑이가 우리 문화 전반에 깊이 스며들어 있으니 국민들의 기질도 어느정도 호랑이를 닮아있는게 아닌가 싶다.

돌이켜보면 최근 몇년은 의료계의 기운을 빼놓는 일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2020년 '하얀 쥐'의 해인 경자년(庚子年)에 시작된 코로나19 전염병은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휩쓸며 일상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자영업자들은 운영시간 단축을 맞아 힘겹게 버텨 나가고 있으며 일반인들도 '코로나 블루'라는 우울증을 겪고 있다. 팬데믹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의료진의 정신적 스트레스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의료계 각 직역의 희생으로 순탄히 작동되고 있다.

코로나 시국은 2021년 '하얀 소의 해'인 신축년(辛丑年)까지 이어졌다. 의료계는 소처럼 열심히 헌신해 왔지만 정치권에서 전 세계 유래없는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법을 통과시키며 의사들의 직업 자긍심을 짓밟았다. 오래전부터 의료계 각 직역간의 갈등에 부채질해 온 '간호사 단독법'도 여야 3당이 함께 발의했다. 이전에도 여러차례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법안소위까지 상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현재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로 법안이 국회 계류 중이지만, 범 의료계와 간호직역 간의 갈등은 계속해서 깊어지는 양상이다.

다가오는 임인년 새해는 그 동안 우릴 위축시킨 모든 내외부적 환경을 떨쳐내고 호랑이 기운으로 다시 떨쳐 일어나야 한다. 전 인류를 위협하는 병마가 곧 종식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여지껏 열심히 해 온 것처럼 다시 극복해 나가야 한다. 이번 호랑이의 해는 보통 호랑이가 아니라 검은 호랑이다. 검다는 것은 강력하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내년에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결정하는 대선도 있고 지방선거도 있다. 여러가지가 변화하고 새로운 출발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여정에서 의료계가 새 힘을 받고 함께 발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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