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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의원급 고용은 증가··· 상식적 결과 나오도록 할 것"
"코로나에도 의원급 고용은 증가··· 상식적 결과 나오도록 할 것"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1.05.1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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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장)
코로나로 인한 경영악화 속에 의원급 인건비는 오히려 증가
대개협이 수가협상 위임받은 첫해···"상식적 결과 얻어낼 것"
2022년도 의원급 요양급여비용 수가협상단이 내년도 수가협상과 관련 각오 및 계획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좌측부터) 조정호 위원(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김동석 단장(대한개원의사협의회장), 좌훈정 위원(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 강창원 위원(대한내과의사회 보험부회장)
2022년도 의원급 요양급여비용 수가협상단이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수가협상에 대한 각오와 계획에 대해 밝혔다. 왼쪽부터 조정호 위원(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 김동석 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장), 좌훈정 위원(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 강창원 위원(대한내과의사회 보험부회장).

“의료계 수가가 원가 '이하’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수가를 원가 '이상’으로 올릴 단초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을 맡은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13일 용산 의협 임시회관에서 의협 기자단과의 인터뷰를 갖고 이와 같이 내년도 수가 협상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내년도 수가 협상은 의원급 요양급여비용 협상 권한이 대한개원의협의회로 이관된 이후 첫 번째 협상이다. 자칫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게 김 단장의 판단이다. 그는 “아주 잘해도 환영받지 못하고 회원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수 있다”며 “협상에 대한 무거운 책임과 압박감을 느끼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이 코로나19의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 객관적 데이터로 입증되고 있고, 의원급은 더 힘든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감염관리료가 추가됐지만 의원급에 대한 지원은 적었을 뿐만 아니라, 의원급은 인건비에 대한 부채가 늘어난 걸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건비 부채 증가’ 이유를 ‘법정근로시간 준수’와 ‘주요 수당 지급’, ‘주5일 근무제’ 등으로 진단했다. 

특히 “수가 협상을 위해 데이터를 정리하다보니, 의원급 의료기관의 고용 인원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고용 창출을 했다는 것인데, (고용 인원) 증가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 같은 사정을 수가 협상에서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의원들의 재정이 악화됐는데도 오히려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가입자를 설득할 것”이라며 “가입자 단체에서도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도록 해 적극적으로 협조를 받아내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2.4%에 불과했던 의원급 수가 인상률은 의료계에 좌절을 불러왔는데,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의료서비스를 하려면 의료가 망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울 것”이라며 “묵묵히 손해를 감수하며 진료실을 지키고 있는 의원급 의료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수가 협상을 할 수 있도록 자문단과 함께 노력해 좋은 결과로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현 수가결정 구조 하에서 한계가 있겠지만 상식적인 협상 결과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주요 질의응답. 

Q. 내년도 수가협상을 대개협이 맡게 됐다. 어떤 의의가 있나 

“병원의 수가협상은 병협, 의원 유형 수가협상은 의협이 맡으면서 국민들에게 의협은 전체의사가 아닌 의원급을 대표하는 단체로 인식되는 단초를 제공했다. (의원을 대표하는)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수가협상을 맡는 것이 타당하다. 의협은 의료계 전체를 아우르는 의료계의 대표 단체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의협을 대신해 수가협상을 맡게 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Q. 이전 집행부의 수가협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까지의 수가 협상 방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공단이 처음 제시했던 수가 인상률보다 낮은 인상률을 받아들여야 하는 '페널티'가 있다. 지금의 수가협상 구조에서 전임 집행부의 수가협상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자체가 무의미하다. 재정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정해놓은 추가소요재정을 각 직역이 나눠야 하고, 각 직역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면 협상이 결렬돼 페널티를 받는 형태는 협상이라고 말할 수 없다.” 

Q. 전임 최대집 집행부에서 수가협상이 3년 연속 부결됐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있나 

“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14번의 협상이 있었다. 의협은 6번은 협상을 체결한 반면, 8번은 결렬시켰다. 다른 직역에 비해 결렬된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정상적인 협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의원급에서 건보재정 사용이나 비급여 수입이 줄어든 부분은 수가로 보상해줘야 한다. 지난해 수가협상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전혀 반영해 주지 않았다.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기본 진찰료를 포함한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상식적인 주장을 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추가소요재정분(밴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 무의미한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 추가소요재정분의 사전 공개가 필요하고, 최소한 협상 최종일 직전까지는 미리 공개돼야 한다. 올해는 수가협상 마지막 날 밤 12시를 넘기지 않도록 하겠다. 수가 협상이 진정성을 가지고 의료계 도움을 주는 협상이 되지 않는다면 의협회장과 모든 직역 회장을 모아놓고 '이런 협상을 해야되느냐. 함께 재고해보자'라는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Q. 현행 수가협상 방식은 SGR모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와 같은 구조에서 의원급의 수가인상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이 있나. 

“SGR(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은 미국에서 도입됐지만 정작 미국은 2015년 문제점이 많아 영구 폐기했다. 우리는 이 모형을 대체할 방법이 없다 보니 (여전히) 수가협상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어떤 모형을 사용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원가 이하’의 수가를 정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수가가 원가 이하인 상황에서 '목표진료비'와 '실제진료비'의 차이를 갖고 가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환자 감소로 (비축된) 건보공단의 재정 여유를 수가 정상화를 위해 전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현행 수가협상 방식은) 최소한 (수가가) 원가 이상은 된 이후에야 제대로 논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건보공단에서 공급자단체에 법과 제도(보장성 강화 등)로 인한 진료비 인상분을 제외한 ‘순수 진료비 증가’ 자료를 전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원급의 순수 진료비가 증가했나?

“지난 1년간 의원급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지만,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 의원급의 실질행위진료비(기본진료료+진료행위료) 증가율은 –1.47%로 나왔다. 병원 0.12%, 치과 –1.10%, 한방 –4.71%, 약국은 –7.67% 이었다. 0.12% 순증가한 병원이나 -1.10%인 치과 유형보다 더 크게 감소한 -1.47%로 확인된 것이다.

이보다 중요한 점은 인건비, 감염 관리비 등 운영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용 인원은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순수 진료비가 전년 대비 마이너스가 됐다.” 

Q. 병협과 보건사회연구원은 의원급의 환산지수가 올해 상급종합병원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은 환산지수가 다소 낮더라도 종별가산을 통해 동일 행위에 대해 의원급보다 높은 수가를 적용받았다. 종별가산률 차이를 통해 높은 수가를 받을 때는 조용히 있다가, 종별가산을 해도 역전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시기가 오니 '단일환산지수' 논리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일본 같은 경우엔 진찰료 등에서 의원급에 가산을 둬 더 높은 진료비를 책정하도록 제도화돼 있다. (우리나라도) 의료전달체계의 기초인 의원급에 높은 가산을 주는 종별가산제도가 필요하다. 

(부연하자면) 의료수가는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해 계산되지만 여기에 종별가산이 붙고, 병원계에 유리한 내용이 대부분인 각종 가산이 붙는다. 상대가치점수에서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몫이 줄어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가산 혜택 또한 받기 어려워 1차 의료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Q. 보건사회연구원은 환산지수를 단일 환산지수로 통일시킨 뒤 재정중립 원칙에 따라 상대가치점수와 종별가산을 조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의견은 

“환산지수는 수가를 계산하기 위한 척도이지, 그 자체가 수가는 아니다. 보사연의 주장에 일리가 없지는 않으나, 그보다는 유형별 상황에 맞는 보다 정확한 수가 산정 제도를 개발해야 한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진료의 기본이 되는 진찰료가 매우 저평가돼 있다. 이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단일환산지수는 수가협상단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의협 여러 위원회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다만, 상대가치점수 산정에 있어선 의원급을 배려할 필요가 있고, 안 된다면 진찰료 부분만이라도 분리시키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1차 의료 살리기 차원에서 종별가산을 조정하거나 폐지하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Q. 원가이하의 수가로는 협상을 할 수 없다고 했다.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김동석 단장 “현재 정상수가가 아닌 상태에서 공단이 ‘목표치’를 세워 SGR 모형에 억지로 끼워 수가를 만드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의미다. 공단도 ‘SGR 모형이 수가 몇 %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모형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정상수가가 아닌 상황에서 지속가능하지 않은 목표치로 증가율을 만든다는 것인데, 원가 이하 수가로 진료비 증가율을 만든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소청과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수입의 절반이 감소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건강보험 재정 여유분을 의사들에게 충분히 줘 ‘의원급 수가 원가’를 맞추자는 것이다.”

좌훈정 위원 “유형벌 수가 협상 초창기만 해도 ‘원가 모델’을 갖고 논의 했다. 당시 공단과 심평원은 의원급 수가가 원가도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SGR 모델에서는 원가에 대한 논의 없이 원가도 안 되는 수가를 인정하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 전년도 대비 올해 증가율에 대해서만 맞추는 식이다. 즉, 100m 달리기를 하는데, 출발선보다도 30m 뒤에서 시작하면서 선수들끼리 누가 앞에 가고 뒤에 가고 했는지를 따지는 형국이다. 
SGR은 미국에서도 국민에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해 폐기한 모델이다. 건보공단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SGR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 적용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SGR 모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록 30m 뒤처져 있지만 1m라도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Q. 끝으로 이번 수가협상을 지켜보는 회원들에게 전할 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염 위험과 경영 손실을 무릅쓰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회원들의 희생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정부는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묵묵히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고 있는 의사들이 폐원하지 않고 병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화답해야 한다. 의사들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의원 유형 수가협상에 나서는 첫 해다. 현재의 수가결정 구조로 인해 한계가 있겠지만, 회원들의 절실한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 상식적인 협상 결과가 나오도록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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