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료기관 침상거리 1.5m 이상 유지···관련법 개정에 의료계 '탁상공론' 반발
정신의료기관 침상거리 1.5m 이상 유지···관련법 개정에 의료계 '탁상공론' 반발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1.01.05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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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예방 목적, 기존 의료기관 적용에 시설변경 불가피
입원환자 퇴원해야···정신과의사회 "부작용은 환자·가족 몫"

감염병 예방을 이유로 정신의료기관의 병상 간 거리를 1.5m이상 떨어지도록 한 새로운 입원실 규정에 대해 의료계가 실효성이 없는 규제일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4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병상 수와 병상 간의 거리, 면적에 대한 규정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다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 이득이 전혀 없다”며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입원실의 면적 기준을 1인실은 6.3㎡에서 10㎡로 다인실은 4.3㎡에서 6.3㎡로 강화하고, 입원실 병상 수를 기존 10병상에서 6병상 이하로 줄이는 한편, 병상 간 이격거리도 1.5m이상 유지하도록 했다. 또한 300병상 이상 정신병원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격리병상을 둬야 한다. 

이에 따라 모든 정신의료기관은 신규 개설뿐 아니라 이미 운영중이라 하더라도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시설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이번 정신건강 복지법 개정안은 본래의 개정 목적인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 인권, 건강을 지킨다고 전혀 볼 수 없다”며 “정신과 병상 간의 간격을 지금보다 50cm 늘린다고 감염병의 전파를 예방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또 “밀폐된 공간에서의 생활이라는 특성상 병상 거리는 아무 의미가 없다. 감염병이 유입되는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며 “시설 보완으로 갑자기 퇴원해야 하는 환자들은 갈 곳이 없고, 급격한 변화로 인한 부작용은 오롯이 환자와 가족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회는 “개정안은 정신 보건의 실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탁상공론으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전문가의 견해는 전혀 참고하지 않은 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 개정안이 그대로 실행되게 될 경우 의료기관은 공사를 위해서 휴원하거나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폐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사회는 정부가 안전을 우려하는 데 대해서는 공감을 표하면서도 “졸속적인 법 통과가 아닌 일선에서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과 환자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안의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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