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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헬스케어 발전하려면 "의학-공학 간 '소통’이 가장 중요"
AI 헬스케어 발전하려면 "의학-공학 간 '소통’이 가장 중요"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3.25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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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메디테크포럼 개최···포스트 팬데믹 글로벌 AI 헬스케어 산업 전망 등 논의
이화의료원, 첨단융복합 메디클러스터 구축 통한 연구중심병원 도약 의지 밝혀

의료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융복합 연구의 발전을 위해 '의학'과 '공학' 전문가들이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이대서울병원에서 개최된 ‘제5차 이화메디테크포럼’에서 남양희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 융합콘텐츠학과 교수<사진>는 ‘포스트 팬데믹 메디테크  : 의료 X, VR, AR, XR’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전문가 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드물었던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분야 박사 학위를 취득한 남 교수는 자신의 전공 분야와 접목한 용접전문시스템을 관련 전문가들과 개발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남 교수는 “전문가의 지식을 AI, VR, AR 기술에 융합시키면서 소통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보통 전문가들은 직관적으로 일을 하는데 용접전문가들도 시스템 제작에 앞서 산더미 같은 분량의 관련 전문서적을 먼저 읽어볼 것을 우리에게 요구했다”며 “만약 의료기술과 융합과정에서도 그런 요구를 받는다면 제가 지금이라도 의과대학에 입학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기술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선도적 기술들을 다른 전문지식에 접목해 얼마나 더 잘 활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데, 이 때 전문가 간 소통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를 통해 미래의 수술실은 수술 과정에서 인공지능과 3D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IBM이 야심차게 추진해 우리나라에서도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도입됐다가 지금은 실패사례가 되어 버린 인공지능기기 '왓슨'의 사례를 들어 보건의료 분야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남 교수는 “딥러닝의 분명한 한계도 있다. 특히 IBM이 개발했다 실패한 왓슨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왓슨은 사물인식 능력 면에서 인간을 분명히 뛰어넘는 것으로 입증됐지만 암이 아닌 부위를 절개하는 등의 어이없는 실수도 일으켜 한계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남양희 교수는 IBM 왓슨의 구체적인 실패 요인으로 △성급한 시장 진출 △거짓(과장된) 약속 △(특정 병원)편중된 학습데이터 △전자의무기록 데이터 연동 실패△Medical literature, insight 를 중요 정보로 활용 못함 △새로운 질병 패턴에 취약 등을 꼽았다.

의학자 입장에서도 타 전문가들과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태영 이화여대 의과대학 비뇨의학과 교수<사진>는 이어진 ‘글로벌 인공지능 헬스케어 산업의 트랜드 및 예측’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의학과 공학의 융합을 통한 인공지능 헬스케어의 발전을 위해 의료계와 다른 기술 분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작 임상 현장의 의사들은 그동안 전통적으로 CT, MRI, EKG(심전도 검사) 등의 진단기기를 중심으로 전자의료기기를 많이 써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AI(인공지능) 기술에 대해서는 높은 이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는 다른 기술이 의료 파트에 들어올 때 의사결정, 판단, 진료, 예측 등 디테일적인 측면에서 가로막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의사들이 소통 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특히 “당장 저만 해도 아까 남 교수가 (전문가들이 산더미 같은 분량의 관련 서적을 먼저 읽어볼 것을 요구했다는) 한 말을 듣고 많은 반성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사실 현재 의협 차원에서는 원격진료에 대해 반대하고 있지만 시대적 요구가 너무 강력해서 언제까지 외면만 할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병원이 모든 첨단 원격진료 기술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놓는 것이고 이를 위해 의료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미리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이어 “이제는 정말 융복합 연구에 임하는 의료계의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앞으로 우리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제대로 갖추려면 다른 학문 분야와 협업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시장 전략을 잘 세워야 다가올 미래의 인공지능 융복합 연구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화의료원은 이화첨단융복합 메디클러스터를 구축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연구중심병원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나타냈다.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은 “이화의료원이 이대서울병원과 이대목동병원 양 병원 체제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살리고 신촌 본교 캠퍼스와도 적극 협력해 산·학·연·병 협력을 통한 융복합 연구의 길을 열어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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