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전문병원?···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은 전국에 단 2곳뿐
너도나도 전문병원?···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은 전국에 단 2곳뿐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1.01.06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산하 병원 2곳, 복지부 지정 ‘전문병원’ 선정
감염관리·환자안전체계 인정, 진료 외 의학발전 위한 역할도 할 것
환자 수 급감, 수가지원 받아도 태부족···‘전문’ 명칭 단속 강화 필요

의료법인 우리아이들 의료재단(이사장 정성관) 산하 병원 2곳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들이 향후 새로운 소아청소년과병원의 모델로서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작년 12월 30일 ‘제4기 1차년도(21~23년) 전문병원’으로 전국의 의료기관 101곳을 지정했다. 전문병원은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을 완화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1년부터 병원급 의료기관 중 난이도가 높은 전문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지정해 인센티브와 홍보 등을 지원한다.

이번 4주기 전문병원 지정에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산하 우리아이들병원(구로)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이 소아청소년과병원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지난 3주기 지정 평가에서 소아청소년과 분야는 전문병원으로 지정되지 못해 우리아이들병원의 4주기 지정 결과에 대해 복지부에서도 큰 주목을 하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산하 우리아이들병원(구로)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산하 우리아이들병원(구로)과 성북우리아이들병원

복지부가 정한 요건에 따르면 전문병원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병상 수나 진료량 같은 양적인 요건은 물론 질적인 기준을 동시에 통과해야 한다. 의료질 평가 기준은 우선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인증평가를 획득하고, 추가로 전문병원 지정을 위해 구조적 기준(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인당 환자수, 당직의 유무, 간호등급, 경력간호사 비율, 응급진료 시스템)과 과정적 기준(질환군별 입원률, 약제급여 적정성평가, 유소아 급성중이염 항생제 처방률), 결과적 기준(입원일수 장기도지표, 건당진료비 고가도 지표, 내원일수 지표) 등을 충족해야 한다. 그만큼 다각적으로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진다는 얘기다.

남성우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부이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무엇보다 질적 기준이 너무나 엄격해서 각 항목을 충족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특히 소아청소년과 평가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평가항목에 욕창방지, 환자억제제 투여 횟수, 장기기증절차 등이 포함되는 등 소청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병원계에서는 전문병원 제도 활성화를 위해 지정 평가 시 각 과별 특성에 맞는 지정 기준을 제시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은 두 병원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개원 이래 지속적으로 간호등급 1등급을 유지하는 등 각종 기준을 만족시켰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소아청소년과병원으로는 유일하게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획득하여, 현재 국내 유일의 소아청소년과 인증병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의 대유행 속에서 감염관리 및 환자안전체계에 대한 신뢰성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우리아이들 의료재단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 5일 열린 간담회에서 병원 측은 전국 유일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우리아이들병원은 현재 서울대와 소아 마이크로바이옴 국책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병원 감염내과와는 RSV, 인플루엔자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AI 및 PHR 등과 관련해 여러 기업들과의 정보교류를 하는 등 웬만한 대학병원에서 하는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의학 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정성관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이사장은 “앞으로 코로나 19의 대유행 속에 환자들이 안심하고 보다 안전하며,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며 “전문병원으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아청소년 관련 의학 발전에 총괄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정성관 이사장(사진 왼쪽)과 남상우 부이사장(사진 오른쪽)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정성관 이사장(사진 왼쪽)과 남상우 부이사장(사진 오른쪽)

여전히 어려움은 남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의료기관의 환자 수가 줄어든 가운데 특히 소아청소년과 환자가 급감해 지난 2019년 연 50만 명에 이르던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산하 양 병원의 환자 수도 지난해에는 27만 명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현재 소위 ‘빅5’ 병원에서조차 소청과 전공의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해 추가모집에 나선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어 두 병원의 평일과 주말 진료시간도 각각 한 시간씩 줄였다. 하지만 높은 의료 질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인력은 단 한 명도 감축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전문병원 지정 시 전문병원 관리료와 전문병원 의료질평가지원금 등의 수가 지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경영에 실제로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산하 양 병원만 해도 그동안 인증평가를 준비하는 데 소요된 비용의 약 40% 정도를 보전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전문병원 제도가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현실에 맞는 수가 산정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성관 이사장은 이런 상황에 차라리 복지부가 전문병원의 입지 강화를 위해서라도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병원 지정 시 3년간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 명칭을 사용할 수 있고, ‘전문병원’과 ‘전문’ 용어를 사용해 의료광고를 할 수 있는데, 전문병원이 아닌 병원들도 이런 식의 홍보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정성관 이사장은 “현재 전문병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문’, ‘전문병원’과 비슷한 용어를 쓰거나 심지어 전문병원 인증마크까지 비슷하게 만들어서 홍보하는 병원들이 꽤 있어 혼란을 주고 있다”며 “복지부가 당장 충분한 수가지원을 하기 어렵다면 이런 불법적인 요소들부터 확실히 단속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