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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백신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요?··· 백신 접종 앞둔 개원가 '우려'
남는 백신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요?··· 백신 접종 앞둔 개원가 '우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1.02.01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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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600만명분 담당할 위탁의료기관 지정기준 발표
상시모니터링, 대기공간 확보 등 기준 불분명하단 지적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앞두고 정부가 예방접종을 담당할 지역의료기관 지정기준을 공개하자 개원가에서는 일부 조항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대책에 백신 접종에 대한 ‘안전수가’가 책정되지 않았고, 백신 개봉 후 남는 분량에 대한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 있지 않아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NIP 위탁기관 중 조건 갖춰야 참여 가능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임시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 지정기준(안)’을 발표했다. 

정부 기준에 따르면 위탁의료기관은 기존 ‘국가예방접종사업(NIP) 위탁기관’ 가운데 백신 보관관리가 가능하고 공간 등을 확보한 의료기관이 대상이다. 과거 NIP에 참여한 경험이 있지만, 지금은 참여하고 있지 않은 의료기관의 경우 NIP 위탁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이 충족되면 기존 백신 보관·유통 경로로 접종이 가능한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 총 접종인원은 1600만명, 횟수로는 2600만회 분량이다.  

정부가 발표한 백신보관관리 기준을 살펴보면 백신 관리 전담자 지정을 비롯해 백신보관 전용 냉장고를 갖출 것, 냉장고 내부 온도계(자동온도계) 부착을 통해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할 것, 백신보관 온도를 2~8℃로 유지할 것 등이다. 

인력과 관련해서는 1명 이상의 예진의사와 간호인력·행정보조 인력 등의 필수인력을 확보하도록 했다. 시설 기준의 경우 백신접종 준비 공간과 접종 후 이상반응을 관찰할 수 있는 공간 확보와 함께 급성 이상반응에 대처하기 위한 에피네프린 등 응급처치 의약품·장비를 갖춰야 한다. 

◆ 개원가 "NIP와 다른 기준 적용할 이유 있나" 불만 

이중 개원가에서는 냉장고 자동온도계를 통한 24시간 모니터링을 비롯해 이상 반응 관찰 가능한 공간의 확보, 행정 보조인력 확보 등을 우려되는 부분으로 지목하고 있다. 

내과의원 원장 A씨는 “NIP 백신의 경우 하루 2번 백신 온도를 체크했는데, 코로나19 백신은 '24시간 모니터링'하도록 되어있다. 온도계를 새로 구매해 매 시간마다 상황을 체크해야 하느냐”며 “영상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백신이라면 NIP와 같은 방식으로 해도 무방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A씨는 인력이나 시설 기준에 대해서도 “대기실과 진료실만 갖춘 작은 의료기관의 경우 참여하지 말라는 의미”라며 “NIP와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탁상공론에 불과한 기준 같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내과의원 의사 B씨도 “NIP 접종 의료기관이라도 코로나19 백신접종 위탁기관이 되기 위해 냉장고와 온도계, 공간 확보는 물론, 어떤 응급장비를 준비해야 하는지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해 ‘안전수가’가 책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나 접종 후 부득이 남아 폐기해야 하는 물량에 대한 처리비용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가정의학과의원 원장 C씨는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부작용과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정부가 백신 접종에 대한 부작용을 책임지겠다고 발표했지만 백신 접종을 담당하는 의료기관들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 안전수가에 대한 보상체계를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과의원 의사 D씨는 “백신 한 병당 4~5명을 맞출 수 있는 분량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백신 접종을 예약제로 하더라도 간혹 백신이 남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선 1~2회 접종분이 남을 경우 2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의료기관이 떠안아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문제도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 백신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는 보다 근본적인 지적도 있었다. 

내과의사 E씨는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제품만 접종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들 제품의 효능에 대해 국민들이 확신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백신을 맞겠다고 의료기관을 방문할지 걱정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24시간 모니터링이나 공간 확보의 경우 조금만 유연하게 대응하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으리란 주장도 나온다.  즉, 24시간 모니터링은 시중에 판매중인 24시간 체크가 가능한 온도계를 구입하면 되고, 대기 공간의 경우 베드 하나만 갖춰놓으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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