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병상거리 1m 이상 강제한 정신의료기관 시설기준 수정키로
政, 병상거리 1m 이상 강제한 정신의료기관 시설기준 수정키로
  • 박승민 기자
  • 승인 2021.01.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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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예방 취지에도 기준 비현실적, 의료계 '폐업 불가피' 반발
복지부 "요양시설 기준에 맞춘 것···의료계 의견 수용해 내부조율"

정신의료기관의 병상간 이격거리를 1m 이상 두도록 하는 등의 시설기준 강화안에 대해 의료계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자 정부가 결국 이를 감안해 관련 기준을 대폭 수정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최근 논란이 된 정신의료기관 시설 기준 강화안에 대해 정신의료계의 의견을 대부분 수렴해 내부 조율을 마쳤다고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지난 5일까지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신의료기관은 오는 3월5일까지 입원실 면적을 넓히고(1인실은 6.3㎡→10㎡, 다인실 4.3㎡→6.3㎡), 입원실 병상 수를 10병상에서 6병상으로 줄이는 한편, 병상 간 이격거리는 1.5m 이상 확보하는 등 시설 기준을 강화해야한다. 감염에 취약한 정신병동의 감염예방 및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기존 정신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입원실에 설치하는 병상 수를 최대 8병상으로 하고 2022년 12월 31일까지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의료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는 지난 5일까지 2000건이 넘는 반대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병상 수와 병상 간의 거리, 면적에 대한 규정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다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 이득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사실상 병의원 운영이 불가해 입원실을 폐쇄하거나 폐업할 수밖에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일단 정부가 의료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수정안을 만들기로 하면서 논란은 진정되는 분위기다. 

김욱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사무관은 “지난 2017년 2월에 개정된 의료법의 요양시설 기준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정신의료기관 시설 기준 강화 내용을 개정했다”고 설명하면서 “의료계의 우려에 대해 정신의료기관협회 등 의료계가 제출한 대부분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내부적으로 조율을 끝냈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지금 말할 수는 없지만 조만간 해당 의료기관에 조율된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조율한 내용대로 시행될 것”이라 밝혔다.

정신의료기관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에 정신의료기관에 집단감염이 많이 일어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복지부의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8인실로 줄이는 것은 논의해볼 여지가 있지만, 병상 간 이격거리를 1m 이상 유지하려면 강제 퇴원조치가 이뤄져야하는 등 어려움이 있어 모든 정부 안을 2023년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근본적으로 ‘소급 적용’을 없애지 않으면 어떻게 수정하더라도 (개정안을 적용하기가) 힘들 것이라며 우려했다. 

최준호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총무이사는 “기존 150병상 이하 정신의료기관은 복지부 규정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100%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기존 중소 병원에서 담당하던 급성기 환자, 재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기능을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는 “신설되는 신규 병원에만 복지부 안을 적용해도 순차적으로 완만하게 (개정안이) 적용될 텐데, 복지부에 소급 적용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해도 즉답을 회피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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