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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회비 안내는 것은 의무와 권리 포기하는 겁니다"
"의사회비 안내는 것은 의무와 권리 포기하는 겁니다"
  • 조준경 기자
  • 승인 2021.11.25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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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구현남 서초구의사회장
"함께 모여서 어울리는 활기찬 구의사회"
"수술실 CCTV, 의사 소신 가로막고 최종적으로 국민건강 위협"

회원 참여도가 높은 즐거운 구의사회

"우리 구의사회는 모이고 뭉쳐서 어울리는 걸 좋아해요"

구현남 서초구의사회 회장은 최근 <의사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구의사회의 활기찬 분위기를 전했다. 중앙대학교 의대(79학번)를 졸업하고 1991년에 개원한 구 회장은 서초동에서만 30년간 자리를 지켰다. 일하는 곳도, 사는 동네도 변함이 없다보니 환자의 갓난아기가 서른 살 청년이 돼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일가족을 거의 다 봤죠. 할머니하고 할아버지가 따로 내원했는데 나중에 보면 부부고, 그 다음에는 손자고 딸이고 아들이고”

이렇듯 삶 자체가 한 동네에 녹아 있으니 의사회를 향한 구 회장의 애정도 남다르다. 사람들과 뭉치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회무에 그대로 반영된 것. 그가 첫번째 회장을 맡았던 2015년부터 회원들의 결집이 강해졌다.

"우리는 송년회하면 100명 이상 모이고, 정기총회도 130명 정도 옵니다. 뮤지컬을 100명 가까이 함께 보러 가기도 했어요. 또 가까운 우면산 등산 행사도 정기적으로 개최했구요. 영화도 1년에 2번씩을 보러갔습니다. 하지만 이번 임기 때는 코로나19 때문에 이전처럼 잘 모이지는 못하고 있어요"

이렇듯 회원들이 함께 즐기는 ‘활동’을 중시하는 구 회장 덕분에 회원들도 그를 다시 원했다. 구 회장이 회장직을 맡았을 때가 가장 재밌었다는 것이 회원들 대부분의 중론. 결국 두번째 임기로 복귀했다.

구 회장은 회원들과 모여서 어울리는 것 이상으로 회무에서도 정리정돈을 추구한다. 그가 회장직을 맡으면서 오랫동안 한문으로 되어 정리가 되지 않은 회칙도 대대적으로 개정됐다. 또 강남구의사회와 함께 쓰던 사무실이 강남구의사회가 분리돼 나가자 서초구의사회가 등기에서 누락돼 있는 문제도 발견됐다. 구 회장은 이러한 행정적인 문제들도 깔끔하게 해결했다.

"구의사회 회장을 하면서 총동창회 일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맡고 있습니다"

구 회장은 중앙의대 총동창회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총동창회는 올해로 개교 50주년을 맞은 학교를 위해 의학도서관 건축을 위한 발전기금을 모금했다. 지난 8월부터 시작된 모금은 두 달 만에 13억2000만원이 모여 지난 10월 중앙대에 전달됐다.

수술실 CCTV설치는 의사 소신 가로막고 환자에 피해

“CCTV가 설치되면 수술하는 사람이 소신껏 수술을 못합니다”

구 회장은 의료계 내외에서 많은 반발이 있는 수술실 내 CCTV설치 의무화 의료법 개정에 관해서도 의사로서의 소신을 밝혔다. 의사와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수술이라는 것은 급한 상황이 항상 생깁니다. 그런 상황에서 카메라를 의식한다면 환자를 위해 집중하지 못합니다. 최종적으로 환자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죠. 만약에 산모가 분만을 하거나 여성 환자가 지방흡입술을 할 때 CCTV로 촬영하면 신체 부위가 다 보이는데, 그걸 누가 원하겠어요? (이러한 법안은)의사의 소신을 가로막고, 결국엔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문제에요"

그는 법안이 만들어지는 문제에 대해 의사들의 구심력 부족과 국민과의 소통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많은 의사들이 의협과 서울시의사회 회비도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데 정치권에 의사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의협 등이)아무리 열심히 해도 우리나라 정책들이 의사들의 입장을 대변해주지 못합니다. 의사들이 힘이 없어요. 언론에서도 자꾸 의사를 나쁜 사람으로 매도를 하는 문제도 있지요"

회비 납부 잘 해야 의사들도 힘 생겨 

구의사회 회원들의 친목을 중시하는 그는 전체 의사들의 화합과 참여의 중요성도 지목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추는 회원들이 의협을 비롯해 서울시의사회 회비를 잘 내는 것입니다. 회원들이 회비를 안내는 것은 의사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거에요. 건보공단 및 보건복지부 등과 대화하면서 의료계 전반에 대한 일을 하는 것은 의협과 같은 기구들입니다. 수가 협상도 다 의협에서 하고 복지부 법령에 관한 문제도 해결하잖아요. 그런데 회원들이 그걸 피부로 못 느낀다고 회비를 안내면 자신의 의무와 권리를 버리는 것이죠. 회비가 없으면 어떻게 집행부가 일을 해요. 또 회비를 냈으면 행사에도 적극 참여해야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서로 도와줄 수 있는 거에요”

구 회장은 끝으로 올해 새로 취임한 박명하 서울시의사회 집행부에 대해서 응원을 보냈다.

"(집행부가)수고가 너무 많으시고 앞으로도 열심히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의료계 상황과 관련해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진료에 대한 수가 전반, 의료 전반을 다룬 논문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준비를 해야 국회에 가서도 잘 설명을 하고 힘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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