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 제35대 상임진 칼럼] “현지조사, 명확한 분석을 통해 당당히 대응하는 것이 최선”
[서울시의사회 제35대 상임진 칼럼] “현지조사, 명확한 분석을 통해 당당히 대응하는 것이 최선”
  • 의사신문
  • 승인 2021.11.2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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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 서울시의사회 보험이사(연세세림내과의원)
             김철 보험이사

건강보험 재정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리기관들은 다양한 통제 수단을 동원하고 있어서 관리기관과 급여를 청구하는 의료기관 간의 다툼과 갈등은 당연한 일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에만 국한된 상황은 아니다. 의료기관이 진료비를 정확하게 청구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소규모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복잡한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정확하게 파악해 청구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의사는 최선을 다해 환자를 진료하면 되고 진료비 청구는 직원들이 하는 것이라 판단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지만 청구로 인한 책임은 결국 원장에게 귀착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건강보험재정을 둘러싼 관리기관과 의료기관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이 현지조사다. 현지조사 대상기관 선정 사항 및 절차, 대응방법 등을 숙지함으로써 의료기관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1. 관리기관이 의료기관을 현지조사 대상기관으로 선정하는 대표적인 사항 

첫째, 진료 후 건강보험 법령과 급여기준에 근거해 급여, 비급여 및 본인부담금을 정확하게 청구해야 한다. 관리기관은 진료비를 과다하게 청구하거나 이중으로 청구하는 사례가 나타날 경우 현지조사 대상기관으로 선정하고 있다. 비급여진료 후 환자에게 진료비 전액을 받고 건강보험이 가능한 영역에 대해서는 별도로 건강보험을 청구하는 경우, 100대 100으로 정해 놓은 환자부담금을 임의로 높여서 청구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원장은 진료비를 급여기준에 따라 정확하게 청구할 수 있도록 수시로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둘째, 심평원이 통보하는 지표 연동 자율개선제·약제 평가 등을 가급적 따라야 한다. 심평원에서는 진료 분야별 또는 상병별로 전국 의료기관의 건당 평균진료비를 기준으로 일정 부분을 초과하는 의료기관에 대해 진료비가 높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자율적으로 개선하도록 통보하고 있다. 심평원은 통보를 받은 의료기관 중 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곳을 현지조사 대상기관으로 선정하고 있다. 따라서 자율개선 통보를 받으면 반드시 심평원 직원이나 전문가와 상의해 신속하게 개선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셋째, 직원과 민원인 관리를 잘해야 한다. 의료기관 내부자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증거물로 첨부해 관리기관에 제보하거나 고발하는 경우에는 100% 현지조사 대상기관으로 선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원장은 직원과의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관심을 기울이면서 인사관리를 잘해야 한다. 또한, 악성 민원인에 대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악성 민원인은 건보공단 등 관리기관은 물론 수사기관에도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악성 민원인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거나 요구를 하더라도 무시하지 말고 초기에 잘 대처해 관리기관이나 수사기관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지조사의 정점인 보건복지부 현지조사는 건보공단 또는 심평원의 방문확인·방문심사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실시하고 있다. 공단이나 심평원의 방문확인·방문심사 이후 아무런 조치가 없이 끝났다고 안심해선 안된다. 보건복지부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현지조사 준비가 끝나면 느닷없이 진행하게 된다. 


2. 방문확인·방문심사·현지조사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라는 기관들이 무슨 이유로, 어떤 절차를 거쳐, 의료기관에 대해 방문확인(건보공단)·방문심사(심평원)와 현지조사(보건복지부)를 진행하는지 알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건보공단이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보험급여에 관한 사항을 검사·조사하는 것을 '방문확인'이라고 한다. 건보공단은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환자)에게 진료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진료내역 통보와 수진자 조회를 실시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이러한 과정에서 요양기관의 적절치 못한 청구 사실을 인지하거나 민원인으로부터 진료비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면 해당 요양기관을 관할하는 지역본부와 지사의 직원이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요양급여 사실관계를 확인하게 된다. 건보공단의 방문확인은 1년간의 진료기록부와 본인부담금 수납 대장 등을 통해 청구사실이 법령과 기준을 위반하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방문확인 결과 위반내용이 크지 않을 경우에는 건보공단이 부당청구금액의 환수결정 처분통보서를 보내서 처분을 종결하지만 위반 건수가 많거나 중대한 경우에는 보건복지부에 현지조사를 의뢰하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상당수가 후자에 속하고 있다. 

심평원이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급여청구에 관한 사항을 검사·조사하는 것을 '방문심사'라고 한다. 심평원은 요양기관의 청구내용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청구행태가 보편적이지 못하거나 환자의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등 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지원의 심사부 직원들이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현장에서 심사를 진행하게 한다. 

방문심사에서는 진료기록부 및 수납 대장과 청구내역을 건별로 일일이 대조하는 정밀심사를 진행하여 부당청구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심사 결과 경미한 사항은 심사 삭감으로 끝나지만 부당청구사실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등 중대한 사항은 보건복지부에 현지조사를 의뢰하게 된다. 

보건복지부가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보험급여에 관한 사항을 검사·조사하는 것을 '현지조사'라고 하며 건강보험 청구와 관련된 마지막 행정조사 단계이다. 건보공단의 방문확인과 심평원의 방문심사 후 의뢰되는 경우와 기타 대외기관으로부터 부당청구로 의심되어 의뢰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보건복지부가 주관하여 조사하게 된다. 보건복지부 장관 명의의 조사명령서를 지참하고 보건복지부 공무원과 건보공단 및 심평원 직원으로 구성된 합동조사관이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3∼5일 동안 최대 36개월간의 진료 내역을 조사하게 된다.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 과정에서는 국민건강보험법 준수 여부는 물론 의료법 준수 여부와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도 조사하여 부당청구 분은 환수조치한다. 부당청구 규모에 따라 요양기관에 대해 업무정지나 과징금을 부과하고, 거짓 청구한 의료인(원장)에 대해서는 면허정지 처분 등 행정처분도 병행하게 된다. 

3. 현지조사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

보건복지부 공무원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직원(이하 조사관)이 요양기관을 방문하겠다는 통보가 온다면 대부분의 경우 건강보험청구와 관련하여 문제가 있음을 전제하므로 반가운 일이 아니지만 회피할 수도 없는 일이다. 현지조사를 거부하면 1년간의 업무정지 처분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요양기관에서 참고할만한  현지조사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방안을 6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조사관과의 인간관계를 좋게 만들어야 한다. 민감할 수밖에 없는 현지조사에 인내심을 가지고 조사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요양기관의 의견을 경청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반드시 요구하는 자료만 제출해야 한다. 자료제출 요구가 있으면 그 내용이나 범위 등을 조사관에게 꼭 확인하고, 불필요한 자료나 범위를 벗어난 자료의 제출은 절대 금물이다.

셋째, "잘 몰랐다"는 답변은 될 수 있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건강보험법령을 위반한 보험청구는 반드시 고의나 과실을 요구하지 않는다. 보험청구의 기준이 되는 사항을 모르고 있어도 위반 사실이 있으면 부당청구가 되는 것이다. 

넷째, 조사관이 "보험청구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 그 판단근거를 반드시 확인하고 메모해 두어야 한다. 법령이나 급여기준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 조사관이 해당 조항을 어떻게 위반했다고 주장하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요양기관의 대응이 수월해진다. 

다섯째, 확인서에 서명하되 요양기관이 주장하는 내용도 함께 담아서 서명해야 한다. 
확인서에 기재한 요양기관의 주장은 향후 조사기관과의 다툼에서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여섯째, 모든 조사 자료를 요양기관도 보관해야 한다. 제출한 자료는 문서이든 파일이든 반드시 2부를 만들어서 1부는 요양기관이 보관해야 한다. 추후 사실관계 확인이나 잘못된 자료의 생성 여부를 확인해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사관에게 제출하는 모든 확인서는 반드시 복사해서 요양기관이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4. 방문확인·방문심사·현지조사 요양기관 대응 방안

현지실사 결과에 따른 조사기관의 처분에 대하여 요양기관이 대응하는 방법은 의견 제출·이의신청·행정심판·행정소송 4가지가 있다.

의견 제출은 조사기관이 현지실사 후 위반사항을 적시한 처분예정통보서를 보내오면 요양기관이 처분 예정 내용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여 조사기관에 제출하는 것으로 객관적 사실과 법령해석의 다른 입장 등 요양기관의 입장을 정리해서 제출하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의견을 제출하는 것이 좋은 대응 방법이다.

이의신청은 국민건강보험법 제87조에 따라 건보공단이나 심평원의 처분에 대하여 요양기관이 이의가 있을 때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문서로 해야 하며, 처분이 있는 날로부터 180일이 지나면 제기하지 못한다. 이의신청은 처분을 한 조사기관이 스스로 처분이 정당했는지 여부를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지만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행정심판은 국민건강보험법 제88조에 따라 이의신청 결정에 불복한 요양기관이 보건복지부에 설치한 건강보험분쟁조정위원회에 심판을 청구하는 것이다. 행정심판은 처분을 한 기관의 상급기관인 보건복지부에서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지만 이 역시 요양기관의 의견을 반영하는 비율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행정소송은 국민건강보험법 제90조에 따라 조사기관의 처분에 이의가 있는 경우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조사기관의 처분과 동시에 제기할 수 있으며, 취소 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 법원이 처분청의 의견과 요양기관의 의견을 들어서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민원인의 의견을 반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소송 비용이 들어가는 단점은 있지만 더 신속하고 객관적인 권리구제 방법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현지조사 대상기관 선정 사항 및 절차, 대응방법 등에 대해 기술해 보았다. 이 외에도 유의할 점을 몇 가지 살펴보면 현재 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을 청구하는 일체의 과정을 미리 점검해 현지조사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사항을 찾아 착오 청구한 부분을 바로 잡을 필요성이 있고 방문확인이나 방문심사를 받거나 자율개선제 대상기관으로 선정된 즉시 전문기관의 점검을 받아 잘못된 점을 미리 개선하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현지조사 과정에서 억울하게 놓친 부분이 있거나 잘못 확인한 내용 등이 있는지를 검토해 행정처분을 하기 이전에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해야 하고 현지조사를 나온다는 통보서가 오거나 연락이 온 즉시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해 대비할 점을 검토하고 쟁점 사항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대응한다면 의료기관이 받는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현지조사는 의사라면 두렵고 겪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명확한 분석을 통해 당당히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지조사 대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련 법률이나 고시 등 개정사항을 정확히 숙지하고 그에 맞춰 진료하고 청구하는 것이라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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