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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진단·치료부터 사회복귀까지···“심리지원, 제도화 필요”
암진단·치료부터 사회복귀까지···“심리지원, 제도화 필요”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7.02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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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관리 사각지대 정책토론회 열려···지역사회 암환자 심리지원 서비스 제안

암 진단과 치료부터 사회복귀까지 암 환자에 대한 심리지원을 제도화해 상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암 치료 환경의 비효율 개선을 위한 단체 ‘올캔코리아’(대표 최성철)와 국회 ‘존엄한 삶을 위한 웰다잉 연구회’(대표의원 김상훈∙인재근, 연구책임의원 서영석)는 1일(목) 오후 2시 ‘암환자 심리지원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암관리 사각지대 체크포인트: 암환자 심리에서 길을 찾다’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암환자의 심리적 어려움 해소를 위해 지역사회에서 지속가능하고 실효성 있는 암환자 심리지원 방안이 모색됐다.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유은승 고려사이버대 상담심리학 교수<사진>는 ‘암환자의 심리적 어려움,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유 교수는 “암 치료 후 심리지원에 대한 환자의 요구도가 높아도 암환자 측면에서 심리 관리에 대한 문제인식이 부족하다”며 특히 “이 중 암환자로 낙인을 찍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접근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의료진 측면에서도 “암환자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디스트레스를 다루는 전문 기술도 부족하며, 이러한 관리 프로그램 부재로 실제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낮은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는 이은영 올캔코리아 한국백혈병환우회 위원<사진>이 ‘암환자 입장에서 심리적 지지 필요성 및 정책 제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올캔코리아가 진행한 암환자 설문조사 결과 등을 인용하며 “암환자들은 암 진단부터 치료 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다”며 “경증의 심리적 문제를 가진 암환자를 위해 병원 밖 접근성 높은 심리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으로 이 위원은 기존 지역사회 중심의 사업에 암환자심리상담지원서비스를 신설하거나 암치료병원∙보건소 연계형 암환자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안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암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의견을 제시했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한국임상심리학회 회장)는 “올해 초 발표된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에 포함된 ‘공공 심리지원센터(가칭)’가 지역사회에 확대되면 암환자 및 가족을 위한 다양한 심리지원 서비스의 폭넓은 보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정원 삼성서울병원 의료사회복지사는 “암환자의 디스트레스를 측정, 상담하는 입장에서 암치료 단계마다 제공돼야 할 심리 관련 정보의 체계화된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다. 또한 암환자 상담서비스를 진행할 전문가는 환자의 정서적 변화에 대한 트레이닝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인근 가천대길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환경은 암환자의 심리적 어려움까지 살피기 어렵고 다양한 한계점이 존재한다. 진단부터 다학제 진료팀에 정신건강의학 또는 심리상담 서비스를 포함하고 환자의 선입견을 없애기 위한 사회적 캠페인, 다양한 지원책을 통한 상담 등의 서비스 확대와 수가 신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장윤정 국립암센터 암관리정책부장은 “암환자의 디스트레스 경감을 위해선 전문 정신심리적 상담 외에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 암을 겪은 환자들이 신규 암환자를 멘토로 도와주는 것이 효율적이며, 멘토 양성지원과 필요 시 전문적 진료와 상담, 지원이 연계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 통합지지체계 안에서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암 투병을 한 경험이 있는 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는 “기자이자 암 환우로서 암치료과정을 겪으며 육체적 고통보다 힘들었던 것은 불안과 공포, 두려움이었다. 이러한 심리적 문제 해결을 위해 암 환자에 대한 특화된 상담 서비스 모델 개발과 적절한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며 특히 “코로나 사태에도 가능한 비대면 상담과 심리특강 등도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부 당국 관계자는 암환자 심리지원사업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하며 전문가와 협의해 정책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상균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암환자 심리지지사업은 보건복지부의 핵심사업이며, 이 방향에 대해 전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암환자 심리지지사업을 다른 사업과 연계하고 확대적인 접근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해 앞으로 이 방향에 대해 전문가와 협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정책 제안을 개발하고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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