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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치료제 효과 입증··· 전문가들은 “백신·방역수칙 준수가 더 중요”
셀트리온 치료제 효과 입증··· 전문가들은 “백신·방역수칙 준수가 더 중요”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1.14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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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임상 2상 결과, 중등증 환자 등에서 치료기간 3일 이상 단축 효과
3상 연구, 경증환자 효과 평가 필요, 유행 자체 종식효과는 기대 어려워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 2상 결과 발표를 통해 중증환자 발생률 및 회복까지의 시간을 크게 낮췄고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증에서 중증으로 진행을 감소시키는 효과는 확인됐지만 임상 참가자가 적어 더 확실히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13일 오후에 개최된 ‘2021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Regdanvimab, 개발명 CT-P59)’의 글로벌 임상 2상 결과, 환자의 초기 폐렴 동반 여부가 증상 악화에 매우 중요한 위험인자 역할을 하며 이 경우 렉키로나주가 더욱 효과적인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증 발생률 감소 및 임상적 회복까지의 시간에서도 중등증 또는 50세 이상의 중등증 환자군에서 더욱 효과적인 결과를 나타내면서 임상 데이터의 전반적 일관성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번 임상 결과 발표는 임상에 직접 참여한 엄중식 가천대학교길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오후 6시부터 30분간 진행했다. 또 같은 시각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 결과를 공시를 통해서도 발표했다.

해당 임상 시험에는 대한민국,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서 총 327명의 환자가 참여해 지난해 11월 25일(해외 현지 시간 24일) 최종 투약을 완료했고, 이번 임상 결과는 투약 직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최종 확인된 총 307명의 경증 및 중등증 환자들의 결과를 분석했다. 중등증 환자는 폐렴을 동반한 환자들로 전체 모집단에서 약 60%를 차지했다.

경증 및 중등증 환자가 입원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으로 발전하는 발생률에서 렉키로나주 확정용량(40㎎/㎏) 기준으로 위약군과 비교 시 전체 환자에서 54%,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군에서 68% 감소했다. 임상적 회복을 보이기까지의 시간은 렉키로나주 투약군에서는 5.4일, 위약군 투약군에서는 8.8일로 렉키로나주 투약 시 3일 이상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중등증 또는 50세 이상의 증등증 환자군에서 렉키로나주 투약 시 임상적 회복을 보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위약군 대비 5~6일 이상 단축됐다.

또한, 렉키로나주 투약 시 체내 바이러스의 감소 속도가 크게 빨라 위약군 대비 7일 기준 바이러스 농도가 현저하게 낮았으며, 위약군은 10일차 이후에야 치료군의 7일차 바이러스 농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평가 결과도 전반적으로 렉키로나주 치료군에서 특이사항이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시험용 의약품 투약 후 발생한 중대한 이상 반응, 사망 및 투약 후 이상 반응으로 인한 연구중단 사례는 없었다.

엄중식 교수는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에 투약 시 중증 환자로 발전하는 비율을 현저히 낮춤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것을 이번 임상을 통해 증명했다”며 “코로나19 유행 확산과 사태 악화 방지를 위해 백신은 물론 치료제도 반드시 필요한 옵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셀트리온의 임상 2상 결과에서 폐렴이 동반된 50세 이상 환자에서 재원기간 감소, 입원 및 산소치료의 필요성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나타나 전문가들은 치료의 부담을 일부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상에서 폐렴이 동반된 50세 이상에서 재원기간 감소, 입원 및 산소치료 요구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돼 이는 항체치료제가 적절히 사용될 경우 의료체계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도 “연구 대상자 수가 부족해 효과를 완전히 증명하기 위해서는 3상 연구가 필요하고 특히 경증 확진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효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항체치료제로 코로나19의 유행 자체를 종식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백신이나 방역수칙 준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번 연구가 약제 간 비교 연구도 아니기 때문에 릴리와 리제네론 등 다른 항체치료제 대비 효과를 언급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정재훈 교수는 “항체 치료제의 목적은 중증환자의 사망률 감소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도 사망률 감소효과는 고려되지 않아 평가할 수 없다”며 “항체치료제의 또 다른 사용처로 제시될 수 있는 접촉자의 감염억제, 초기 무증상확진자의 증상발현 억제 등도 이 연구를 통해 증명할 수 없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이번 연구가 약제 간 비교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약제 대비 효과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셀트리온뿐만 아니라 미국의 리제네론과 다국적 제약사인 릴리도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연구에서 릴리,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정 교수는 “약제 간 비교는 같은 임상 시험 안에서 이루어져야지 모든 조건이 동등해진다”며 “해외 연구 결과는 그 나라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기에 조건이 같지 않은 비교 연구는 의미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진행된 항체치료제의 임상 결과를 지켜봤을 때, 항체치료제로 코로나19의 종식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백신접종이나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수칙 준수가 더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 교수는 “현재까지 연구가 진행된 항체 치료제는 의료체계의 부담을 일부 경감시키고, 치료 수단이 있다는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접종과 같은 방역정책의 근간에 변화는 없다”며 “결국 감염 후 치료보다는 걸리지 않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이번 2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항체치료제의 긴급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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