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목표로 의대 세우겠다니··· 의료란 국민 건강 위해 존재하는 것"
“정치적 목표로 의대 세우겠다니··· 의료란 국민 건강 위해 존재하는 것"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1.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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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태 신임 대한의학회장, 2021년 정기총회 취임식서 뼈있는 말 쏟아 내
"필요의사 수 산정에 OECD 통계 부적합···우리 현실에 맞는 제도 개선 필요"

“전문가라는 분들이 단편적인 연구결과를 최고의 전문지식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전문의 수가 필요한지도 의문이다. (정치인들은)필요하면 자기 동네에 의대를 세운다고들 하는데 의료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이다” 

정지태 대한의학회 신임회장<사진, 고려대의대 소아청소년과학 명예교수>이 14일 취임식에서 각종 의료계 현안과 관련해 뼈있는 말을 쏟아 내며 회장직 수행을 위한 포문을 열었다.  

대한의학회는 14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2021년도 정기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대한의학회 정기총회는 통상 3월 말에 개최되지만 정부의 회계연도에 맞춰 작년부터 1월에 개최하게 됐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단계별 방역 수칙에 따라 행사 진행을 위한 최소 인원만 참석하고, 회원학회 대표자를 비롯한 관계자는 웨비나를 통해 화상으로 접속하여 참가했다.

이날 24대 회장으로 취임한 정지태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임기 동안 당면한 추진과제를 제시하며 코로나19가 세상의 소통을 막는 고난의 세월 속에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대한의학회가 우리 의료의 중심추로서 역할을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재 우리 의학의 많은 부분이 세계 최고 영역에 올라가 있음에도 내부 소통조차 되지 않아 의료계의 합의된 의견이 없었던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현장에서 시행한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전문가를 자처하는 분들이 단편적인 자신의 연구나 짧은 기간에 걸친 표피적 해외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최고의 전문 지식으로 착각하는 한 의료계의 발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장 대한민국에 필요한 의사 수를 구하는 데에도 정확하지도 않고 일관성도 없는 OECD 통계를 매년 인용하고 있는 형편이고, 아직 우리 형편에 맞는 의사의 근무시간과 이를 근거로 필요한 의사 수를 구해보는 일도 해보지 않았다”며 “95% 이상의 의사가 전문의를 취득하는데 과연 전문의 수가 그렇게 필요한지, 요즘 다수 등장하고 있는 분과전문의, 세부전문의, 인정의 등 전문의 다음 단계의 교육제도도 과연 현재 우리 의료 현실에 적합한 것인지 관찰 평가도 없어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 “요즘은 정치적 목표에 따라 의학교육의 질 평가가 필요하지 않다는 세력조차 등장하고, 필요하면 자기 동네에 의과대학도 세우겠다고 한다”며 “이는 의료가 국민의 건강과 국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의학은 인류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국제적 영향력이 확고한 의학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많은 부분 개선이 필요한 시대에 의학회는 의료계의 중심 위치를 확고히 다져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정기총회를 끝으로 대한의학회장직에서 물러난 장성구 전 회장은 이임사를 통해 “제 임기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대의원들을 많이 귀찮게 했음에도 대의원들이 열심히 호응해줘 대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출석률 제고는 물론 전체 의협 대의원들 사이에서 대한의학회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며 “향후 대한의학회는 그 어느 회원학회보다도 먼저 다변화되고 있는 의학학술 분야를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전 회장은 특히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 가치라고 지칭되는 인공지능의 역할은 이제 인류의 모든 삶에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대한의학회는 ‘의학과 인공지능’이라는 거대 담론을 주관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 대한의학회는 2021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학회 임원 아카데미를 비롯한 학회 운영 활성화와 관련된 고유사업, 공익사업, 연구사업, 전문의 자격시험, JKMS 발간 사업이 원안대로 인준됐고, 제24대 임원진이 출범하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여 추진하기로 하고 이에 따른 실행예산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예산으로는 지난해 46억6240만 원보다 11.12%(약 5억8327만 원) 증액된 52억4560만 원의 2021년 예산안이 확정됐다. 감염병을 비롯한 국가적인 재난사태에 대비한 총회 개최 방식과 기부금 모금액 공개에 관련된 정관개정안도 승인돼 감염병 집단발병 등 국가적인 재난사태에 대한 총회 서면결의 근거 조항이 신설됐고, 법인 공고 방법과 기부금 모금액 및 실적 공개도 명시됐다.

앞으로 3년간 정지태 회장을 보좌해 대한의학회를 이끌어 갈 부회장으로는 박정율 고려의대 신경외과학 교수, 배상철 한양의대 내과학 교수, 임인석 중앙의대 소아청소년과학 교수, 박중신 서울의대 산부인과학 교수, 이진우 연세의대 정형외과학 교수 등이 임명됐다. 감사는 이원철 가톨릭의대 예방의학 교수와 윤동섭 연세의대 외과학 교수가 맡았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제12회 윤광열 의학상 시상식, 제7회 대한의학회 의학공헌상 시상, 2021년도 대한의학회 명예의 전당 헌정식도 개최됐다.

▼다음은 이사진 명단

△기획조정이사 임춘학(고려의대 마취통증의학)
△재무이사 도경현(울산의대 영상의학)
△학술진흥이사 은백린(고려의대 소아청소년과학)
△기초의학이사 류임주(고려의대 해부학)
△수련교육이사 이승구(연세의대 영상의학)
△고시이사 안석균(연세의대 정신건강의학)
△간행이사 홍성태(서울의대 기생충학·열대의학)
△법제이사 박형욱(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
△보건교육이사 이우용(성균관의대 외과학)
△보험이사 전영준(가톨릭의대 성형외과학)
△홍보이사 이형래(경희의대 비뇨의학)
△국제이사 이종민(경북의대 영상의학)
△정책이사 용환석(고려의대 영상의학)
△정책이사 염호기(인제의대 내과학)
△정책이사 김재규(중앙의대 내과학)
△정책이사 오승준(경희의대 내과학)
△정책이사 이유경(순천향의대 진단검사의학)
△무임소이사 유진홍(가톨릭의대 내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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