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9:45 (목)
“의료악법에 침묵하면 안 돼···어떤 것도 가질 수 없다”
“의료악법에 침묵하면 안 돼···어떤 것도 가질 수 없다”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10.12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김선봉 강서구의사회장
분노와 자괴감 일으켜···불미스런 일 발생 시 의협 중심 저항으로 맞서야
비급여 공개 등 모든 통제는 결국 기관 위상 강화용···위헌 소송 등 필요

“침묵하면 어떤 것도 가질 수 없습니다.”

김선봉 제15대 강서구의사회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인터뷰에서 의료계를 옥죄는 각종 악법에 대해 회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 의사였던 김 회장은 지난 1987년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하면서 꿈꾸던 의업의 길에 들어섰다. 전공은 비뇨의학과. 전문의 수련을 마치고 지난 2004년 양천구에서 첫 개원을 한 후 2007년에 지금의 위치인 강서구로 이전했다. 강서구의사회 기획이사,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다가 자연스럽게 회장직까지 맡게 됐다고 한다.

강서구는 지난 1977년에 행정구역이 영등포구에서 분리됐다. 이때 강서구의사회도 영등포구의사회에서 분리돼 이후 43년이 지나며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다. 김 회장은 강서구를 “최근 마곡지구 개발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매우 역동적인 지역인 동시에 오랜 역사를 가진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이러한 지역적 특징 때문에 어르신부터 아이까지 넓은 연령층이 분포하고 있어 회원들의 전문과목 또한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구성되며 신구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김선봉 회장은 앞으로 3년간 중점 회무 추진 사항으로 “구의사회의 위상에 맞는 역할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회원의 소속감 고취 그리고 동료의식의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

그러면서도 수술실 CCTV설치 법안, 의사면허 결격사유 확대 법안 등 의사의 전문성을 훼손하며 환자와 신뢰를 무너트리는 각종 제도나 악법에 대해선 절대로 침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말 문제가 많습니다. 매일 환자들을 대하며 최선을 다해 진료하는 의사들에게 분노와 동시에 자괴감을 일으키는 전형적인 악법이죠. 만약, 이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면 거센 저항을 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문제 해결이나 개선을 위한 활동은 당연히 서울시의사회나 의협 등 상급단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회원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의견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그것을 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대표자나 수장이 해야 할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회원들의 요구에 반대되는 방향으로만 가지 않는다면 지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비급여 진료비 공개가 시작됐다. 이에 대해선 결국 통제를 하려는 공직자들의 생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관계 기관들이 의료를 통제하며 더욱 강한 압박을 한다”며 “국민들을 위해서라는 ‘허울’을 씌워 놓고 있지만, 결국 자신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풀이했다.

이번 비급여 진료비 공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러한 통제에는 저항으로 맞서야 한다”며 “위헌 소송 등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해야 하는 것들을 명확히 정하고 철저한 손익 계산에 기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서울시의사회, 대한의사협회 등 상급단체의 회무에 대해선 “사실 이전에는 잘 몰랐지만 구의사회장이 된 후 정말 많은 분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며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며 그에 걸맞는 좋은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선봉 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꿈이 의사였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런 만큼 늘 언제나 환자들을 정성껏 치료해 도움이 되었을 때만큼 큰 보람을 느끼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회의감은 가능하면 갖지 않으려고 합니다. 즐겁고, 긍정적인 것만 생각하기에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고 수시로 생각하면서요. 그게 지금으로선 환자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