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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고 교체주기 짧은 병원정보시스템, 이젠 클라우드로 해결
비싸고 교체주기 짧은 병원정보시스템, 이젠 클라우드로 해결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5.28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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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료원, 네이버와 함께 상급종병 최초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 도입
표준화·데이터공유로 맞춤형 정밀의료 제공, 의원급까지 보급 확대 나서

“클라우드 기반 정밀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팬데믹 상황에서도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환자진료 서비스가 가능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초창기 경영층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의사결정을 내린 덕이 컸습니다.”

이상헌 P-HIS 사업단장(고려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밀의료정보시스템(이하 P-HIS, Precision Hospital Information System) 개발사업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P-HIS는 환자별 맞춤형 정밀의료를 위한 의료 데이터 저장과 병원 운영 전반에 필요한 디지털 업무 시스템이다.

병원정보시스템은 날이 갈수록 복잡다변화돼 구축비용이 수백억 원에 이를 뿐만 아니라 보통 10년 주기로 교체해줘야 한다. 이 때문에 대형병원이 아니면 선뜻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다. 또 막대한 금액이 투자되는 만큼 신뢰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 병원정보시스템 시장은 업력이 오래된 몇 개 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보건복지부는 고려대의료원을 국책사업 주관연구기관으로 선정해 6개 의료기관, 삼성SDS, 비트컴퓨터 등 8개 정보통신(ICT) 기업과 함께 P-HIS에 대한 국내 보급, 확산에 나섰다. 현재까지 1차 병·의원 39곳, 2·3차 3곳을 포함한 총 42곳에 P-HIS에 보급, 확산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구축사업에는 각종 자금까지 더해져 총 500억 원이 투입됐다.

앞서 고대의료원 산하 안암병원은 최근 국내 상급종합병원으로서는 최초로 네이버 클라우드와 함께 클라우드 P-HIS 구축에 성공했다.

P-HIS 도입이 가장 큰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임상 용어 표준화. 무려 8만9000여 건의 용어 및 코드를 표준화해 각 병원의 데이터 공유 및 활용을 쉽게 했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환자 임상 데이터를 비롯한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교류함으로써 환자 편의가 증가하고 중복 검사를 방지하며 환자 개인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정밀의료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 외래진료부터 입원, 원무 등 병원업무를 38개 표준 모듈로 개발해 의료기관 규모나 특성에 맞게 적용할 수 있게 했고,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P-HIS 구축으로 의원급 의료기관도 복잡한 의료 행정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이로써 올해 말까지 74곳의 의원급에 P-HIS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대의료원은 안암, 구로, 안산 등 3개 병원에 P-HIS를 시범 적용했다. 이상헌 단장은 “초창기 경영층이 350억 원의 자본을 투자하는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린 덕이 컸다”며 “이후 기능을 고도화해 네이버클라우드로 이전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모든 병원업무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 P-HIS로 전환한 안암병원은 현재 CPU, 서버, DB 등 성능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8월까지 나머지 2개 병원에도 적용하고, 이후엔 다른 국내 2~3차 종합병원 보급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또 해외진출 방안도 모색 중이며 현재 의원급 비급여 의료기관에 보급 중인 P-HIS 솔루션 비트플러스의 청구 및 입원 모듈도 고도화를 거쳐 앞으로 모든 진료과목을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류재준 네이버 헬스케어 총괄 이사는 “P-HIS 구축이 빠른 시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네이버클라우드였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별도의 전산실 구축 없이 모든 전산 자원을 클라우드에 담아 필요한 만큼 빌려쓰는 구조이기 때문에 월 이용료를 44.5% 절감할 수 있다는 것. 또 갑작스러운 트래픽 증가에 대비해 용량과 성능을 확장시킬 수 있게 했고, 의료기록이나 보험, 환자관리 등의 업무를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환해 인건비를 줄일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클라우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보안 환경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류 이사는 “네이버는 창립 이래 보안 사고가 전혀 었었다. 이미 금융클라우드에서 검증된 강력한 보안과 안정성은 P-HIS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대비 많은 수의 국내외 보안 인증 및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획득을 보유하고 있다.

류 이사는 “일각에선 병원정보시스템 도입으로 병원 업무의 효율화가 이뤄져 기존 병원 IT 인력의 감축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지만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을 습득한다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상헌 단장은 “이들은 IT인력 중 의료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 의료진과 잘 협력한다면 빅데이터 연구 등에 있어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단장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정밀의료정보시스템 시장에 과감히 도전해 미래의학에 보탬이 되고 의료 빅데이터의 핵심인 P-HIS와 클라우드가 상호 발전할 수 있게 협력 체계를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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