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보관 까다로운 코로나 백신···11월까지 집단면역 가능할까?
유통·보관 까다로운 코로나 백신···11월까지 집단면역 가능할까?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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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약 70% 접종 시 집단면역 형성, 매주 140만명씩 접종해야
콜드체인 구축 등 장애요인···의료계 “기존방식으로 1년 내 못끝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적어도 10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에게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 백신의 특성과 접종에 필요한 인력 확보 등을 감안할 때 이러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20일 새롭게 노바백스와의 백신 계약 추진사실을 알리면서 지금까지 총 76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접종을 시작해 우선 고위험군인 집단시설 생활노인과 의료기관 종사자들부터 접종하고 이를 전 국민으로 확대해 올해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2월 아스트라제네카(1천만 명분)를 시작으로 1분기에는 백신 공동구매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1천만 명분), 2분기에는 얀센(600만 명분)과 모더나(2천만 명분), 3분기에는 화이자(1천만 명분)의 백신이 도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백신 물량이 정부의 계획대로 충분히 확보된다고 해도 정부가 목표로 정한 시기까지 집단면역에 도달할 만큼의 접종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 집단면역은 보통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접종률이 전체 인구의 70~80% 수준에 달할 때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을 산술적으로 환산하면 앞으로 인구 5000만 명이 넘는 우리나라에서 9개월간 매달 575만 명, 일주일에 약 140만 명씩 접종해야 한다. 대다수의 백신은 2회에 걸쳐 접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접종 횟수는 인구 수보다 많다.

대한아동병원협회(회장 박양동)는 “기존 방식으로 진행하면 일일 접종인원의 한계가 있어 1년 안에 절대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끝낼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0~2001년 국내 홍역 대유행 당시 전국 8~16세 아동·청소년 590만 명에게 백신 접종을 하는 데에만 연인원 8만 명의 의료진이 투입돼 하루 20만 건씩 접종 물량을 소화해 40일에 걸쳐 겨우 완료했던 기억을 상기시켰다.

아동병협은 “홍역백신의 사례에 비춰볼 때, 당시와 마찬가지로 학교 단체접종을 실시한다 해도 하루 20만 건, 월 500만 건을 소화해야 한다”며 “이같은 속도면 인구 3500만 명이 2번씩, 총 7000만 건의 백신주사를 1년 안에 시행하는 것으로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결코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대부분 저온 유통·관리가 필수 요소여서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점도 의료기관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

지난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보건복지위)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생백신의 콜드체인 유지관리 현황분석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백신 냉장고의 온도 모니터링 결과 2주 동안 적정온도(2~8℃)가 유지된 냉장고는 보건소의 경우 38.5%, 민간의료기관은 23.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의 종류에 따라 보관이나 유통, 접종 방법이 달라, 기존의 접종 방식으로는 집단면역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접종만을 시행하는 전용 임시예방접종센터를 한시적으로 설치·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현영 의원은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지난 18일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미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과 영국의 경우 스타디움이나 대형 실내체육관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용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영국은 이미 현재 350만여 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고 이 중 45만여 명은 2차 추가접종까지 완료했다. 독일도 총 인구 수의 1.3%에 해당하는 105만여 명이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코로나19 변이 등의 이유로 감염재생산지수가 계속 증가해 백신 접종자 수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도 집단면역 달성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로 지적된다. 더해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거나, 부작용 발생 등의 변수도 올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에 앞서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계획을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인구 5000만 명이 넘는 나라에서 바이러스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며 “하루에 40만 명을 접종해서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것도 백신의 효능이 100%일 때나 가능한 것인데, 현재 화이자나 모더나가 95% 수준이고 아스트라제네카는 더 떨어지며 얀센 등 나머지는 아직 임상 시험도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백신 접종에 앞서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의외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각 백신의 특성에 맞는 유통과 접종 계획, 콜드체인 시스템, 접종 사전 예진 계획, 만약에 있을지도 모르는 접종 후 아나팔락시스와 같은 응급상황에 대비한 대응책 등을 확실히 세우고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백신 접종을 위탁의료기관을 지정해서 접종하는 방식과 별도의 접종센터를 만들어 접종하는 방식 등 투 트랙으로 시행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현재 전국에 접종위탁의료기관 3966곳, 접종센터 116곳이 지정된 상황이다. 지난 19일부터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지원단’ 가동을 시작해 현재까지 전국 지자체 106곳에 예방접종추진단이, 65곳에는 지역협의체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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