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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도 받은 '암 유전자검사', 나도 받아보는 게 좋을까?
안젤리나 졸리도 받은 '암 유전자검사', 나도 받아보는 게 좋을까?
  • 김광주 기자
  • 승인 2021.04.02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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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가족력 있는 경우 검사, 적절히 해석해야 진단·예방에 도움
이은주 중앙의대 교수 "BRCA 돌연변이 등 있으면 검사 필요"

몇 년 전 미국의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암에 걸리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유방과 난소를 제거해 화제가 됐었다. 당시 졸리는 '유방암과 난소암 가족력이 있기에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 유방암,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예방 차원에서 유방과 난소를 절제했다'고 밝혔다. 

췌장암으로 사망한 스티븐 잡스도 유전자검사를 통해 췌장암 DNA돌연변이가 암의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었다. 

사전에 암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암 유전자 검사'. 그렇다면 누구든지 안젤리나 졸리처럼 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암을 예측하고 사전 예방에 나설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말한다. 중앙대병원은 1일 관련 자료를 통해 "암 유전자검사는 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유전형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검사로써 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검사를 진행한다"며 "또한 검사 결과는 암의 위험도를 예측하고 치료에 도움을 줄 뿐, 위험도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정확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암 감수성에 대한 유전자 검사에 대해 △유전성 암 감수성을 시사하는 개인 또는 가족 기록이 있는 경우 △유전자 검사 결과를 적절히 해석할 수 있는 경우 △유전자 검사 결과가 암의 유전적 위험에 있는 환자 또는 가족 구성원의 진단이나 예방을 의학적으로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경우에만 시행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앙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혜련 교수는 “암 감수성에 대한 유전자 검사는 가족 중 어린 나이에 암 진단을 받았거나,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암이 생기거나 특히 가족 중 유방암, 난소암, 대장암, 자궁내막암에 걸린 경우 등과 같은 경우에 선별하여 시행하여야 하며 검사결과의 적절한 해석이 수반되어야만 환자 또는 가족 구성원의 진단이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난소암의 경우엔 보통 후천적으로 발생하지만 약 5~10% 가량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여성이 난소암에 걸릴 확률은 27~4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병원 이은주 교수
중앙대병원 암센터 이은주 교수(왼쪽)

이에 대해 중앙대병원 암센터 이은주 산부인과 교수는 “부모 중 한명이라도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거나, 유방암 혹은 난소암, BRCA 돌연변이가 발견된 경우 가족이 모두 유전자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난소암의 경우 BRCA 돌연변이 유전자 외에도 주의해야 할 유전자 변이가 있다고 말한다. 이은주 교수는 “BRCA 유전자 외에도 MMR 유전자(MLH1, MSH2, MSH6, PMS2), ATM, BRIP1, BARD1, PALB2, RAD50 등 수십 개의 유전자의 변이가 난소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에 대한 유전자 검사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난소암은 치료과정이 매우 힘들고 높은 재발률로 인해 사망률이 높다. 따라서 여성의 경우 △직계가족 중 난소암이 2명 이상인 경우 △가족 중 한명이라도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직계가족 중 난소암, 유방암을 겪은 사람이 2명 이상인 경우 △가족 중 대장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이 다발적으로 발생한 경우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반드시 유전자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밖에 대장암에 대해서도 환자의 45% 정도는 대장암과 관련된 RAS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확인되기 때문에 △가족 중 대장암이 두 명 이상 발병한 경우 △50세 이전에 대장암으로 진단을 받은 가족이 있는 경우 △대장암과 자궁내막암이 발생한 가족이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면 암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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