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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의료계 10대뉴스] ⑩ '트윈데믹' 우려 속 독감백신 상온노출 사고
[2020 의료계 10대뉴스] ⑩ '트윈데믹' 우려 속 독감백신 상온노출 사고
  • 배준열 기자
  • 승인 2020.12.28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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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업체가 처음 유통맡아 사고···접종자 사망 소식에 불안감 확산

지난 9월 국가 무료접종을 위한 독감백신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접종 사업이 일시 중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냉장 상태로 유지돼야 하는 독감백신이지만 운송 과정에서 이 중 일부인 13~18세 어린이 대상 물량이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나 접종 사업 시행을 불과 하루 앞두고 일시 중단된 것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독감백신 접종 시기와 코로나 확산이 겹치게 되면서 증상이 비슷한 두 호흡기 질환이 동시에 유행할 경우 국가 방역체계에 일대 혼란을 주는 이른바 ‘트윈데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접종 사업을 수주한 유통업체가 초보적인 실수까지 일으키자 불안감을 더하며 이를 두고 각종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기도 했다. 

무료접종 독감백신 물량 대부분의 운송을 맡았던 사고 업체는 올해 처음으로 정부 접종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가 처음 수주를 맡을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단가 후려치기’ 때문에 기존에 참여했던 업체들이 입찰을 거부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 정부 백신 접종 사업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됐다. 정부가 관성대로 단지 값이 싼 업체를 선호했기 때문에 기존 베테랑 업체들이 수주를 포기하고 백신 유통 경험이 없는 업체가 사업을 수주해 결국 사고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더욱이 사고 직후 일부 접종자들의 사망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자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은 더욱 깊어졌다. 정부와 여러 전문가들이 상온노출 사고와 사망의 인과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소용 없었다. 급기야 정부의 무료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스스로 돈을 주고 백신을 찾아나서는 이들도 생겼다. 

상온노출 사고는 올해국정감사에서도 국회의원들의 집중 포화 대상이 됐다. 단순한 유통사고인 줄로만 알았던 이번 사태는 국가 예방접종 사업 시스템 전체에 대한 불신과 지적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질병관리청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여론의 관심이 점차 사라지고 구체적인 후속 조치에 대한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내년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냉소 섞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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