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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 톡신 시장 성장세, GS그룹 ‘휴젤’ 인수로 더 주목
보툴리눔 톡신 시장 성장세, GS그룹 ‘휴젤’ 인수로 더 주목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8.26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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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대 호황···글로벌 시장 10조원 이상 형성 예상, 치료용 수요만 60% 넘어

GS그룹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휴젤 인수에 나서 휴젤은 물론 국내외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휴젤의 최대주주인 Leguh Issuer Designated Activity Company(이하 LIDAC)는 GS그룹과 국내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출자한 해외 법인 SPC와 아시아 헬스케어 전문 투자 펀드 CBC 그룹,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가 참여한 다국적 컨소시엄 ‘APHRODITE ACQUISITION HOLDINGS LLC’와 휴젤의 보유주식과 전환사채를 양도한다는 내용의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계약의 규모는 약 1조7240억 원, 지분율은 46.9%다. GS는 이번 계약을 위해 IMM인베스트먼트와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각각 1억5000만 달러씩 투자해 지분 27.3%를 취득했다. 인수 후  컨소시엄이 중심이 돼 휴젤을 경영하며, GS도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휴젤은 지난 2001년 문경엽 박사와 동양성형외과(현 BK성형외과) 홍성범, 신용호 원장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2010년부터 보톨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Botulax)의 정식 판매를 시작해 급격히 성장하며 2016년부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당시 국내 1위를 차지했던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균주 출처를 놓고 장기간 분쟁을 벌이는 사이 선두로 도약했다.

휴젤은 현재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28개국에서 보툴리눔 톡신을 판매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4번째,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진출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올해와 내년에 품목허가 승인이 유력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바이오 시장 진출을 모색하던 국내 굴지의 대기업 GS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국내 선도 보톨리눔 톡신 기업 인수에 나서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미래 전망에 관심이 모아진다.

애초 휴젤의 인수전에는 제약기업은 물론이고 GS뿐만 아니라 신세계, 삼성물산, SK 등 다양한 대기업들이 거론됐다. 휴젤과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던 중국 사환제약도 인수전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심지어 글로벌 제약사인 존슨앤존슨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높은 매각가로 포기하고 결국 GS가 나섰다. 이는 그만큼 휴젤은 물론이고 글로벌 보톨리눔 톡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휴젤뿐만 아니라 대웅제약, 메디톡스, 종근당 등 국내 보툴리눔 톡신 생산 기업들은 현재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모두 선전하며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44.8% 확대됐고, 특히 해외 시장에서는 무려 98.5% 가량 치솟았다. 영업이익률도 크게 개선돼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8% 성장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은 1532억8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수출액을 기록했던 지난 2019년(2570억 원) 동 기간보다도 4.3%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 수출액을 살펴보면, 올해 7월 누적 기준 중국이 627억 원(40.9%)으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이 194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은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유일하지만 향후 휴젤 등 다른 국내 업체가 허가를 받을 경우 미국 수출액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대(對) 미국 올해 7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5억 원에서 103.6% 성장해 그만큼 시장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다. 중국과 미국 외에 브라질, 태국, 일본 등 다른 해외 주요 시장들의 수출액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미래 시장 전망이 더 밝은 이유는 또 있다. 근육에 영향을 주는 제제의 특성상 미용 목적뿐만 아니라 뇌졸중 후 상지 근육 경직이나 뇌성마비로 인한 첨족기형 등 난치병 치료제로도 사용되고 있어 치료용 의약품으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미용 목적보다 수요가 더 많아 치료용 수요만 6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일각에선 현재 5조 원 정도인 글로벌 시장 규모가 수년 내 1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국내 1위 보툴리늄 톡신 기업 인수를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보툴리눔 톡신뿐만 아니라 국내 전체 의약품이 신뢰를 받고 있고,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기업들이 미래 신사업인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는 사례는 앞으로도 점점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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