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5:22 (금)
“고혈압 진단 시 매년 지질검사 받아야”
“고혈압 진단 시 매년 지질검사 받아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10.27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사망 순위 상승···국민 3명 중 1명 환자, 절반은 이상지질혈증

30대 직장인 A씨는 심한 두통 증상을 업무 스트레스 정도로 치부하다 문득 부모님 모두 고혈압 약을 복용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동네 의원을 찾아 혈압을 잰 결과 수축기 혈압이 180mmHg을 넘어 깜짝 놀란 A씨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A씨는 몇 년 후 우연히 공복혈당을 쟀다가 300mg/dL이 넘게 나오는 바람에 부랴부랴 병원을 다시 찾았고, LDL‐콜레스테롤 등 지질 수치 또한 좋지 않다는 점을 의사로부터 듣게 됐다. A씨는 “현재 고혈압 약제에 이상지질혈증 약제를 추가해 복용하고 있고, 모든 수치가 정상적으로 관리되고 있어서 다행이다. 다만 고혈압 환자는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합병증에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잘 알았더라면 선제적으로 잘 관리했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 9월 28일 통계청은 우리나라 2020년 사망원인통계를 통해 고혈압성질환이 사망원인 9위(10만명 당 11.9명)로 지난해 10위보다 1단계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0대 사망원인 중 패혈증과 함께 유일하게 상승한 질환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이 고혈압 환자라고 추정하고 있다. 주로 고령에서 발병하고 있긴 하나 A씨의 사례처럼 2030 세대에서도 많이 발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더 큰 문제는 고혈압 자체에 그치지 않고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인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고혈압학회 2020년 Factsheet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환자의 53.8%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2020년 Factsheet에 따르면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130ml/dl 이상인 환자 중 68.3%가 고혈압을 동반하기도 했고, 국내 성인 이상지질혈증 환자 비율은 전체 연령에서 38.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0대(46.8%), 60대(54.7%), 70대 이상(50.2%)에서 절반 가량이, 30대(28.3%), 20대(18.9%)의 젊은 층도 4~5명 중 한 명꼴로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었다.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여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사망에 이르는 심뇌혈관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지난해 3월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법 개정으로 국가 차원에서 고혈압과 함께 심뇌혈관질환으로서 예방 및 진료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7월 9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와 주최한 정책 간담회에서 연자로 나선 아주의대 김대중 교수는 “혈압과 혈당이 높은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경우 급성 질환으로 번질 위험이 7배 이상 커지기 때문에 더욱 선제적인 관리가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심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요 사망원인이라는 것이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0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앞서 이야기한 고혈압성질환과 더불어 10대 사망원인 중 2위가 심장질환 (인구 10만명 당 63명, 2019년 60.4명 대비 증가), 4위가 뇌혈관질환(10만명 당 42.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환자에게 동반되는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선제적인 합병증 예방과 지속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서는 국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적정성 평가 제도’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개정된 2020년(16차) 고혈압 적정성 평가제도는 지난해 7월부터 고혈압으로 외래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 병·의원이 혈액 검사를 잘 실시했는지를 평가하는 게 주요 골자다. 

이러한 정부와 의료계의 노력으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동반 치료 환자가 더욱 늘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고혈압 환자의 낮은 복약순응도가 혈압조절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지적하며 복약순응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환자 치료 시 복합제 단독요법이 각각의 단일제 병용에 비해 복약순응도가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2020년 대한고혈압학회 Fact sheet에 따르면 전체 성인 고혈압 환자 중 2제 이상 복용하는 비율이 6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임상 현장에서도 이러한 단일제형의 복합제들이 도입돼 있다. 일례로 이 중 아토르바스타틴‐암로디핀 성분의 복합제 ‘카듀엣’의 경우 임상 연구를 통해 각각의 단일제 병용요법 대비 복약순응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혈압 치료 계열인 CCB(Calcium Channel Blocker, 칼슘채널차단제) 또는 스타틴을 6개월 동안 복용한 환자가 아토르바스타틴‐암로디핀 성분의 복합제 또는 CCB+스타틴 병용요법으로 변경했을 때 복약순응도를 측정한 결과, 복합제 투여군(n=1,537)의 복약순응도는 56.5%에 달한 반면 CCB+스타틴 병용요법 투여군(n=17,910)은 21.4%에 그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암로디핀은 미국의 합동위원회(JNC) 및 유럽 심장·고혈압학회(ESC·ESH)와 같은 전 세계 주요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는 고혈압 치료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