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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직업윤리 바로잡는 계도·자정활동 하겠다.”
“의사 직업윤리 바로잡는 계도·자정활동 하겠다.”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11.01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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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육 동작구의사회장
코로나로 봉사 기회 더 많아져···개원의에게 특히 중요한 덕목 ‘성실함’

김육 동작구의사회장(사진, 서문내과의원 원장)은 최근 의사신문과 만나 “임기 중 의사의 직업윤리를 바로잡는 활동을 전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의 지금 자리에 개원한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김 회장이 늘 환자들을 대하며 갖고 있는 지론은 “어떠한 경우에도 환자를 해코지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한다.

“의사는 환자에게 올바른 의학지식을 제공할 의무가 있는데, 최근에 인터넷이나 각종 TV프로그램을 통해 잘못된 의학지식이 정확한 정보처럼 마구 확산돼 환자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어요. 특히 노인환자들이 비공인 약물요법에 현혹되는 모습을 보고 분노하며 꼭 환자들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김 회장은 지역케이블방송에 출연해 의학지식의 팩트를 체크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심지어 의사들 중에서도 잘못된 지식을 갖고 환자들에게 전달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막기 위해 계도 및 자정활동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육 회장은 지난 1988년 순천향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 내과 수련 전임강사를 지낸 후, 지난 1993년부터 지금까지 서문내과의원을 운영하며 지역주민들의 주치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동작구의사회 회무에는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정책이사로 첫발을 들였고 이후 총무이사, 부회장 등을 역임한 후 지난 2월 제41차 동작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회장은 특유의 원만한 성격 탓에 회원 상호 간 친목과 연대에 큰 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그 역시 자신에 대해 “전면에 나서 이끄는 타입보다는 함께 조율해서 나아가는 타입”이라고 소개하며 “공기나 물처럼 평소엔 티가 잘 나지 않으면서도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 구의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의료계가 한참 어려운 시기에 구의사회장직을 맡게 된 김육 회장은 “어려운 시기지만 그만큼 팬데믹 상황에서 의사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올바른 의료정보를 전달하며 진료에 매진하다 보면 곧 어려움도 타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개원가에서 PCR검사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봉사할 기회도 더 열려 있고, ‘위드 코로나’로 강화될 재택진료에 있어서도 개원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회장은 최근 의사의 전문성을 훼손해 의사와 환자의 신뢰를 무너트리는 제도나 법률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최근 입법화된 ‘수술실 CCTV설치 법안’에 대해선 “극단적인 포퓰리즘으로 국민들을 너무나 큰 위험에 빠트린 법률”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어느 집단이든 하위 5%가 있는데 그들을 기준으로 모든 의사들을 도매금으로 취급해 잘못된 법률이 제정됐다”며 “이로 인해 의사들이 고난도위험수술을 기피함으로써 환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반드시 이 문제를 초래한 정치인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급의사단체인 서울시의사회와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에 대해선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잘 활용하기 바란다고 했다. 김 회장은 “지금처럼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전문가단체도 ‘화전양면(和戰兩面)’을 잘 구사해야 한다”며 “정부와 무조건 싸워서도 안 되고 반대로 무조건 협력만 해서도 안 된다. 필요할 땐 싸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협상을 하는 이원화 전략을 잘 구사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의사사회는 그런 능력이 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육 회장이 의사가 된 계기는 조금 특별하다. 대학 입시가 얼마 남지 않은 고3 시절 ‘심내막염’으로 서울대병원에 4개월간이나 입원해 죽을 고비를 넘겼는데 당시 자신을 돌봐 주던 의료진이 그렇게 멋있게 보일 수가 없어서 그때부터 막연히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특히 당시 간호사 한 분을 추억했다.

“당시 제 혈관이 보이지 않아 주사를 놓는데 인턴들이 13번을 시도해도 실패했는데, 그 분이 와선 ‘원 샷’에 성공하는 모습이 그렇게 멋있게 보일 수가 없어서 그때부터 막연히 의업에 종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금까지도 그 분의 성함이 잊혀지지 않네요.”

이후 경제학과에 입학했다가 다시 대학 입시를 준비해서 남들보다 다소 늦은 나이에 의과대학에 입학하게 됐다고 한다. 김육 회장은 이때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3번이나 넘겼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30년간 진료를 하다 보니 개원의에게는 ‘스마트함’ 못지않게 ‘성실함’이라는 덕목이 중요하다는 결론도 얻게 됐다고. 

김육 회장은 “누구보다 제 자신이 환자로서 많은 고생을 해 본 만큼 환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의업을 놓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진료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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