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들 "임신 22주 이후 낙태요구 응하지 않을 것"
산부인과 의사들 "임신 22주 이후 낙태요구 응하지 않을 것"
  • 홍미현 기자
  • 승인 2020.12.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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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낙태죄 폐지 앞두고 산부인과학회·의사회 등 공동성명 발표
"자기결정권은 10주 미만까지 인정, 22주까진 숙려기간 가져야"

낙태한 여성과 이를 도운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상 낙태죄 조항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내년 1월1일부로 효력을 잃는다. 하지만 후속입법 미비로 의료현장에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산부인과 의사들이 여성의 안전을 지키고 무분별한 낙태를 막기 위해 ‘선별적 낙태 거부’를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모체태아의학회·대한산부인과의사회·(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28일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법 개정 시한을 넘겨 혼란을 일으킨 정부와 입법부의 직무유기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신속히 개정해 달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낙태죄는 내년 1월 1일자로 효력을 잃게 된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형법상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제시한 개선입법 시한이 오는 31일로 끝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산부인과 관련 단체들은 “태아의 생존 가능성이 있는 임신 22주 이후에 잘 자라고 있는 태아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아무 조건 없이 임신한 여성이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요구할 수 있는 낙태는 임신 10주(70일) 미만에만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아의 장기와 뼈가 형성되고 합병증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임신 10주부터 22주 미만에는 충분한 설명을 통해 여성이 신중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숙려 기간을 갖도록 한 후에 낙태를 시행할 것"이라며 "임신 22주부터는 낙태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산부인과 관련 단체들은 낙태 진료에 관한 의사의 거부권은 개인의 양심과 직업윤리 등을 고려해 반드시 법적으로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태아를 낙태해 달라는 요청을 의사가 양심과 직업 윤리에 따라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누구도 의사에게 양심에 반하는 진료를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우리의 낙태 현실은 낙태 금지가 문제가 아니라 법적, 제도적 체계 안에서 낙태가 이뤄지지 않고 임신 갈등 상황에 처한 위기의 여성들과 불법 낙태를 하는 의사들의 문제로 방치해 온 게 문제”라며 “이제 국가가 낙태 문제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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