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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체주의 방역과 사회주의 건강보험
[기고]전체주의 방역과 사회주의 건강보험
  • 의사신문
  • 승인 2021.07.0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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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방역으로 겪어보는 전체주의 행정
이세라 서울특별시의사회 부회장

지난 2020년 1월 21일 국내 유입으로 시작된 우한폐렴은 코로나19로 명명된 이후 벌써 1년 5개월여를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방역을 위해 중국인 입국 금지와 같은 제안이 있었고 마스크 착용이나 백신 개발 등 다양한 방식의 감염병 제어 방식들이 제기되었다.
최근에 대두되는 문제는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과 백신의 교차접종 문제다.

독감으로 알려진 인플루엔자 백신을 보자. 20여 년 전 접종이 시작될 때부터 의료인 사이에서는 “변이가 심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매년 접종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거나 바람직한가?” 그리고 더 핵심은 “독감 백신을 접종하였을 때 독감(인플루엔자)에 감염되지 않는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인플루엔자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의 경우 20여종 이상의 다양한 바이러스 종류 중에서 3개 정도만을 매년 선정하여 백신으로 개발한다. 전파가 예상되는 주요 바이러스 변이를 백신으로 개발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의 문제로 넘어가 보자. 의료계 내에서 코로나19 초기부터 나왔던 가장 큰 화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가 많은 종류여서 백신 개발이 쉽지 않고 시간도 10년 정도 소요될 정도로 많이 걸릴 것이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코로나19 백신은 개발되었다. 그런데 백신이 접종되기 시작할 무렵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였다. 또 백신의 부족으로 인해 서로 다른 작용기전이나 생산회사가 다른 백신을 교차접종이라는 방식으로 접종하는 것까지 진행되고 있다.

백신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이 있다. 또 바이러스는 지속적으로 변이한다. 그리고 백신의 개발과 접종 방법 또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적용된다.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다. 

질병이나 질병을 치료하는 문제도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나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발생하는 증상과 치료와 변이가 다양한 것 인식하고 공감해야 한다. 현재 건강보험 규정상 의사들의 의료행위는 약 4000여 가지로 분류된다. 질병의 종류는 2만 가지가 넘고 나이나 성별 그리고 환자의 개별 상태가 모두 다른 것을 감안하면 건강보험에서 정한 몇 가지 기준으로는 환자의 다양성과 치료의 다양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방역 문제도 보자. 코로나19 방역에서도 초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3단계로 분류하였다. 이 지침은 자영업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야 했다. 개별 영업소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 지침이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지자체장이 지역상황에 맞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적용하도록 자율성을 부여하였다. 
 
코로나19 방역, 증상, 백신 그리고 치료 문제 등을 겪고 있는 현재 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 바이러스 전파 양상의 변화 그리고 백신 접종 방식의 응용 그리고 사회적 요구에 의해 획일적인 방역지침과 접종방식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지자체장에게 자율성을 부여하였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다양한 질병과 환자 개별 상태를 감안하여 최선을 다하는 치료를 한다. 그러나 건강보험의 각종 규정과 제한은 이런 부분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수 십 년을 버텨왔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에게도 전문가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성을 보장하고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료 행위를 하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는 코로나19 방역보다 더 많은 다양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건강보험법과 건강보험 급여기준에 의해 적용되는 기준만으로는 환자에 대한 최선의 진료를 의사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비용 절감, 전체주의적 통제만을 생각하고 다수의 의견을 반영한다고 포장한 채 전문가의 판단과 행위에 대한 갑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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