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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상생(相生)의 길··· 與 의원이 '상생 방역' 거들었다 '화들짝'
머나먼 상생(相生)의 길··· 與 의원이 '상생 방역' 거들었다 '화들짝'
  • 박승민·김광주 기자
  • 승인 2021.04.14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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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상생방역 '내 아이디어와 동일' 주장에 與 지지자들 뭇매
신현영 "현장 중심, 상향식 돼야 한단 취지··· 현 시점엔 안 맞아"
<사진=뉴스1>

의사 출신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당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상생 방역'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가 정부여당 지지자들의 집중 포화에 시달렸다. 신 의원은 논란이 거세지가 확진자가 증가추세를 보이는 현 시점에서 상생 방역을 추진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세훈 시장의 ‘서울형 상생방역’ 추진발표에 내가 계속 주장해왔던 상생방역 소통방역과 동일하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신 의원은 해당 글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위한 정책엑스포, 보도자료, 서울시 박영선 캠프를 통해 그동안 여러 루트로 꾸준히 상생, 소통의 방역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해왔는데 민주당에서는 활용되지 못한 정책이 그만 국민의힘 당에서 채택됐다”며 “코로나로 어려운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계신 시민들을 위해 오세훈 시장님! 상생방역 잘하십시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서울시장 등을 뽑는 재보궐 선거에서 '대패(大敗)'해 여권이 내홍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여당 현역의원이 야당 소속 서울시장의 정책을 칭찬하며 응원한 것이다. 

해당 게시글에는 이례적으로 1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신 의원의 소신 발언을 지지하는 댓글들도 있었지만 '왜 야당 편을 드느냐'는 식의 비판적인 댓글이 많았다. 

<사진=신현영 의원 페이스북>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서울형 '상생 방역’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식으로 규제에 초점을 맞춘 '일률적'인 방역 대신, 각자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생활 방역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이 중 자가진단키트 활용을 두고 특히 논란이 일고 있다. 오 시장은 유흥업소 등에 출입하기 전에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를 실시한 뒤 입장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는데, 아직 정확성이 크게 떨어지는 자가진단키트를 이런 식으로 활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여당은 “국민 생명을 볼모로 방역실험을 한다”며 연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정부도 ‘서울형 상생방역’과 관련해 “자가검사키트(자가진단키트) 활용을 전제로 다중이용시설 등의 출입은 현재로써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며 검토 단계로도 너무 이르다고 판단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신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세훈 시장의 상생방역과) 제 주장이 동일하다고 이야기 한 것은 ‘시민의 목소리를 중점으로 (하는) 생활맞춤 방역으로 가야한다’는 상생 방역이 가진 기본 컨셉이었다”며 “방역 시스템이 ‘톱다운’ 형식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근거에 기반한 상향식으로 바뀌어야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거리두기를 강화하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은 현재 상황에서 ‘상생 방역’은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며 “특히 (오 시장이 제안한) 자가검사키트 활용의 경우 아직까지 도입할 수 있는 키트가 없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신 의원이 ‘상생 방역’을 먼저 주장했다는 것에 대해 이전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차원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오 시장이) 신현영 의원의 아이디어를 참고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서울형 상생방역’은 신현영 의원이 주장하기 이전부터 중대본과 시민건강국에서 논의되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형 상생방역'과 관련해 이번 주말까지 서울시 차원의 매뉴얼을 마련하고, 다음 주에는 시행 방법과 시행 시기 등에 대해 중대본과 협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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