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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醫 “SSRI 처방규제 이번엔 반드시 해결 기대”
신경과醫 “SSRI 처방규제 이번엔 반드시 해결 기대”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11.0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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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정신과 처방 가능토록 당국에 요청···윤웅용 11대 회장 추대
“홍승봉 이사장 공 크다”···“신경과 영역확대 아닌 환자 위해 필요”
대한신경과의사회 이은아 회장(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윤웅용 신임 회장(세 번째)

신경과 개원의사들의 협의체인 대한신경과의사회 이은아 회장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에 대한 처방 규제 문제가 “이번엔 반드시 햬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달 31일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신경과의사회 제31회 추계학술대회를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1990년대에 출시된 프로작 등 SSRI 계열의 항우울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우울증 치료제로서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처방이 이루어지며 자살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항우울증제의 남용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 2002년 3월부터 정신과 전문의가 아닌 비정신과 의사들이 SSRI 계열의 항우울제를 처방할 경우 60일 이내로 건강보험 급여를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경과학회와 신경과의사회 등을 비롯한 타 전문의학회와 의사회에서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데도,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지나친 처방 규제를 하고 있다”며 폐지를 거듭 요구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홍승봉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SSRI 처방 규제 폐지를 주장하면서 이 문제가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보건복지부는 “전문가단체와 협의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만 내놔 실제로 SSRI 처방 규제의 폐지 또는 완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이은아 회장에 따르면 이번에는 SSRI처방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당국이 어느 정도 의지를 보이며 신경과 측과 구체적 사안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회장은 “13년 전부터 나왔던 주장이지만 최근 홍승봉 이사장이 국감에서 관련 발언을 해 복지부나 심사평가원 등에서 더욱 실상을 잘 파악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규제를 폐지 또는 완화하는 방향으로) 현재 구체적으로 진도가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 신경과는 당장 모든 비정신과 의사들에게 SSRI 처방 규제를 풀기 어렵다면 우선 정신과 못지않게 우울증 환자들이 많이 찾는 진료과인 신경과에 한해서 만이라도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신경과는 다른 모든 비정신과 진료과에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했고 복지부도 이를 어느정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다른 과 환자들도 우울증을 많이 앓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신경과에서 주장한 것은 우울증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모든 진료과목에 처방 규제를 풀어달라는 것이었다”며 “이에 따라 현재 심평원과 (규제 완화를 위한) 급여기준, 평가기준, 행정처분, 약물허가기준 등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이번 성과를 내기까지 직접 국감에 출석해 SSRI 처방 규제 폐지를 주장한 홍승봉 이사장의 공이 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사실 국감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반대 측으로부터 공격당할 수도 있는데, 홍 이사장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오직 환자들을 위해 그걸 해냈다”면서 “이에 따라 이제는 SSRI 처방 규제 폐지를 어느 한 특정과의 의견으로만 치부할 수 없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아 회장은 “SSRI는 현재까지 출시된 항우울제 중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인데 특정과에만 처방 제한을 두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그동안 당국이 SSRI 처방 규제 폐지를 신경과의 영역확대를 위한 주장으로 오해한 것 같은데 이번엔 (그렇지 않고) 구체적으로 진도가 나가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경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는 신경과 각 분야의 최고 실전 권위자들의 강의와 질의응답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오전 심포지엄에서는 신경과 의사들이 건보공단 방문확인이나 심평원 현지조사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한 대응 방안이 논의됐고, 당뇨와 파킨슨병의 약물치료에 대한 최신 업데이트 강의도 마련됐다. 오후 심포지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를 위한 명의 아카데미와 만성 통증 치료 방법 등의 강의도 진행돼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점심시간에 진행된 정기총회에서는 제11대 대한신경과의사회 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윤웅용 후보가 차기 회장으로 추대됐다.

윤 신임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신경과의사회의 발전을 위해 외부적으로는 신경과의 위상 증진, 내부적으로는 역량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현지조사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의사회 내에 상설 TF를 구성하고, 언론홍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대외업무 담당 임원직을 신설하며, 정책강의와 토론 부문도 강화하겠다”면서 “신경과학회와 공동으로 전담팀을 만들어 신경과의 진료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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