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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염식 권장' 어떻게 해야 효과적일까?
'저염식 권장' 어떻게 해야 효과적일까?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1.11.15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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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조절을 위한 저나트륨 식이 이행제고연구 공청회' 12일 성료
156개 한식형 저염식단·혈압관리 어플 개발, 120명에게 적용
서울시醫 박명하 회장, "1차 진료시 식이지도 쉽지 않아" 고충 전달

'짜게 먹기'가 '혈압 관리의 적'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정보이지만 실생활에서 저염식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나라 연도별 1일 나트륨 섭취량은 2018년 조사 기준 3274mg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 2000mg를 훌쩍 넘는다.

심지어 고혈압 환자들도 싱겁게 먹느니 차라리 약 한 알을 더 먹겠다는 입장을 다수 보여,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률과 조절률은 2010년 전후 수준을 답보중일뿐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김용재 신경과 교수와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 등 관련 연구진들은 고혈압 환자를 비롯한 국민들이 저염식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예산은 질병관리청에서 지원한다.

연구진은 52일치, 156끼 분량에 달하는 한식형 저염식단과 혈압관리 어플을 개발해 총 120명의 환자에게 적용했다. 환자들이 입력한 식단 및 혈압 데이터를 분석, 저나트륨 식이교육이 나트륨 섭취량 낮추기와 혈압 관리에 끼치는 영향을 도출하기 위해서다.

박명하 회장

이들은 지난 12일 숙명여대 수련교수회관에서 이 연구의 경과를 보고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논하고자 '고혈압 조절을 위한 저나트륨 식이 이행제고 연구 공청회'를 열었다.

축사는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과 질병관리청 김원호 과장이 맡았다. 박명하 회장은 축사를 통해 "고혈압 환자를 많이 보고 있는데, 1차 진료에서는 노력 대비 효율적인 약물 치료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장 고충을 토로했다.

김원호 과장은 “고혈압을 포함한 심뇌혈관 질환 영역에는 지침이나 중재안들이 잘 만들어져 있는 편이다. 그러나 이런 가이드라인이 임상현장에서 제대로 이행 또는 실천되지 않고 있다”라며 “이를 해결할 전략을 마련하고자 본 연구를 기획,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토의에는 질병관리청 김원호 과장, 원광의대 석승한 교수, 가톨릭대의대 김헌성 교수, 덕성여대 식품영양학과 조윤옥 교수, 서울대 보건대학원 정효지 교수, 명지병원 박종호 교수가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다.

원광의대 석승한 교수는 "저염식이 혈압관리에 효과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모든 대상자를 24시간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데이터 구축을 위해 대상자 수를 지금보다 줄이는 것도 염두해 볼만한 방향"이라고 조언했다.

가톨릭의대 김헌성 교수는 "연구 결과가 임상이 아닌 환자의 실생활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현재까지의 연구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연구진이 개발안 어플과 비슷한 식단 관련 어플이 이미 많다. 지속적인 사용을 유도할만한 차별화 포인트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용재 교수, 김헌성 교수, 석승한 교수, 김원호 과장, 조윤옥 교수, 정효지 교수.

덕성여대 조윤옥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약은 오래 먹어도 음식은 맛이 없으면 오래 먹기 힘들다"면서 연구진의 개발 식단을 칭찬했다. 이어 "향후 이 연구에서 도출된 내용이 범국민적으로 적용된다면 최대 하루 2끼를 급식으로 해결하는 인구집단에 비중을 두는 것도 좋은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보건대학원 정효지 교수는 "한식은 반찬 문화가 있고 양념도 다양해서 같은 음식을 먹었다고 해도 나트륨 값에 편차가 크다"며 "실제로 어플이 연구대상자의 나트륨 섭취량을 얼마나 잘 반영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이 연구를 기획한 질병청 김원호 과장은 "연구 결과를 서울시의사회 대사증후군 사업 등 다양한 국민건강증진 사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 생활습관 개선이 연구의 궁극적 목적인 만큼 홍보 예산을 확보해 중장기적 인식제고 프로그램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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