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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제35대 상임진 칼럼] 2031년 10월 23일 의사신문 기사
[서울시의사회 제35대 상임진 칼럼] 2031년 10월 23일 의사신문 기사
  • 의사신문
  • 승인 2021.10.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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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총무이사 박상협(소중한유여성외과의원장)
           박상협 서울시의사회 총무이사

의료계에서 강력히 반발해 온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결국 국회를 통과하였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국민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2032년 1월 1일부터 AI닥터에 의한 진료만으로 한정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의사에 의한 진료는 올해 말까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3년 전 AI닥터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시킨 이후 큰 폭의 적자 개선 효과를 보았고 결국 이번에 기존 의사들을 건강보험에서 배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게 된 것이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인해 의료기관은 대부분 의사들을 해고하고 모든 진료를 AI닥터 프로그램으로 전환할 것이 확실시 된다. 일부 의사들은 제약회사나 메디컬프로그램 회사, 기초의학 연구 분야로 갈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은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않는 비급여 진료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가 된 비급여 분야의 상황을 보았을 때 의사들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진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기존 의사들의 생존과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뾰족한 해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의사들을 진료에서 배재시켜 놓고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또다시 세금을 들여 대책을 만드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많다.

의료계는 AI닥터가 오진율이 높고 책임 문제가 있다며 꾸준히 반대해 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AI닥터 프로그램이 속속 개발되면서 많은 연구 결과 기존 의사보다 AI닥터의 정확도가 훨씬 높다는 것이 입증되었고, 원격진료가 가능하여 집에서 편안하게 진료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의료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게 되었다. 실제 AI닥터 오진율은 0.01% 이하로 알려져 있고, 원격진료 비율은 90%가 넘으며, AI닥터 프로그램 운영 비용은 의사 평균 연봉의 5%에 불과하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수많은 나라들이 AI닥터를 속속 도입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G20 나라들 중에서 AI닥터를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일본만 남게 되었다. 

AI닥터 도입 초기에 심한 거부감을 보이던 여론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기존 진료 방식에 익숙한 국민들도 원격진료에 서서히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정적으로 여론이 돌아서게 된 계기는 의사들의 파업이었다. 의료계는 AI닥터 반대를 주장하며 3년 전부터 파업을 반복해오고 있다. 의사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국민들은 AI닥터를 체험할 기회가 생겼고 AI닥터의 정확성, 편리함, 저렴함에 입장을 바꾸게 된 것이다.

의료계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10여 년 전 코로나 사태 때 필수의료 강화를 명목으로 여러 공공의대를 신설하여 의사 정원을 늘렸고 현재 의사 수는 30만 명을 넘고 있다. 쏟아져 나온 의사들은 정부 예상과는 달리 필수의료에서 빠져나와 급여, 비급여 모든 분야에서 경쟁하며 포화상태가 되어 버렸다. 또한 정부는 AI닥터 프로그램이 건강보험에 들어올 일은 없다고 공언하였으나 1년 만에 건강보험 적용을 밀어부쳤고 급기야 의사들을 건강보험 진료에서 배제시켜 버렸다. 의료계는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와 정부 결정에 대한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로 인해 사실상 공염불에 불과하다.

올해 입시에서 전국 대부분 의대에서 미달사태가 났다. 반면에 간호학과와 각종 의료기사학과들은 수 백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AI닥터와 원격의료의 발전으로 의료체계는 크게 바뀌고 있고 간호사와 의료기사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반면에 의사들은 생존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벼랑 끝에 서게 된 의사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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