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서울시장은 '전시성' 의료정책 대신 '일차의료 활성화'에 힘써주시길
차기 서울시장은 '전시성' 의료정책 대신 '일차의료 활성화'에 힘써주시길
  • 오동호 중랑구의사회장
  • 승인 2021.04.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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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호 중랑구의사회장

오는 7일에 실시되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의 보건의료 분야 공약도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후보별로 '원스톱 헬스케어센터' 설치부터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모니터링 등 다양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공공병원을 넘어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고 하는 등 의료계의 검증이나 협의조차 거치지 않은 일부 전시성 공약을 보면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심히 우려스러울 뿐 아니라, 과연 이런 공약이 유권자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다.

의료서비스는 안전성과 신뢰성이 생명이다. 따라서 차기 서울시장은 공약을 화려하게 치장할 것이 아니라 위기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의료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동시에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재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얼마가 들어갈지 비용을 가늠할 수 없는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를 신뢰하기는 어렵다. 

또 하나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차기 서울시장은 코로나 백신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접종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백신이 1년 이상 지속 중인 코로나 사태를 종식시킬 사실상 유일한 희망인 것은 사실이지만, 초저온 상태로 보관해야 하는 백신 관리의 어려움이나 예기치 못한 부작용 등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가뜩이나 감염관리에 필요한 의사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예방접종까지 추진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선별진료소와 생활치료센터 운영, 예방접종 등 지역사회 감염관리 체계에 지역 의료기관과 보건소가 유기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백신 접종에 참여하는 지역 의료기관이 백신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접종할 수 있으려면 위험 부담에 대한 적절한 보상 또한 중요하다. 

비단 코로나 사태뿐 아니라, 서울시장은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다수의 주요 의료기관이 위치한 서울시의 의료정책을 관할하게 된다.

서울에는 종별로 다양한 의료기관이 밀집되어 있다. 그 어느 지역보다 의료기관간 경쟁이 심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차기 서울시장은 이처럼 극심한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차의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서울시의 특수한 상황에 맞춰 의료전달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집 주변에서 손쉽게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일차의료는 일반 국민들의 실질적인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1차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는 공공의료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는 서구 선진국들조차 흉내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의료 인프라다. 민간과 공공의료를 효과적으로 연대하는 정책을 통해 국내 의료계가 가진 특장점을 살려내는 것 또한 차기 서울시장의 역할이다.

특히 진정으로 서울시민을 위한다면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기 위해 허울뿐인 공공의대나 대형병원 설립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의료기관간의 효과적인 공조체계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공공의료기관 설립이나 차세대 헬스케어와 같은 장밋빛 공약은 이같은 토대가 갖춰진 다음에야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이번 보궐선거에 나서는 서울시장 후보들이 코로나 극복과 더불어 효과적인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일차의료의 활성화를 향후 서울시 의료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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