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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카페조차 '카더라' 난무, 정확한 정보 전달하려 유튜버의 길로
난임 카페조차 '카더라' 난무, 정확한 정보 전달하려 유튜버의 길로
  • 박승민 기자
  • 승인 2021.04.13 11: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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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기획 Ⅰ] '대중(大衆)에 다가서는 의사들' ④
[인터뷰] 유튜브채널 '난임전문의 이재호' 운영하는 이재호 원장
처음엔 포맷 구성에만 4~5달···콘텐츠 150개, 구독자 2.3만명 채널로 키워
진정성 해칠까 광고·홍보 배제, 매주 라이브 방송 통해 환자들과 직접 소통
이재호 일산마리아병원 원장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난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23만명에 달한다. 전체 산모 가운데 난임 시술로 출산한 사례가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 2018년 4.2%에서 2019년 7.9%, 2020년 8.7%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남들보다 어렵게 아이를 얻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난임과 관련해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일부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들은 의학적 근거가 불분명한 경우가 적지 않아 자칫 이를 그대로 따를 경우 산모나 아이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같은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나머지 난임 산모들과 직접 소통하고자 나선 의사가 있다. 일산마리아병원 이재호 원장이다. 이 원장은 2019년 1월 ‘난임전문의 이재호’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난임과 불임, 임신에 대한 정확한 의학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2만30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이 원장은 약 150개의 영상을 통해 난임과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을 환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이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된 계기와 관련해 ‘불특정 다수의 환자들에게 올바르고 정확한 의학정보를 제공하자’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튜브를 시작할 당시 네이버 등 온라인에서 난임과 불임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아들 낳는 법’, ‘사주팔자’ 등이 나왔다”며 “의학적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어설프게 해석한 정보들이 마치 사실인양 인터넷상에서 떠돌아 다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 상에서 활성화된 난임 카페에서 소위 ‘카더라’ 정보들이 걸러지지 않은 채 환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일부 환자들이 그런 정보를 맹신하고 있음을 보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인터넷에서 잘못된 정보를 반박하면서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며 “유튜브에는 재밌는 내용은 많은데 전문적인 의학지식을 알려주는 채널이 당시만 해도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명감을 갖고 유튜브의 세계에 뛰어들었지만 시작은 만만치 않았다. 이 원장은 "전문 지식을 전달하다보니 체계도 갖추고 포맷을 만드는데 혼자 4~5달 정도 시도만 했었던 것 같다"며 "카메라 다룰줄도 모르는 상태에서 촬영 장비도 용돈을 아껴서 사고, 병원 내 모든 구석에서 촬영을 해봤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첫 영상을 올린 지 2년이 지난 지금, '난임전문의 이재호' 유튜브 채널은 약 2만3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며 어느덧 자리를 잡았다. 보통 구독자가 만명 단위로 넘어가면 광고나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마련인데, 이 원장의 채널엔 병원에 대한 안내조차 없다. 

이 원장은 “광고 등 상업적인 요소가 포함되면 유튜브를 시작하는 저의 진정성을 해치는 것 같고 의학적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포인트가 흐려지는 것 같아 광고를 다 빼게 됐다”며 "환자들에게 '진짜 답답해서 하는거다. 이걸로 돈 벌겠다는 생각 없고 병원 약도, 로고 등 병원으로 유인하기 위한 장치가 전혀없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불특정 '다수'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유튜브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2017년에 보건소 초청을 받아 첫 난임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단 3명을 모시고 강의를 진행하게 됐다”며 “한분 한분 열정적으로 진료 보듯 강의를 진행했지만, 많은 분이 참석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매주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 매번 200명 이상 참석한다고 한다. 이 원장은 “하루에 100명의 환자를 진료하기도 어려운데 환자들과 소통을 하는 효율면에서 유튜브만한 플랫폼이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유튜브 채널엔 유독 라이브 진행 영상이 많다. 이 원장은 “난임 정보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50개 정도 했는데 (난임과 관련해) 대강 처음부터 다 훑었다”며 “(이제는) 굳이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기보다 매주 환자들과 소통하면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독자 중엔 매주 라이브 영상에 출석해 '이번 주에는 이런 진료를 했다', '앞으로 이런 시술을 진행하고자 한다'는 등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그는 “(그럴 땐) 환자들의 담임선생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며 "가끔은 제가 시술한 분들이 라이브 방송에 찾아와 출산과 임신 소식을 전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향후 정신과 등 타 전공 전문의들을 초청해 협업할 수 있는 라이브를 진행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난임 환자들이 시험관 시술 등을 하는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상당하고, 시술이 실패할 경우엔 정신적인 충격도 엄청나다"며 “단순히 ‘괜찮다’는 말로 넘어가기엔 부족해 정신과 선생님을 모시고 환자들을 보듬어 주고 싶다. 이외에도 비뇨기과 선생님을 모셔 남성 난임 등의 문제도 다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 원장은 다음과 같이 당부의 말을 남겼다.

"난임과 관련된 시술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결심을 하셨다면 하루라도 빨리 오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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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혜 2021-07-23 05:30:33
영상 너무 잘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