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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대 의협회장 선거] "의협은 개원의 대표기관 아닌가?"···후보자들 답변은?
[41대 의협회장 선거] "의협은 개원의 대표기관 아닌가?"···후보자들 답변은?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1.03.02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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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대한의학회 등 6개 단체 주최 온라인 합동토론회 개최
대학·학계와의 소통, 바람직한 리더십 등에 대한 질문 쏟아져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나선 6명의 후보들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여겨졌던 대학가 중심 학계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후보들은 앞으로 의협이 ‘개원의’만을 위한 단체가 아닌 의대 교수와 봉직의를 포함한 13만 의사 모두를 대표하는 단체가 될 수 있도록 ‘소통’과 ‘참여’를 통해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또한, 대정부 ‘투쟁’은 필요하지만 의협 회장 혼자서 독단적인 결정을 하는 식의 소모적인 투쟁이 아닌 전략적 대응으로 성과를 도출해 의사의 권익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대한의학회·대한기초의학협의회·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국립대학병원협회·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등 6개 단체는 지난 27일 오전 고려대 미디어관에서 의협 회장 선거 후보자 초청 온라인 합동토론회를 열었다.  

Q. 대한의사협회가 ‘개원의’ 대표기관이라는 인식이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의협에 대한 의대교수·연구자·봉직의들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고취시킬 방안은. 

임현택 후보(기호 1번) : "의협은 의사들이 직역에 관계없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교수와 의학자들에게 의협이 무엇을 해주길 원하는지 직접 물어봐야 한다. 일방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해준다'고 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의료진들은 많은 진료와 수술에 당직 근무까지 서고 있다. 연구할 시간이 없을 정도다. 근무 조건과 연구 여건에 대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다."

유태욱 후보(기호 2번) : "의협의 회무 시스템은 개원의사 중심으로 방향성이 맞춰져 있다. 전 국민 의료보험 적용으로 저수가에 방점이 찍히면서 발생한 문제다. 의협은 '정책과 법안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정부 협상을 통해 정책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의협 위원회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현직 교수들의 역량과 소통이 필요하다. 교수나 의학자 등 전문성이 강한 분들이 행정 관료를 설득할 수 있다."

이필수 후보(기호 3번) : "의협은 그동안 의학회와 소통이 부족했고, 교수들 역시 관심이 부족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의협 내 각종 위원회와 전문위원회에 교수들을 대폭 참여시키려 한다. 의사결정구조에 있어 교수와 의학자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상임이사, 위원회에 교수와 의학자들의 자리를 늘리는 것도 검토하겠다. 의협 집행부와 각 의학단체가 협의체를 구성해 의학회와 교수들이 소신을 갖고 진료하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박홍준 후보(기호 4번) : "교수들은 학회 등 여러단체와 그룹에 속해 있지만 개원의를 뒷받침할 조직은 의협밖에 없었다. 개원의들에 대한 권익 보호는 개원의협의회를 비롯한 협의회를 통해 할 것이다. 의협은 '빅텐트'를 쳐야 한다. 교수들의 참여를 높이려면 '제도와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대학과 학장협의회와 논의해 교수들의 의협 활동이 업적 평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교수들도 고용된 사람들이다. 의료사고에 대한 법률자문 등에 도움을 줄 것이다. 제도적으로 동기부여와 필요성을 주면서 참여도를 높이고,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동욱 후보(기호 5번) : "의협은 '인적' 단체이고 병협은 '기관 연합단체'이다. 의협은 노조의 역할을 해야 한다. 교수들의 부당한 근로조건이나 환경 등 불합리한 문제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의사들에게 희생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보상을 찾아줘야 한다. 회원의 권익이 보호돼야 협회의 권익이 보호되는 것이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수와 전공의를 위해 상시콜센터를 운영하겠다.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의협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

김동석 후보(기호 6번) : "의협은 큰 틀에서 국가의 의료정책 방향을 잡고, 의학회나 개원의협의회 등 산하단체가 각자의 위치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업무를 위임해야 한다. 전문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의협은 다른 단체와 일을 할 때 위임한 상태에서만 일을 하고 해당 단체가 주도해야 한다. 전문적인 역할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의협에 공간을 만들고 참여 기회를 높이는 방향으로 일을 해 나갈 것이다."

Q. 의료정책의 변화 과정에서 의협은 투쟁에 집중했지만, 투쟁 성과에 대한 평가는 구성원에 따라 느끼는 차이가 크다. 그렇다고 불합리한 의료정책을 그대로 따를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성과 있는 투쟁과 협상인데, 이를 위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지. 

임현택 후보(기호 1번) : "투쟁과 협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중요한 것은 투쟁이나 협상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얻어낼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제가 이전 회장처럼 무모한 투쟁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 나는 전략적으로 움직인다. 체계화되고 합법적인 정치인 후원활동을 벌일 것이다.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해 필요한 정치를 하는 정치인을 알리고 의료제도 뿐만 아니라 나라의 기틀을 바로잡을 수 있는 큰 힘을 이용할 생각이다."

유태욱 후보(기호 2번) : "의협과 국회, 정부기관, 언론과의 충돌이 있을 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회장의 독단이 아닌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국민의 신뢰 속에서 전문가집단으로 협상을 이어갈 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협상력의 위치를 점하기 위해 투쟁이 동반돼야 한다면 중앙·직역·직능이 함께 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단결권을 향상해야 한다."

이필수 후보(기호 3번) : "의약분업을 비롯해 지난해 4대악 저지까지 투쟁기간 동안 회원들의 삶의 기준은 더 나빠지고 악법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투쟁은 '마지막 선택'이다. 의협이 회원의 단합을 바탕으로 투쟁할 수 있지만 전략적 인내와 설득으로 여론의 지지와 동참을 이끌어 내야 정부도 의료계의 주장에 동의할 것이다. 저는 회원들을 어려움으로 내모는 행동은 지양할 것이다. 정부와 파트너로서 회원의 권익을 챙길 것이다."

박홍준 후보(기호 4번): "투쟁과 협상을 이원적으로 양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의료계는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투쟁과 협상을 함께 해야 한다. 의사들은 사회의 지도자이며 리더들로, 이런 역할을 하는 진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의협이 잘못한 것은 투쟁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삼은 것이다. 보다 전략적으로 모든 직역이 지혜를 모아 국민을 지키고 의사 권익을 지키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때 투쟁이나 협상이라는 단어가 효율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동욱 후보(기호 5번) : "투쟁을 위한 투쟁을 하는 사람은 없다. 최대집 집행부의 투쟁은 즉흥적이면서 계획도 없었다. '하루살이'처럼 혼자 결정해 즉흥적으로 발표했다. 치졸하고 아무 계획없는 투쟁의 방식은 잘못됐다. 충분한 소통과 공감이 있어야 했고, 모든 직역이 알았어야 했다. 무모하게 반복되는, 아무 성과 없는 비참한 투쟁이었다. 나는 투쟁을 하더라도 소통과 동의를 받아 계획을 갖고 좋은 성과를 얻어낼 것이다."

김동석 후보(기호 6번) : "투쟁은 마지막 수단이다. 그동안 의료계의 투쟁은 전략과 전술이 부족했다. 9.4 의정합의 당시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합의문을 만들어 의대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협상과 투쟁은 공존해야 한다. 양날의 검처럼 투쟁과 협상을 이뤄나가겠다. 투쟁과 협상을 지렛대로 삼아 현명하게 대처하는 회장이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Q. 구의사회, 시·도의사회, 의협 등으로 이어지는 3차례 회비 납부 방식과 관련해 '의협에 직접 납부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생각은. 

임현택 후보(기호 1번) : "의협은 회비로 운영할 게 아니라 컨벤션 행사 등 수익사업을 통해 회원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 예로 의협이 로펌 수준의 법률서비스 등을 제공해 민원을 해결해주면 회비 납부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 것이다. 회비 납부 방식은 직역별로 재논의가 필요하다."

유태욱 후보(기호 2번) : "회비 납부 방식은 50년 이상 변하지 않고 있다. 의협에 회비를 직접 납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협은 13만 회원이 속한 중앙단체이며, 회원들은 회비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미납회원에게는 납부고지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의협 재정에 도움은 물론, 회비 인하 요인도 된다."

이필수 후보(기호 3번) : "의협 회비 직접 납부에 대한 취지는 공감한다. 정관 규정에 따라 대의원회에서 논의해 방향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맞다. 기초의학자들도 회비를 내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 회원들이 회비내는 것에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

박홍준 후보(기호 4번) : "회비 납부 방식과 관련해 의협에서 한꺼번에 회비를 받아 산하 단체에 배당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는 대의원회에서 논의돼야 할 문제다. 회비 납부는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회비 연동제를 공약으로 냈다. 회비를 오랫동안 낸 회원들은 감액되도록 할 것이다."

이동욱 후보(기호 5번) : "지난해 총파업 이후 의협 회비를 돌려달라는 회원들이 었다. 의협이 일을 잘 해서 회원들이 회비를 내고 싶은 단체가 돼야 한다. 다만 회비 수납의 선택권은 보장돼야 할 필요가 있다. 페널티보다는 회원들의 회비를 내는 만큼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동석 후보(기호6번): "많은 지역의사회에서 회비 납부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회비 납부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은 '의협이 해주는게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회비를 인하할 요인은 많다. 의협의 위상을 높여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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