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당선되면서 향후 서울시 의료정책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료계 일각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헬스케어 정책이 사실상 원격의료를 하려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세훈 시장의 보건·의료 분야 정책의 핵심은 ‘개인의 건강을 행정 영역에 포함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IT 기술과 AI(인공지능)를 적극 도입한 서울형 헬스케어 △의료취약 계층 뿐만 아니라 전 시민의 건강 보장 △의료비 절감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가운데 의료계는 스마트 워치 등을 활용한 '서울형 헬스케어', 일명 '서울안심워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공약에 따르면 주치의가 서울시민의 스마트 워치를 통해 전송된 건강상태 및 중증 질환 전조증상을 모니터링하도록 한다고 되어있어 사실상의 원격의료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안심워치 도입과 관련해 오 시장은 시민의 건강관리 영역을 서울시가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공공보건 분야에 첨단 기술을 도입해 나아가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싱가포르의 '스마트네이션' 사업 사례를 소개하며 스마트 기기에 비만 예방 등 건강관리 미션을 부여하고 인센티브를 지급하여 개인 건강관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전국민에게 어플리케이션을 보급해 게임 형식의 건강 미션을 완료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인데, 현재 싱가포르 의 경우 한화 약 33만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스마트 워치의 활용이 단순히 건강관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중증 질환에 대한 치료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코로나 전조 증상인 고열, 심박수, 호흡패턴 등을 IT 기기를 통해 선제적으로 감지해 확산을 방지하는 데 사용되는가 하면, 장기적으로는 병·의원과 연계하여 제도를 확장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오 시장은 당선 이전부터 '서울안심워치'를 병원과 연계해 활용하는 방안을 공언해왔다. 동네병원처럼 개인이 자주 찾는 의료기관에 주치의를 두고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사실상 원격의료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오 시장은 이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와 협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향후 의료계와 어떤 식으로 합의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서울안심워치 사업을 실제로 추진할 경우 여기에 투입될 막대한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오 시장의 공약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만 8세 이상 모든 서울 시민에게 서울안심워치를 보급한다는 계획으로, 이와 관련한 예산은 최소 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올해에는 446억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하여 148만 명에 달하는 서울시내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지급할 1인당 3만원 상당의 웨어러블 기기 구입과 앱 개발 비용(약 2억원) 등을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이를 전 시민에게 확대하여 적용하기 위해선 약 2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김광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