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시 의사가 직접 '무과실' 입증하도록 한 법안 발의
의료사고시 의사가 직접 '무과실' 입증하도록 한 법안 발의
  • 박승민 기자
  • 승인 2021.03.0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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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전문적 의료행위, 환자가 인과관계 밝히기 어려워”
10일까지 입법예고···의료계 “업무 가중, 방어진료 유도할 것"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기관 개설자가 직접 과실이 없음을 증명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의료계에서는 해당 법안이 의사의 의료행위를 위축시킬 것을 우려하는 한편, 최근 여당이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또다시 '보복 입법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교육위원회) 의원은 지난달 25일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입법예고기간은 오는 10일까지다. 

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보건의료기관 개설자는 보건의료기관의 보건의료인이 의료 기술을 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로 인해 환자가 입은 생명·신체 및 재산상 피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는 내용이 새롭게 포함됐다.

다만,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및 보건의료인이 보건의료기관의 시설장비 및 인력의 무과실을 증명한 때 △의료사고가 환자의 고의에 의한 행위로 인한 것일 때에는 예외를 인정하도록 했다. 의료사고의 입증 책임을 의료기관이 지도록 한 것이다. 

정 의원은 “전문적이고 폐쇄적인 의료행위의 특성상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진료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진료과정 및 수술실이나 중환자실 등에서 일어난 일을 통해 의사 과실의 인과관계를 밝혀 그 피해를 입증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국민의 생명권·건강권을 확보하고 위법·부당한 진료를 받는 것을 막아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건의료기관이 의료사고에 대한 입증책임을 지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이같은 법안이 시행 될 경우 의사들의 의료행위를 위축시키는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민호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해당 법안 발의에 대해 “이번 법안에 동의하기 어렵다. 의사들이 의료분쟁에 휘말려 수사를 받거나 재판을 다니는 것도 쉽지 않은데 누가 의료분쟁에 말리고 싶어하겠는가”라며 “이번 법안이 통과돼 시행될 경우 의사들의 업무를 더욱 과중시키고 의료행위를 시행할 때 소극적이고 방어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서는 지난해 의료계 총파업으로 인해 의대 증원 등을 추진하는 데 제동이 걸린 여당이 일종의 보복성 입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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