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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 증상 환자 진술에만 의존해서 어려워”
“재택치료, 증상 환자 진술에만 의존해서 어려워”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11.25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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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 “기술 뒷받침 및 수가인상 필요”
의료진 피로 누적돼 인력 충원해야···경증·무증상은 재택치료가 효율적

“전화나 화상 진료 시 환자의 증상을 환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판단해야 하는 점이 애로점이다. 앞으로 환자상태 체크 관련 기술 등이 뒷받침되면 부족한 점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사진>은 24일 구로아이들병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재택진료를 실시해 본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편으론 “중증환자들을 위한 병상 확보를 위해 경증이나 무증상 확진자들은 재택치료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일일 확진자가 폭증해 의료진의 피로도가 누적돼 인력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구로우리아이들병원은 보건소로부터 지난 10월 12일 재택치료 병원으로 지정받아 재택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같은 재단의 성북우리아이들병원 또한 재택치료 병원으로 지정받았다. 구로우리아이들병원 재택진료팀에는 현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8명, 재택전담 간호사 8명, 행정지원인력 4명이 배치돼 24시간 비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4일 기준 116명이 우리아이들병원에서 재택진료를 받았고 이 중 소아청소년 환자가 40% 정도를 차지하며 하루에 평균 1∼2명 꼴로 응급이송이 발생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특성상 경력간호사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고, 배치 즉시 근무에 투입시키는 게 아니라 오랜 경력의 QI간호사나 감염관리전문간호사가 모니터링하며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택치료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우선 전화 진료(화상 포함)는 오전 9시부터 시작돼 오후 5시에 마친다. 가장 중요한 업무는 기존 재택치료자들에게 전화 진료로 첫 전화 진료는 오전 9시에 시작되어 12시까지 진행하고, 오후 진료는 15시부터 17시까지 진행된다.

우리아이들병원재단 남상우 부이사장이 재택치료를 하고 있다.
우리아이들병원재단 남상우 부이사장이 재택치료를 하고 있다.

 
전화 진료 업무는 주로 체온, SaO2 확인 및 증상여부 물어보기다. 정 이사장은 “비고 사항을 적고, 투약이 필요한 증상이 있으면 대상자를 접수한 후 재택 담당 주치의가 환자의 증상에 따라 처방한다”며 “이후 간호사는 처방전을 프린트 후 약국에 Fax 발송하며, 보건소에 약 처방 명단을 송부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절차를 마친 후 보건소에서 치료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문 앞까지 약을 배달하게 되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재택치료자들은 언제라도 재택치료 상황실로 문의 전화를 할 수 있으며, 24시간 담당 간호사와 재택 담당 주치의가 응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택치료 중 의식장애,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호흡곤란, 38도 이상의 발열 등의 응급상황이 발생해 재택치료 담당 주치의가 재택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보건소와 연결해 병상이 가용한 병원으로 응급이송을 하게 된다.  

재택치료를 실시한 지 24일 기준 43일을 맞았고,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연일 3000명대를 넘다가 24일에는 최초로 4000명을 넘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이런 상황에 재택치료에 대해 ‘가장 효율적인 의료자원배분’이라고 평가했다.

정 이사장은 “1일 확진자가 연일 3000~4000명에 이르는 상황에 중증환자들을 위한 가용 병상 확보를 위해서는 경증 및 무증상 확진자들은 재택치료 등의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 의료자원배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시행 초반에는 시스템 정착을 위해 혼선도 있었지만, 현재는 최적화된 업무 배분을 통해서 아주 모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증상은 경미하지만 그 외의 집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 또 보챔이나 식이 감소 등의 다양한 증상을 빨리 알아내고 보호자를 안심시켜 주고 필요에 따라 다른 질병과의 감별도 필요하다. 코로나에 걸렸다고 해서 아이가 다른 병이 동반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정 이사장은 “한 예로 코로나로 재택치료 중 구토, 복통이 발생한 아이가 있었는데 보호자가 걱정을 많이 했다”며 “이런 경우 소청과 전문의는 이 병이 코로나 때문인지 장염인지, 장중첩증인지 등을 문진으로만 알아내야 하기 때문에 직접 표현을 할 수 있는 성인보다 더욱 세밀한 문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달리 말하면 그만큼 소아청소년의 경우 의료진의 피로도가 더하다는 것이고 그만큼 재택진료팀 의료진의 급여수준도 많이 올라간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성관 이사장은 “일일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주·야간 근무에 따른 의료진의 피로도가 누적돼 인력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소청과 전문의 3명을 더 채용하려 하고 있다”며 “현재는 국가적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수익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재택진료에 동참하고 있지만 현재 일일 8만1000원 수준인 재택진료수가를 장기적으로는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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