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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발표에 엇갈린 '희비'
4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발표에 엇갈린 '희비'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12.30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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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 등 4곳 신규 지정···3주기 지정 고신대복음병원은 고배
순천향서울 등 5곳, 높은 점수에도 권역별 경쟁에 밀려 탈락

최근 4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결과가 발표되자 명단에 오른 병원들과 탈락한 병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지난 29일 제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지난 2011년 최초로 도입돼 난이도가 높은 중증질환에 대한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을 환자구성 상태, 환자 수 대비 의료인력의 비율, 교육 기능, 의료의 질 등에 대한 상대평가를 토대로 3년마다 지정한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9월 발표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책’에 따라 강화된 중증환자 진료비율을 적용해 전공의 교육수련환경 평가 결과를 반영하고, 의료서비스 수준을 고려하기 위해 중환자실 및 환자경험 평가 항목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11개 권역별로 상급종합병원에 필요한 소요병상수를 산출해 신청 병원 중 고득점 순으로 지난 3주기보다 3곳이 더 늘어난 총 45개 종합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했다.

이번에 신규로 지정된 병원은 이대목동병원,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삼성창원병원 등 4곳이고, 지난 3주기에 지정됐다가 이번에 탈락한 병원은 고신대복음병원 1곳이다.

29일 발표한 4주기 상급종합병원에 신규 지정된 병원들(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대목동병원, 강릉아산병원, 삼성창원병원, 울산대병원
29일 발표한 4주기 상급종합병원에 신규 지정된 병원전경(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대목동병원, 강릉아산병원, 삼성창원병원, 울산대병원)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경우 현행 건강보험 수가 기준으로 최고 수준의 종별 가산율인 30%를 적용받는다. 종합병원의 종별 가산율은 25%, 병원급은 20%, 의원급은 15%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종별 가산율뿐만 아니라 병원의 위상 등 다양한 유무형의 혜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많은 병원들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도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에 신규로 지정된 병원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곳은 지난 3주기에서 탈락했다가 이번에 재진입한 이대목동병원이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1주기에 이어 2주기에도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유지했다. 지난 2017년 3주기 지정 때도 절대평가(시설·인력·장비 등)와 상대평가(중증환자 진료실적·환자 수 대비 의료인력의 비율·전공의 확보 수준·의료서비스 질 등) 등 대부분의 기준을 충족해 상급종합병원 지정 유지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3주기 지정 결과 발표를 목전에 앞둔 2017년말 신생아 집단사망 사건이 발생해 신생아중환자실이 일시 폐쇄돼 당국이 조사에 나서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신생아중환자실 설치 여부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의 필수 요소 중 하나다. 이후 조사를 마친 보건복지부는 이대목동병원의 상급종합병원 3주기 지정을 보류하는 결정을 내려 이대목동병원은 자존심을 구기고 말았다. 

이번 4주기 지정에 포함되면서 이대목동병원은 서울 양천구의 유일한 대학병원이자 수도권 서남권을 대표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서 명예를 회복한 셈이다. 

이대목동병원은 이번에 상급종합병원 지위를 되찾기 위해 내부적으로 칼을 갈았다는 후문이다. 이번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서는 중증환자 진료 비율이 강화 적용됐는데, 이대목동병원은 이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병원 환경 개선에도 박차를 가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올 2월부터 5개월간 대대적인 병동 개선 공사를 통해 올 7월 기존 637개 병상에서 700개 병상으로 병상 수를 확대했다. 기준 병실을 4인실로 운영하고 음압격리실, 처치실, 세척실 등 시설 개선을 통해 환자만족도를 극대화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경하 이화여자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이번 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병원의 방역과 중증 환자 진료에 매진해 준 의료진과 교직원 덕분”이라며 “이대목동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앞으로도 여성암, 방광암, 부정맥, 장기이식을 포함한 중증 질환 연구와 진료에 앞장서고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통한 응급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4주기에서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도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인 창원시 최초의 상급종합병원으로 신규 지정됐다. 삼성창원병원은 지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꾀해 암과 같은 중증질환과 심장, 뇌졸중과 같은 응급질환의 적정성 평가에서 수년간 1등급 의료기관의 자리를 고수해 왔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삼성서울병원과의 진료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성서울병원 출신 명의를 지속 영입하고, 올해 3월에는 로봇수술센터, 위암센터, 유방‧갑상선암센터를 신설해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수도권 수준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급성장해 왔다.

홍성화 삼성창원병원 원장은 이번 결과와 관련해 “2016년 새 본관 개원을 통해 우수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우수 의료진을 꾸준히 영입하며 지역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성과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상급종합병원이 없던 경남 창원시는 물론, 동남권 의료수준 향상을 이끌어 가는 대학병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번에 신규 지정된 울산대학교병원 정융기 병원장도 “그동안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시설과 장비, 그리고 우수한 의료 인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된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 상급종합병원 재진입으로 지역주민과 의료계에서 더욱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하현권 강릉아산병원장도 이번 신규 지정과 관련해 “우리 병원은 앞으로 더 나은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 시스템 구축과 환자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지역 주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반면 이번에 기존의 상급종합병원 지위를 박탈당한 고신대복음병원은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고신대복음병원은 타 권역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일부 병원들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도 경상권역 지정에 도전한 병원들이 워낙 치열한 경쟁을 벌여 이번에 탈락의 고배를 마셔 억울한 입장을 나타냈다.

고신대복음병원 관계자는 “타 권역 상급종합병원들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도 탈락해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심기일전해 다음 5주기에는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번 4주기 지정에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신 병원들은 순천향대서울병원, 중앙보훈병원,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건양대병원, 인제대해운대백병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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