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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별도기관 세워 고객센터 1600여명 직고용
건보공단, 별도기관 세워 고객센터 1600여명 직고용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10.22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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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국공 사태’ 논란에 공단 “추가예산 없고 취준생 기회 안 뺏었다”
본원과 이사장·이사회·정관 동일···별도 예산 편성해 인사·임금은 별도 적용

건보공단이 현재 민간 위탁 중인 고객센터(콜센터) 직원 16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이 문제에 대해 지난 6월부터 본격 논의한 지 약 4개월 만의 일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은 사회적 논의기구인 ‘민간위탁 사무논의협의회’가 6개월여 동안의 집중논의 끝에 고객센터의 현행 민간위탁운영방식을 소속기관(직접수행방식)으로 변경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그동안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본원이 직접 고용을 하거나 별도의 기관장이나 운영규정이 있는 자회사를 설립해 고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 법인인 건보공단과 이사장과 이사회, 정관이 동일한 기관으로 설립돼 공단 이사회의 통제를 받으며, 별도의 예산이 편성돼 인사와 임금 등은 별도로 이뤄지는 것으로 최초로 시도되는 방식이다.

현재 공단 고객센터는 11개의 민간협력사가 공단과 2년 단위로 도급계약을 맺어 위탁 운영되고 있으며, 전국의 7개 지역에서 1633명의 상담사가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현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힘입어 상담사들로 이뤄진 고객센터 노조가 올해 초부터 고용 직영화와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세 차례의 파업을 벌였다. 반면, 같은 민주노총 소속인 공단 정규직 노조는 “공정의 탈을 쓴 역차별”이라며 고객센터 상담사들의 고용 직영화를 반대해 청와대 청원까지 올렸다. 건보공단 직원들과 공단 입사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은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지난 6월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원주 본원 로비에서 고객센터 노조의 파업 중단과 건보공단 노조의 사무논의협의회 참여를 요구하며 3일간 단식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에는 김용익 이사장이 “고객센터 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건보공단 노조는 사무논의협의회에 참여해 달라”며 원주 본사 사옥 로비에서 3일간 단식을 벌여 기관 최고 운영자가 노조 간 갈등 해결을 촉구하며 직접 단식을 단행하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발생했다.

협의회는 그동안 △민간위탁 지속 △자회사 전환 △소속기관 전환 △직접고용 등 4가지 고용 방안을 열어 놓고 논의를 지속해 왔다. 

그동안 공단 고객센터 상담원 직고용으로 인해 공정성이 위배될 수 있다며 “추가예산이 소요된다”, “취준생들의 취업기회를 빼앗는다”, “노조가 떼쓰기로 들어줬다”는 등의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특히 건보공단 내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공정가치연대’는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간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에 이번 ‘직고용’을 반대하는 광고를 게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단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추가재정이 소요되고 이로 인해 건강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 “소속기관으로 변경하여도 현재 민간위탁으로 운영 중인 정원과 예산(도급비)을 그대로 옮겨서 운영하기 때문에 별도의 예산증액이나 추가 인력증원은 없고 건보료도 인상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취업준비생의 취업기회를 빼앗는다”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공단의 정규직 채용은 행정직, 요양직, 전산직 등이며, 상담직은 없다. 취업준비생 대부분이 공단의 정규직 시험을 준비하고 있지만, 상담직을 원하는 분은 소속기관인 고객센터의 채용계획에 따라 지원하면 된다”며 “따라서 소속기관 때문에 공단이 정규직을 덜 뽑거나 채용계획을 바꾸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무조건 떼를 쓰면 들어준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고객센터노조가 ’직고용‘을 요구하며 올해 3차례의 파업을 벌였지만 이 때문에 협의회 결정만 지연되었을 뿐이었고, 파업은 협의회의 결정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다”며 “일부에서 ’채용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앞으로 구성될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에서 시험 등 공정한 채용절차와 필요한 사항들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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