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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코로나 치료제 개발 활발···여전히 ‘백신’이 우선
국내외 코로나 치료제 개발 활발···여전히 ‘백신’이 우선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7.27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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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도입 이후 필요성 감소했지만 델타 변이 확산으로 다시 주목
치료제가 변이 바이러스에 안정적으로 대응한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

국내외 제약회사들이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실 올해 초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될 때만 해도 치료제는 그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확진자가 대폭 감소하면 백신에 비해 비용 대비 치료 효과성이 크게 떨어지는 치료제는 필요성이 거의 없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나 중증 입원률이 2배 이상 높고 치명률도 더 높을 가능성이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확산되어 백신 접종이 본격화됐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더 늘고 있고, 이보다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도 언제든지 열려 있어 코로나19 ‘치료제’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개발한 총 42건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이 약물재창출 또는 신규물질로 국내에서 승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인 21건이 개발이 종료됐는데 이 중 애초 큰 기대를 모았던 렘데시비르(길리어드사이언스)는 약물재창출 목적 3상 임상 시험까지 종료됐지만 유효성에 대한 논란이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종근당과 녹십자 등 국내 제약업체들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상당수는 식약처 허가·심사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임상시험에서 위약과 대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치료효과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녹십자가 개발한 코로나19 혈장분획치료제 ‘지코비딕주’의 경우 검증 자문단을 통과하지 못하고 추가임상자료를 제출할 것을 권고받았지만 식약처가 임상설계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녹십자는 더 이상 임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하고 사실상 치료제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의 이같은 결정을 두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가운데 백신에 비해 비용 대비 치료 효과가 명확한 치료제가 설 자리가 불분명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국내 최초로 조건부허가를 받아 일선 의료 현장에서 사용 중인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마당에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감이 적잖게 형성됐다. 다른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치료제들도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큰 기대를 받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는 사정이 달라졌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훨씬 더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급습해 백신 접종이 본격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노바벡스 등이 개발한 기존 코로나19 백신의 대부분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백신 접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백신 접종과 더불어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확보된 치료제가 하루 빨리 개발, 보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화이자와 일본 제약사 시오노기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타미플루’처럼 기존 주사제에 비해 널리 쓰일 수 있는 경구용(알약)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외 제약사들은 자사가 개발 중인 치료제 후보물질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연구를 진행, 홍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델타 변이로 인해 아무리 치료제의 역할이 다시 부각되며 각국에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더라도 코로나19 유행 확산을 차단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게임 체인저’는 여전히 백신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7일 본지와 통화에서 “치료제는 기대해 볼 만은 하지만 백신 자체도 중증화 및 사망 예방효과가 매우 높고, (각 제약사들이 제시한) 치료제가 변이 바이러스에 안정적으로 대응한다는 근거도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치료제 개발을 위한 투자와 노력은 계속해야 하겠지만 어디까지나 백신의 보조적 수단이기 때문에 치료제보다는 백신 접종이 우선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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