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초기 코호트 격리 등 어려움 딛고 효과적으로 대처
회원병원 확대, 당직의료진 기준 현실화 등 달성 못한 점 아쉬워
부족할 때 떠나는게 현명, 노인통합돌봄모델 구축 등 기여하고파
"코로나19로 인해 요양병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요양병원의 질적 발전을 위해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져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2년간 대한요양병원협회를 이끌어온 손덕현 회장은 23일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손 회장은 오는 26일 협회 춘계학술세미나를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손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요양병원에서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해 코호트 격리가 이뤄지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협회가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잘 대처해 왔다고 자평했다. 손 회장은 "협회는 지난해 1월 코로나19 사태가 촉발된 직후 대응본부를 설치하고, 대응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만들어 전국 요양병원에 배포했다"며 “요양병원 현장의 문제점을 중수본이나 방역당국에 건의해 코호트 격리나 비접촉면회 문제를 개선시켰을 뿐만 아니라, 거점 코로나 요양병원 지정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특히 “한시적이긴 하지만 요양병원에 감염예방·관리료를 지급하도록 한 것은 큰 수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보건복지부는 종합병원과 150병상 이상 병원에만 지급되던 감염예방·관리료를 요양병원까지 확대하기 위해 ‘요양병원 감염예방·관리료’ 산정기준을 마련했다. 요양병원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을 방지와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조치였다.
이와 관련해 손 회장은 "의료계에 규제만 해온 정부가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의료기관에 관리료를 만들어 준 것은 처음"이라며 "협회의 어려움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한 보람이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손 회장은 임기 동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대부분을 면담하면서 주요 현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등 협력관계를 구축해 놓은 점도 잘한 점으로 평가했다.
이에 반해 취임 1년 만에 코로나19가 발생하는 바람에 5대 정책 목표와 10대 과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데 대해선 아쉬움을 토로했다.
손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회원 병원 1000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이 가장 많다"고 했다. 당초 회원 병원 수를 1차 700곳, 2차 1000곳을 목표로 잡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대면 기회를 갖기가 어려워지면서 임기 중 200곳을 늘리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현재 요양병원협회에는 전국적으로 750개 병원이 가입돼 있다.
손 회장은 '1호 공약'이었던 당직의료진 기준 현실화를 지키지 못한 점도 아쉬워했다.
그는 "임기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지부 관계자와 만나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해결방안에 공감하는 등 노력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정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 해결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당직의료인 기준은 요양병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 당직 간호사 기준 완화, 요양병원 인증 기준상 필수항목인 당직의료인 법적기준 준수를 정규항목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복지부와 협의 중"이라며 "조만간 개선방안이 도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회장은 "취임 후 정책목표 및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부분을 해결하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마무리를 잘하고 떠날 수 있어 홀가분하다"며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 떠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존엄케어를 실천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노인의료와 복지 복합체를 구성해 노인에 대한 통합돌봄 모델을 구축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도 밝혔다.
요양병원협회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요양병원 백서를 출간해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요양병원을 만들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백서는 코로나19 집단 발생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집단감염 상황에 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